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의 ‘집단 히스테리’
문화일보 ´시론´ 윤창중 논설위원 글
노무현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국민, 언론, 야당을 향해 갈수록 더 독하게 퍼붓고 있는 독설·모욕·어깃장의 세례를 마음 편히 지켜보며 살 수 있는 묘방(妙方)은 과연 없을까. 노 정권 임기 2년9개월 동안 지속되어온 ‘노 정권 스트레스’로 국민이 시달리고 있는 정신적 공황을 치유할 묘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 정권의 키 플레이어들은 정상적인 상식, 염치, 체면, 합리적 인간관계에 의해 오늘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님을 우선 이해해야 한다. ‘몰상식 몰염치, 안면몰수 안하무인’ 등 공통적인 ‘2몰 2안’의 정치적 성정(性情)이 보수·우익의 도덕적 적폐와 대치돼 창의성, 개혁성, 참신성, 파격성이라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미화·포장되면서 벼락출세의 길이 열렸다.
이해찬 국무총리, 정동영 통일부장관, 천정배 법무부장관,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조기숙 대통령 홍보수석, 유시민 의원류의 그룹들. 이들은 지금 정권이 빠른 속도로 석양을 향해 절박한 지경에 이르자 권력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2몰 2안’의 성정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집단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 이렇게 보면 현 시국에 대한 명쾌한 해석을 내릴 수 있다. 권력은 동원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놓치면 최고 권력자를 중심으로 서로 충성심 경쟁을 벌이며 자화자찬하는 ‘집단 최면’에 빠진다.
따라서 국민, 기업, 공직사회는 더 이상 노 정권에 피곤해할 필요도 없다. 이미 훌륭하게 저항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노 정권이 일탈을 하면 할수록 노 정권에 대한 ‘역발상’으로 대응해야 한다. 노 정권은 한국인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흔들릴 수 없는 국가지표로 삼아아 한다는 교훈을 신념으로 굳히도록 했다. 미국이 실시해 남의 나라 얘기로 생각했던 대통령 탄핵을 우리 국민도 해보았다. 대통령 부재가 65일간 계속됐는데도 한국이 건재하며 오히려 더 잘 돌아간 것은 노 정권의 출범에 맞서 민주주의적 인프라와 저항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일 골프채 가방을 들고 해외로 놀러갔던 사람들, 이젠 막걸리·고무신 선거가 없어졌다고 마음껏 투표했던 사람들도 두고 두고 후회하면서 민주적 투표의 중요성을 뼈속 깊이 각성했다. 노 정권의 지속적인 국가적 일탈에 국민은 ‘우리만 잘하면 나라가 무너질 수 없다’는 새로운 교훈을 배워왔다. ‘노무현 학교’가 없었다면 맥아더 장군 동상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살 뻔한 국민도 많았을 것이고, 한국전쟁이 김일성의 살육전이 아니라 통일내전이라는 청소년 시절의 터무니없는 교양을 갖고 불행한 지적 세계를 살다가 생을 마감했을 국민도 많았을 것이다.
노 정권에 대한 ‘역발상 효과’가 기업가 정신으로 연결돼 정권이 반(反)시장 쪽으로 튄다해도 경제가 최소한 4%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한강의 기적’과 같은 일이 또 일어났다. 열사의 중동에도 추위가 있고 러시아인들이 더위를 더 잘 탄다는 역발상으로 중동의 난로 시장을 80%나 장악하고, 러시아 에어컨 시장의 60% 이상을 우리 기업이 석권하고 있다. 한국인의 기업가 기상이 되살아났다. 반듯한 정권만 들어선다면 경제성장이 4%는 기본이고 두배로도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이젠 체질화하고 있음을 국민과 기업이 보여주고 있다.
청계천 복원은 수도이전의 명분을 한방에 날려 버렸다. “이 좋은 수도를 왜 산간벽지로 옮기느냐”며 관광버스를 타고 올라온 시민들은 노 정권에 눈을 흘기고 있다. 검찰총장의 정권 항명사건에서 보듯이 국가정보원, 군, 경찰, 전국의 공무원들은 현 정권이 아니면 입신양명할 기회가 없는 몇몇 기회주의자들을 제외하곤 국기(國基)를 지키는 데 선방했다. 현 정권 임기가 끝날 때까지 버티려는 저류가 공직사회의 대세다.
노 정권은 국민으로부터 희망을 빼앗으면서도 ‘나라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한국 불패의 희망을 키웠다. 이 모두 한국인의 대물림되는 저항정신과 잡초같은 생존력 때문이다. 이런 ‘역발상의 체질화’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국민에게 정권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집단적 히스테리가 얼마나 허망한 몸부림인지는 곧 규명될 것이다. 386정권은 최악의 평가를 받겠지만, 큰 역사적 시각에서 대한민국을 바라보면 퇴보가 아니라 발전하고 있다. 결코 국민이 절망해서는 안된다.
盧정권의 ‘집단 히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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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1-14, 1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