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복지·일자리 사업에 수십조 원의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소득 양극화 문제는 더 심화되고 있다.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소득 하위 20%)의 처분가능 소득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고, 상·하위 소득 격차는 2분기 기준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분기 1분위(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5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0.0%를 유지하며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5분위(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942만6000원으로 3.2% 늘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2인 이상 가구)은 470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3.8% 늘었다.
그러나 소득현황을 뜯어보면 상황이 심각하다. 1분위의 근로소득은 43만8700원으로 15.3%나 줄었다. 지난해(15.9%)에 이어 2년 연속 15%대의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불황으로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1분위의 소득 감소 폭을 줄인 것은 공적연금·기초연금·사회수혜금 등 ‘이전소득’이 늘어난 덕분이다. 전년 대비 9.7% 늘어난 65만2100원으로 1분위 전체 소득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가계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으로 따지면 1분위의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 소득’은 104만9400원으로 1년 전보다 1.3% 줄었다. 세금·이자비용 등 비소비 지출을 제하고 실제 손에 쥔 소득은 줄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1분위의 처분가능 소득은 지난해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5분위의 월평균 처분가능 소득이 725만1500원으로 1년 전보다 2.3%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취약계층의 소득 개선을 위해 재정을 퍼부었지만 오히려 상황이 악화하는 역설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 고용시장에 직접 개입하면서 저소득층에서 일자리가 사라진 결과, 1분위의 소득은 악화일로다. 그런데 문제의 원인은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는 재정을 쏟아부어 ‘억지 일자리’로 땜질하려 했다. 빗나간 정책으로 민간에서 사라지는 일자리의 충격이 그대로 1분위 계층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 소득분배의 불평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 소득 5분위 배율’은 5.3배로 1년 전보다 0.07 올랐다. 이 지표는 5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을 1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가구별 가구원 수를 고려해 계산한다.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한 것을 뜻한다. 올해 2분기 5분위 배율은 2분기 기준으로 최대다. 2015년(4.19배)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
가구 전체로 보면 2분기에 연금·사회보험·이자 등 소비 활동과 무관하게 지갑에서 빠져나간 금액을 뜻하는 비소비지출은 전년 동기보다 8.3% 늘어난 월 102만200원을 기록했다. 역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비소비 지출은 2017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 증가세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재정을 확대하면서 각종 명목으로 떼가는 돈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줄일 수 없는 지출인 비소비 지출이 늘면 그만큼 가계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가 애초 그렸던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 증대→소비 증가→생산·투자 확대’라는 소득주도 성장의 연결 고리는 마디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수십조 재정을 쏟아부어도,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져
- 조샛별(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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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8-23, 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