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에 휘말린 보잉…조종사의 추가 훈련 필요 여부가 가장 큰 과제

막을 수 있었던 보잉737맥스8 연쇄 추락사고의 내막 추적(3)
⊙ 경쟁사 에어버스를 의식해 졸속 구조변경, 안전 희생
  ⊙ 받음각 센서 한 개만 오작동해도 추락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시스템 도입
  ⊙ 속속 드러나는 美 연방항공청(FAA)과의 유착… 회장은 트럼프와 절친
  ⊙ 사고 후 문제 없다는 입장에서 뒤늦게 문제 장치 수정하기로
  ⊙ 美 의원들 “보잉은 2017년에 문제 알고도 묵인했다”
  ⊙ 유족 측, “보잉은 조종사들의 눈을 가리고 손까지 묶어버렸다”
  ⊙ 세월호와 보잉 맥스의 공통점, “돈벌이 위해 安全 버렸다”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도 보잉 임원 출신
  
보잉사 임원 출신인 섀너핸 美국방장관 대행.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 미국 언론들은 미국 정부, 특히 트럼프와 보잉의 긴밀한 관계로 인해 제대로 된 운항 승인 검증이나 사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잉의 역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인 10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잉은 그때부터 미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보잉은 정부로부터 전투기 등 계약을 따내고 민간용 비행기를 전 세계로 수출했으며,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보잉과의 끈끈한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2015년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아마 두 번째로 큰 보잉의 ‘세일즈맨’일 것이라고 했다. 보잉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기금 모금에 100만 달러씩 기부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 번째)은 작년 3월 14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보잉사를 방문, 조세 정책 관련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를 가졌다. 왼쪽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오른쪽 두 번째는 데니스 뮬런버그 보잉 CEO. 사진=뉴시스/AP
  보잉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 역시 매우 밀접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의 고위직 임원들을 정부 관료로 많이 발탁했다. 이 중 하나가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이다. 뮬런버그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만남을 가졌다. 그는 트럼프의 마라라고 별장이나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다. 트럼프도 보잉 공장을 두 차례나 직접 방문했다. 그는 2017년 2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보잉의 생산시설을 방문해 “보잉에 축복이 있기를(God bless Boeing)”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국가 지도자와 만나면 보잉 비행기에 대한 자랑을 했다. 그는 보잉 비행기를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일본의 재계(財界) 관계자와 만나서 “보잉은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상업용 비행기를 만든다”고 말했다.
  
  보잉의 로비 역량 역시 상당한 수준이라고 한다. 로비단체와 선거자금 분석 기관인 ‘책임정치센터’에 따르면 보잉의 2018년도 연간 로비자금은 1510만 달러였다. 이는 미국 내 기업들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보잉은 미 연방정부뿐만 아니라 의회에도 로비를 해 군수(軍需)물자 사업이나 다른 국책사업을 따내는 데 많은 노력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美中 무역전쟁에 휘말린 보잉
  
  지금 보잉에 놓인 큰 과제는 운항이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 재개된다면 조종사들의 추가 훈련이 필요하게 될지 여부다. 대니얼 엘웰 FAA 청장 대행은 최근 각국 항공 규제 당국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의적인 시간표에 끌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특정 시점까지 운항을 재개하도록 서두를 계획은 없다고 했다. 보잉으로서는 여름 성수기에 맞춰 맥스8 기종 운항이 재개되는 것이 급선무다. 보잉의 주가와 영업이익이 ‘베스트셀러’ 기종인 맥스8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앞서 FAA는 맥스8 운항 재개 전 조종사들의 추가 훈련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FAA 내부에서도 추가 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추가 훈련과 관련해 유럽과 캐나다 항공 당국은 애초 FAA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자체 검증 절차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맥스8 운항 재개의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가들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국가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조종사들의 경험이 부족하며 추가 훈련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FAA는 추가 훈련 등 문제를 검토할 때 평균적인 미국 조종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린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와 아메리칸항공 등은 자사(自社) 소속 조종사들의 경험을 강조하며 추가 훈련은 필요 없다고 한다. 추가 훈련을 위해서는 시간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대개 이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FAA는 평균적인 미국 조종사들의 경험이 아닌 신흥국가의 조종사들을 기준으로 삼아 결정 내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실제로 보잉은 최근 선진국보다 신흥국가에 더욱 많은 비행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 국가들의 비행기 운항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은 중국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중국은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 가장 먼저 운항 중단 조치를 내린 국가다. 미중(美中) 무역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잉 문제가 중국에 지렛대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달러 가치로만 놓고 봤을 때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보잉의 비행기다. 중국이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 중 하나로 보잉을 수입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全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는?
  
  올해 초 항공사와 여객기의 안전성을 조사하는 전문 사이트 에어라인레이팅스닷컴 (AirlineRatings.com)은 400개가 넘는 세계 항공사를 평가해 가장 안전한 항공사 20곳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1위로 선정된 호주의 콴타스(Qantas) 항공을 제외한 나머지는 알파벳 순서대로 소개했다. 항공사의 각종 감사 자료와 사고 기록, 수익성, 안전을 위한 노력 등을 토대로 점수를 매겼다.
  
  ▲ 가장 안전한 항공사 20곳(2019년 기준)
  〈콴타스(Qantas), 에어뉴질랜드(Air New Zealand), 알래스카항공(Alaska Airlines), 전일본공수(All Nippon Airways),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 오스트리아항공(Austrian Airlines), 영국항공(British Airways), 캐세이퍼시픽항공(Cathay Pacific Airways),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 에바항공(EVA Air), 핀에어(Finnair), 하와이안항공(Hawaiian Airlines), KLM네덜란드항공(KLM), 루프트한자(Lufthansa), 카타르(Qatar), 스칸디나비아항공(Scandinavian Airlines), 싱가포르항공(Singapore Airlines), 스위스항공(Swiss),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 버진항공그룹(Virgin group of airlines, Atlantic and Australia)〉
  
  ▲ 가장 안전한 저가항공사 10곳(2019년 기준)
  〈플라이비항공(Flybe), 프론티어항공(Frontier), 홍콩익스프레스(HK Express), 제트블루항공(Jetblue), 제트스타(Jetstar), 토머스쿡에어라인(Thomas Cook), 볼라리스(Volaris), 부엘링항공(Vueling), 웨스트젯(Westjet), 위즈에어(Wizz)〉
  
  ▲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항공사 4곳(2019년 기준)
  〈아리아나아프간항공(Ariana Afghan Airlines), 블루윙항공(수리남·Bluewing Airlines), 캄에어(아프가니스탄·Kam Air), 트리가나에어서비스(인도네시아·Trigana Air Service)〉
  
  보잉737 사건과 세월호 침몰의 유사점
  
  보잉737 추락사고와 세월호 침몰사고는 돈벌이를 위해 안전, 즉 생명을 희생시켰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세월호 침몰은 증축(增築)과 화물의 과적(過積)과 묶음 부실에 따른 선체(船體) 불안정성이 유속(流速)이 빠른 수로(水路)에서 변침(變針)과 결합되어 일어났다. 이런 요인 중 가장 큰 원인은 과적이다. 세월호는 화물을 더 싣기 위해 배를 안정시키는 물탱크의 물을 줄여 운항했다. 배가 10도 변침하자 불균형하게 과적된 화물들이 왼쪽으로 쏠리고 이탈하면서 배가 순식간에 40도 기울고 복원력(復元力)을 상실해 전복되었다.
  
  세월호가 화물을 과적하고 부실하게 실은 이유는 돈벌이 때문이다. 많이 빨리 실어야 선사(船社)가 돈을 많이 번다. 이런 부정을 감독해야 할 기관이 눈감아준 이유는 선사와 유착되었거나 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부정을 감독해야 할 기관이 안전 검증에 소홀했다는 사실 역시 보잉737 사고와 비슷하다.⊙
  
비행기 인명사고는 언제 가장 많이 발생할까?
 

  비행기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국립안전위원회(NSC)가 미국인의 사고 기준으로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비행기 사고로 숨질 확률은 9821분의 1이다. 낙뢰에 맞아 숨질 확률은 16만1856분의 1, 사형 집행으로 죽을 확률은 11만9012분의 1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수치보다는 확률이 높지만 자동차 사고(114분의 1)나 화재사고(1498분의 1)로 숨질 확률보다는 매우 낮다.
  
  보잉 통계에 따르면 인명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착륙을 위한 마지막 접근 때와 착륙 때이다. 이 과정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전체의 49%이다. 최종 접근과 착륙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전체 비행의 4%에 불과하다. 이를 감안하면 이 짧은 시간에 거의 절반의 인명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한 지점은 이륙과 초기 상승 구간이다. 전체의 14% 사고가 이때 발생했다. 이륙과 초기 상승 구간이 전체 비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이다. 반면 비행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순항(57%) 구간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1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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