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보잉 737 맥스 8 추락사고와 항공업계의 미래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보잉 737 맥스 8 추락사고는 새로운 기종을 만드는 과정에서 과거 기종과 큰 변화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항공업계의 ‘보수주의’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새로운 기종에 너무 많은 변화를 주면 조종사들이 의무적으로 훈련 비행을 해야 하는 등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운항 승인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도 변화가 클수록 시간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항공업계는 이에 따라 훈련 시간과 승인 과정 등을 줄이기 위해 큰 변화를 원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를 일부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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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의 최신 비행기인 737 맥스 기종이 3월 10일 에티오피아 상공에서 추락했다. 탑승했던 157명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737 맥스 기종이 (인도네시아) 자바 해안에서 추락한지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시 사망자는 189명이었다. 두 사고의 원인은 센서에서 잘못된 신호를 보내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조종사들은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이 항법 장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조종사들의 조종과 명령을 무력화시켰다. 이 장치는 실속(失速)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비행기를 실속시켰다.
이 두 건의 재앙은 항공기술의 중심에 놓여 있는 보수주의와 혁신 사이의 갈등을 다시금 조명한다. 19세기 이탈리아 혁명 당시를 그린 소설 표범에는 “현상유지를 원하면 모든 것들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 조언을 받아들이려 한 항공업계의 시도가 궁극적으로 이런 사고를 일어나게 한 것으로 보인다.
737의 역사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37은 1960대부터 계획됐다. 당시에는 엔진의 크기가 지금과 비교해 작았고 승객들은 터미널에서 직접 비행기에 타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에 있는 계단을 사용해 비행기에 탔다. 작은 엔진은 비행기 기체의 높이를 낮게, 즉 바닥에 가깝게 만들 수 있게 했다. 또한 계단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 역시 비행기의 높이를 낮게 만드는 것을 선호하도록 했다.
737 맥스가 만들어질 때에는 이런 환경이 변한 상황이었다. 넓은 공기 흡입구를 필요로 하는 현대식 터보팬 엔진을 사용하게 돼 기체에 변화를 줘야 했다. 보잉은 모든 것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조종사들이 새로운 기종에 대한 시험 조종을 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됐다. 조종사들이 새 기종을 옛날 기종과 비슷하게 느끼도록 만든 것이다. 센서가 제대로 된 신호를 보내고 조종사들이 (관련 소프트웨어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기만 했다면 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737 맥스 사례는 항공기 설계 작업에서 발생하는 보수주의의 극단적 예다. 새로운 기종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만들려는 일은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1950년대에 대륙간 항공 산업을 이끌었던 보잉 707이라는 비행기가 있다. 비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이 비행기는 지금 보잉과 에어버스가 만드는 비행기와 거의 비슷해 보인다. 옛날 비행기나 새로운 비행기 모두 둥근 관 모양이며 중간 부분에 날개가 양쪽으로 부착돼 있다. 이들 비행기 모두 세 개의 수직 안정판이 달려 있다.
이에 변화를 주려는 여러 노력이 있어왔다. 2000년대 초 보잉이 내놓은 소닉 크루저가 하나의 예다. 그러나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를 제외하고 이런 변화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항공 기술자들은 비행기들을 어떻게 안전하게 유지할지 알고 있으며 전세계 공항들도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통해 성장하게 됐다. 항공 업계의 보수주의 성향 하에서도 항공 기술은 굉장할 정도로 발전했고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비행기에 사용되는 재질이 좋아짐에 따라 비행기 무게는 더욱 가벼워지고 편안해졌다. 좋아진 엔진으로 인해 비행기들은 조용해지고 항공에 들어가는 비용도 저렴해졌다. 최근 발생한 사고와 같은 예외는 있지만 항공 기술이 좋아짐에 따라 비행기는 더욱 안전해졌다.
발전하는 항공 기술은 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대다수의 비행기에 조종사가 필요 없어지는 날을 향해서 말이다. 항공사와 고객들, 그리고 항공 규제 당국이 이런 컨셉을 받아들이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종사들은 그들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이후에도 오랫동안 승객들에게 안정을 주기 위해 여전히 조종석에 앉아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군대의 경우는 조종사가 필요 없는 미래를 품으려고 하고 있다. 감시 및 미사일 운반용 드론은 벌써 수십 년째 사용되고 있다. (중략)
민간 항공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40년이 되면 여객기의 수가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 지금은 비행기에 타지 않는 아시아인들을 비롯한 전세계 사람들이 더욱 부유해짐에 따른 것이다. 이는 환경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 항공연료는 같은 무게의 일반 배터리와 비교해 더 많은 에너지를 담고 있다. 이런 연료를 석유가 아닌 합성연료로 만들려는 시도는 이어져 왔다. 항공업계의 성장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거부하느냐는 문제는 항공업계가 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