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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당시 헬기사격설 주장자 故 조비오 신부. 사진=조선DB |
“저는 신자이고 조비오 신부님은 당시 순천성당 주임신부였습니다. 제가 일요일에 순천에 갔습니다. 신부님이 광주사태에 대해서 강론(講論)을 하시더라고요. 다 듣고 난 뒤에 신부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신부님, 제가 사격 안 했는데 (제가) 사격했다는 증인이라고 해서 제가 설명을 드리러 왔습니다.’
제가 자료를 다 가져갔습니다. 신부님에게 사무실에서 말씀을 다 드렸습니다. ‘신부님, 착각이잖습니까? 신부님 착각하신 거’라고 말했더니 ‘내가 봤는데 착각할 수가 없다’고 해요. ‘사격을 보셨다면 어떻게 신부님 혼자만 보십니까, 수많은 사람이 증인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랬더니 신부님은 그것은 자기는 모르겠다고 해요. (중략)
신부님의 말은 딱 한마디입니다. ‘내가 직접 봤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신부님이 성당에서 나오는데 (헬기에서) 기총소사를 해서 무서워서 벽으로 숨었다는 겁니다. 딱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비오 신부님에게 자료를, 항공사령부에서 받아서 여러 자료를 많이 가져갔습니다. 다 설명해도 조비오 신부님은 경청을 안 합니다. 왜? 너무 믿어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항공의 명예를 위해서 신부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너무 답답한 마음에 윤공희 당시 대주교도 찾아갔다고 한다. 윤 대주교는 “제가 가톨릭 신자니까 형제 말도 믿지만, 성직자 말도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했다고 한다. 이정부씨는 헬기사격을 주장하는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사건은 불기소처분으로 마무리됐다. 그는 “헬기사격 진실 규명은 간단한 일인데 (검찰이) 정치적인 판단을 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헬기사격 실험도 거절한 조비오 신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증거로 제시하는 것은 간단하다. 헬기가 비행하는 것을 보았고, 총소리가 들렸으며, 헬기에서 보이는 불빛(비콘라이트)이 총을 쏘는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이정부씨는 이들이 헬기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증언이다.
“비콘라이트는 충돌방지등인데, 다른 물체하고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밑에 비콘라이트가 ‘픽픽픽’ 돌아갑니다. 경찰 순찰차 위 불 돌아가죠? 그것처럼 사람들한테 경계심을 주는 거죠. 아래에서 보면 꼭 사격하는 것 같습니다. 그때는 또 지상에서 사격 소리가 나고 그랬잖아요.”
그는 조비오 신부와 5·18 조사위원들을 초청해 헬기사격 실험을 하자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내가 봤으니 볼 필요가 없다”며 사격실험을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육군항공감에게 헬기사격 실험을 요청했고, 참모총장도 실험을 위해 헬기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사격실험은 조비오 신부 측의 거절로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헬기사격 실험만 이뤄지면 진실은 쉽게 밝혀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헬기를 가지고 가서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하는 겁니다. 실제 사격하는 것을 보여주면 헬기사격 위력이 이렇구나, 알게 될 것이고, 헬기사격은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된다고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백승묵 전 대대장도 “광주시민들이 희생을 당한 것에 우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또 다른 안타까운 점은 비행기에 대한 상식이 없는 상황에서 비행기가 사격을 했다는 증언을 하고, 그것을 여과 없이 받아들여 사격한 쪽으로 조사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조종사들의 증언을 묵살한 특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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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5·18특조위는 2018년 2월 7일 5·18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조선DB |
백승묵씨는 2017년 말부터 국방부 특조위와 대담 형식으로 만났다고 한다. “조사는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사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보다는 사격했다는 기정사실을 놓고 필요한 자료 수집을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처음에는 기대를 하고 사실을 얘기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사실 규명이 되길 바랐는데 나중에 사격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이정부씨에게도 국방부 특조위에서 수없이 연락이 왔다고 한다. 특조위 소속 현역 대령이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이 대대장에게 연락해, ‘헬기사격을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정부씨는 “전일빌딩에 사격을 했다면 똑같은 모형을 만들어 사격실험을 해보면 대번에 판명이 된다”며 “기자들과 진상조사위원들 참관시키고 사격을 하면 간단하게 판명될 것인데, 간단한 문제를 가지고 왜 자꾸 전화를 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정부씨는 특조위와의 전화통화 이후 있었던 정부의 발표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몸이 아파 치료를 받고 있는데 더 충격이 컸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집 애들이 ‘아버지, 진실이 밝혀졌다’며 《월간조선》 2018년 10월호를 (제가 있는) 태국으로 보내줬다”고 했다. “왜 다른 언론은 헬기조종사를 불러 묻지 않고 다 5·18 관계자 등 사격을 봤다는 사람만 불러 진실을 왜곡하느냐”고 했다.(2018년 10월호 《월간조선》에는 조갑제·이지영 기자가 작성한 ‘광주 헬기 조종사들의 증언록 입수: 5·18 광주 당시 헬기 사격은 없었다’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백승묵, 이정부씨는 조종사들의 목소리가 국가 조사나 언론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에 대해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아무 힘이 없다고 했다. 백승묵씨는 인터뷰가 끝날 무렵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제가 가끔 동료들한테 이런 얘기를 합니다. ‘정략적으로 정치놀음하는 틈에 끼이지 않게 해서 어떤 면에서는 고맙지만, 만약에 사격과 관련한 책임을 묻겠다고 하면 그때는 목숨을 걸고 투쟁하겠다’고. 그렇지 않습니까? 이것은 안 되지 않습니까, 이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