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어페어스誌 “베네수엘라 난민 사태, 동결된 베네수엘라 자산으로 해결해야”

“난민 수용한 국가들의 경제 역량 부족…시리아 실수 되풀이해서는 안돼”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최근호에는 ‘베네수엘라 자산을 사용해 베네수엘라 난민을 돕자’는 제하의 논문이 실렸다. 논문의 저자는 콜롬비아의 인권운동가인 아말리아 페레즈와 미국 브라운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셀림 칸 사작이다.

이들은 난민이 몰려든 국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부족하며 이들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위선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에 동결된 베네수엘라 정부의 자산을 우선 사용해 난민 문제를 해결하고 베네수엘라가 정상화되면 사용한 금액을 다시 되돌려주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 논문을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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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인도주의 사태는 폭발하기 일보 직전에 달했다. 베네수엘라의 경제성장률(GDP)은 지난 몇 년 사이 두 자리 수 이상 폭락했다. 물가상승률은 8만%를 넘어섰으며 전체 인구의 90%가 가난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다.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는 지난 1월 자신이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이라고 선포했고 전세계의 40개 이상 국가들이 그를 정당한 지도자로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동력을 잃게 됐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물러나게 할 가능성 역시 줄어들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불안정 사태가 악화되면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이 나라로부터 도망가고 있고 서반구(西半球)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규모의 난민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약 340만의 베네수엘라 국민이 이 나라를 떠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대다수는 2015년 이후 탈출했다. 120만 명 이상의 베네수엘라인들은 이웃국가인 콜롬비아로 이주했고 약 50만 명은 페루에, 약 25만 명은 에콰도르에 거주하고 있다.

난민을 받아들인 국가들 역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콜롬비아의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미에서는 온두라스 다음으로 불평등이 심한 국가이다. 콜롬비아에서는 50년 넘도록 마르크스주의를 신봉하는 게릴라 집단과의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콜롬비아의 국내 실향민 규모는 시리아 다음으로 많다. 약 570만 명의 콜롬비아 국민들은 내전으로 인해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중략)

난민 사태의 문제점은 콜롬비아 전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도 보고타에 거주하는 베네수엘라인은 수천 가구에 달한다. 대다수가 새로 태어난 아이들이거나 어린이들이다. 이들은 하수가 흐르는 터널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국경지역인 아라우카와 마이카오의 경우는 난민이 몰려들기 전에 이미 가장 가난한 지역이었으며 국내 실향민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던 곳이다. 베네수엘라 난민은 이 지역 전체 인구의 20%에 달한다. 콜롬비아는 연간 전체 GDP의 0.5%인 15억 달러를 투입해 난민 문제 해결에 나섰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난민들의 거주지를 제공하고 교육, 의료 지원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1951년 난민협약에 따른 농르풀망의 원칙은 망명자를 박해가 우려되는 국가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법의 강행 규범에 따라 모든 국가는 이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법적 측면으로 봤을 때 난민 사태 해결에 대한 책임은 누구한테 있는지, 그리고 이에 따른 부담은 누가 지어야 하는지에 대한 점은 불분명하다. 난민들은 대개 이웃 국가로 탈출하고 이들 국가들은 이들 난민들에 따른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비용을 치른다. 위선적인 결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난민을 받아들인 국가들은 전세계를 대표해 이들을 책임지는 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보면 난민을 받아들인 국가들은 희생을 하고, 나머지 전세계 국가들은 무임승차를 한다.

터키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2012년 이후 터키는 350만 명 이상의 시리아인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 규모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터키는 약 35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국제사회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60억 유로 상당을 약속했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가 이 금액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터키가 지출한 금액의 25%도 채 되지 않는다.

돈만이 문제가 아니다. 난민들은 한 국가에 정착하면 수 년에서 수십 년까지도 그곳에 머문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캠프는 케냐의 다답 지역이다. 50만 명 이상의 소말리아 난민들이 25년 넘게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레바논은 인구수 대비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는 국가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1950년대부터 레바논에 있는 캠프에서 지내고 있다.

수백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이들이 인간대접을 받을 수 있는 지원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한 이런 지원을 해야 하는 국가들은 대개 이를 지원할 능력이 없는 국가들이다. 85%의 난민들은 개발도상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체 난민의 50%는 10개의 나라에 밀집해 있다. 독일은 이들 국가 중 여섯 번째로 많은 난민을 수용한 국가인데 이곳이 가장 부유한 나라다. 이를 제외한 국가들의 1인당 GDP는 3800 달러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과 같은 국제사회가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기는 하지만 이들 역시 자원이나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비영리단체들이 할 수 있는 일에도 한계가 있다.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안은 있다. 필자 중 한 명이 4년 전 포린어페어스지에 기고했듯 난민을 수용한 국가와 UNHCR과 같은 국제기구는 난민 사태를 초래한 국가의 자산을 통해 구호 활동을 해야 한다. 전세계에 있는 수십억 달러의 베네수엘라 국가 자산은 현재 동결돼 있다. 이 자금을 통해 수백만 명의 난민이 들어온 콜롬비아와 같은 국가들을 지원할 수 있다.

주권 국가로서 자국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조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있다. 그러나 특정 국가가 잘못의 책임이 있을 경우 이들 국가에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는 방침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목적을 위해 동결된 자산을 사용한 법적 사례도 존재한다. 이라크가 1995년 유엔 보상위원회의 결정에 합의하기도 전에 이 위원회는 이라크의 동결 자산을 사용해 쿠웨이트에 보상금을 지급했다. (중략)

필자들은 동결된 자산의 법적 소유권을 주장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 자산은 여전히 해당 국가의 자산이다.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동결된 자산을 좋은 용도로 사용하고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이를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자는 것이다.

필자들이 이와 같은 제안을 한 것은 시리아 사태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를 시행에 옮기는 것은 어려웠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제재를 받았고 유럽 전역에 있는 아사드 집안의 자산이 동결돼 있었다. 그러나 시리아 엘리트층이 국내에서 투자한 금액이 훨씬 컸고 해외에 있던 자산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따라 해외에 있는 자산을 사용한다고 해서 국경에서 발생하는 난민사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시리아 정부가 운영하는 자산을 더욱 많이 동결하기 위해서는 유엔 안보리의 결정이 필요하지만 아사드 정권을 돕는 러시아를 염두에 두면 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는 시리아보다 상황이 좋다. 수십억 달러의 베네수엘라 자산이 현재 서방세계 은행계좌에 동결돼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은행은 베네수엘라 자산 15억6000만 달러 규모를 동결시켰고 미국은 30억 달러 이상을 동결시켰다.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의 국영석유회사 PDVSA에 제재를 가했고 자회사인 시트고(Citgo) 운영권을 베네수엘라 야당 측에 넘겨줬다. 시리아 때와 달리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러시아의 동의 없이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 국가들은 일종의 결의안을 발의해 해당 자금을 UNHCR에 전달, 베네수엘라 난민을 돕도록 할 수 있다. UNHCR은 지원받은 돈을 콜롬비아 등에 직접 전달해 문제를 해결하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전달된 자산의 소유권은 여전히 베네수엘라에 있다. 만약에라도 난민들이 다시 베네수엘라에 돌아간다면 이 자산 역시 베네수엘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날이 올 때까지 베네수엘라의 자산이 휴면계좌에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고향을 떠난 수백만 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이 음식과 집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중략)

정치적인 측면에서 보나 도덕적인 측면에서 보나 동결된 자산을 통해 난민들을 돕는 것은 합리적이다. 정치학자인 켈리 그린힐이 설명하듯 난민사태가 우연히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특정 국가들은 자국민들이 집을 잃는 것을 통해 이익을 보게 되며 무기를 사용해서라도 이와 같은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

시리아 사태가 이를 보여주는 예다. 아사드 정권은 수백만 명이 탈출하도록 함으로써 터키와 같은 이웃 국가들을 불안정하게 만들었고 정권을 공고히 만들었으며 국내의 야당 세력을 모두 없애버렸다. 아사드와 맞선 용감한 사람들은 힘을 잃거나 사라진 상황이다. 아직 죽지 않았다면 말이다.

확실한 행동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베네수엘라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할 것이다. 마두로 정권은 자국민 수백만 명이 베네수엘라를 떠나 직접적인 이익을 보고 있다. 더 많은 야당 세력들이 베네수엘라를 떠나고 있으며 마두로가 해결해야 하는 반대세력의 수가 줄었다. 이를 통해 마두로는 권력을 지키는 것이 더욱 쉬워졌다. 이런 행동에는 대가가 따라야 한다. 전세계는 아사드가 시리아에서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데 실패했다. 베네수엘라에서 똑같은 실수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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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白丁 2019-07-02 오후 10:40

    그래야 마땅하고 옳은일 아니겠나? 즈그 나라에서 먹여살리지 못해 탈출한 난민을 왜, 어째서, 뭣땜에 난민 유입 피해를 당하는 나라 돈으로 부양해야 하나. 자국내 빈곤 해결도 벅찰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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