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일갈등으로 한국에서는 ‘사지 않겠습니다. 가지 않겠습니다’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을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일본행 비행기 결항’과 같은 뉴스가 연일 언론에서 쏟아지고 있다. 관광 관련 통계를 보면 다른 나라 사람들이 동참하지 않는 이상 일본에 큰 타격을 줄 수 없다.
세계관광기구(UNWTO)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그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870만명이었다. 전년도 2400만명 대비 19.4% 증가. 한국 방문객 수는 1330만명을 기록, 전년도의 1720만명에서 22.7%가 줄어들었다. 일본이 관광 산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341억 달러로 세계 10위에 올랐다. 미국이 2100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스페인(680억 달러)과 프랑스(607억 달러), 태국(575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관광 수익은 134억 달러였다.
2017년 기준 출국한 한국인의 수는 2650만명이다. 한국인들은 총 306억 달러를 해외여행에서 지출했다. 여행지출 부문 1위는 2577억 달러를 쓴 중국, 2위는 1352억 달러의 미국이다. 한국은 9위. 일본은 1790만명이 출국, 지출액은 182억 달러였다. 한국은 관광적자, 일본은 관광흑자국이다. 일본은 면적이 남한의 약 4배이고 산이 80%를 차지하며 경치가 드라마틱하다. 국내여행이 발달해 있다. 일본은 GDP뿐 아니라 면적에서도 독일보다 크다. 일본이 유럽의 최강 경제대국인 독일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세계 1위의 삶의 질, 특히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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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미스트》는 도쿄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꼽았다. |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코노미스트 월드 인 피규어스’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한다. 각종 수치에 대한 국가별 랭킹을 소개하는 홈페이지다.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15곳이 올라 있다. 1위는 호주의 멜버른, 2위는 오스트리아의 빈이었다. 일본 도쿄는 7위에 올랐고 오사카는 9위에 선정됐다. 한국의 도시는 15위 안에 들지 못했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가 쾌적한 도시로 꼽혔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가장 큰 도시 랭킹’에서 도쿄는 매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트로권 주민을 포함하면 인구수가 3810만명에 달한다. 2위는 인도의 델리로 2720만명. 오사카는 2040만명으로 8위, 1870만명의 미국 뉴욕이 11위, 980만명의 서울은 33위를 기록했다. 한국 여권(與圈)에서는 ‘방사능’ 등을 이유로 일본 여행 금지, 도쿄올림픽 불참을 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일본은 세계에서 여행하기 가장 안전한 곳으로 꼽힌다. 《이코노미스트》 조사 결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1위는 도쿄다. 2위는 싱가포르, 3위는 오사카다. 서울은 14위에 올라 있다. 보건, 의료, 안전 부문에서는 오사카와 도쿄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서울은 5위다. 여행객이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을 보는 개인 안전 부문에서 1위는 싱가포르다. 2위는 웰링턴(뉴질랜드), 3위는 오사카, 4위는 도쿄, 서울은 16위에 올랐다.
일본이 가장 안전한 국가로 꼽히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각종 범죄율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한국의 살인 범죄 발생률은 2017년 기준 10만명당 0.6명이다. 일본은 0.2명이다. 절도 범죄의 경우 한국은 10만명당 94명, 일본은 59.9명이다. 폭행은 한국이 10만명당 98.5명으로 19.1명을 기록한 일본보다 5배 많다. 물론 세계적으로 비교하면 한국은 안전한 국가군(群)에 든다.
형(刑)이 선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금된 사람의 비율을 조사한 통계도 있다. 한국은 10만명당 37.3명으로 4.4명인 일본보다 약 8배 많다. 수감된 사람 전체에서 형이 선고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한국이 36.7%로 11.2%인 일본보다 3배 높았다. 다른 선진국 국가인 미국은 22.3%, 영국은 7.5%, 독일은 22.8%이다.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나라가 한국이란 이야기이다.
UNODC 홈페이지는 현재 한국의 성폭행 발생 건수에 관한 통계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별영향평가·통계센터가 2013년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폭력 발생건수는 인구 10만명당 33.7건으로 6.6건인 일본의 5배가 넘었다.
定時 출발률 세계 1위는 신칸센, 20초 먼저 출발했다고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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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고속철도 신칸센은 정시출발률 세계 1위를 자랑한다. |
여권(旅券) 파워에서도 일본은 한국을 앞선다. 핸리 패스포트의 2019년 3분기 발표에 따르면 일본과 싱가포르가 여권 파워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들 국가의 여권 소지자는 무비자로 189개국을 방문할 수 있다. 한국과 핀란드, 독일은 187개국을 방문할 수 있으며 공동 2위로 조사됐다. 공동 3위는 덴마크와 이탈리아, 룩셈부르크(186)였다. 북한(39)은 101위, 아프가니스탄(25)은 최하위인 109위. 핸리 패스포트 지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자료에 근거, 199개국의 여권 소지자가 227개국 중 무비자로 갈 수 있는 수를 조사해 순위를 책정한다.
일본의 고속철도인 신칸센은 정시(定時)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부문에서 세계 1위다. 스웨덴 양대 일간지 중 하나인 《스벤스카 다그블라더트(Svenska Dagbladet)》는 2016년 기준 신칸센이 99%의 정시출발률로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정시출발률은 당초 예정보다 5분 이내에 출발 혹은 도착하는 비율로 조사했다. 스페인 고속철도인 AVE가 98%로 2위, 한국의 KTX는 94%로 3위에 올랐다. 이 신문은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9개 나라의 2008~2015년 사이 운행기록을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일본철도 JR은 2016년 기준 신칸센 한 대당 평균 지연 시간은 24초라고 밝혔다. 1997년에는 18초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일본의 이런 정시성(定時性)은 유명한데, 2017년에는 이와 관련해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도쿄~쓰쿠바를 운행하는 신칸센 열차가 20초 일찍 출발한 것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사과문은 “열차가 현지시각 9시44분40초에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9시44분20초에 출발했다”며 “불편을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한다”고 했다. 신칸센은 지금까지 100억명의 승객을 태웠는데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내지 않았다.
정확한 비교통계라고는 볼 수 없지만 한국의 지연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 지난해 국감 당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에 요청해 받은 ‘열차 지연시간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 9월 사이 KTX가 지연된 시간은 546시간29분이었다. 총 554건의 지연이 발생했다고 한다.
호감도 독일에 이어 2위
일본이 또 하나 세계에서 1위를 달리는 부문이 있다. 바로 신문 발행부수이다. 《월드아틀라스》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신문은 910만 부를 발행하는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이다. 2위는 662만 부를 발행하는 《아사히신문》, 3위는 414만 부를 발행하는 《USA 투데이》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317만 부)은 6위에, 《니케이신문》(273만 부)은 10위에 올랐다. 세계 10위 랭킹에 일본 신문이 4개나 포함된 것이다.
인구가 많은 인도에서 발행하는 신문 4개가 10위권에 올랐고, 미국과 중국 신문 각 1개씩 10위권에 포함됐다. 일본의 《산케이신문》 발행부수는 약 200만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한국 어떤 신문사의 발행부수보다 많은 수치다. 그럼에도 한국 언론은 《산케이신문》을 인용할 때 ‘극우 성향’이라고 폄하해 소개한다. 일본 신문은 조·석간제이다. 1~5면 하단엔 별로 돈이 되지 않는 책 광고를 싣는 게 오랜 전통이다.
국가브랜드 인덱스(Nation Brands Index)라는 게 있다. 안홀트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20개국 국민 2만명 이상을 인터뷰하여 50개 국가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하고 순위를 매긴다. 조사 항목은 국민에 대한 호감도(好感度), 정부의 관리 능력, 제품, 관광, 문화와 역사, 투자 및 이민이다. 2018년 기준 1위는 독일이었다. 일본은 2위,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가 뒤를 이었다. 일본의 순위는 전년 대비 두 계단 상승했다. 이 조사기관은 일본이 수출과 사람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세계 호텔 지배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고의 여행객’ 랭킹에선 일본인이 압도적으로 1위에 꼽혔다(2009년 조사. 3년 연속 1위). 일본인들은 불평이 적고, 청결하며, 예의 바른 여행객들로 비쳤다. 2등은 영국인, 3등은 캐나다인, 4등은 독일인, 5등은 스위스인. 평판이 가장 나쁜 여행객 1위는 프랑스인, 2위는 스페인인, 3위는 그리스인, 4위는 터키인, 5위는 남아프리카인.
《US 뉴스》는 매년 영향력이 큰 나라 순위도 발표한다. 2019년 기준 미국이 1위, 러시아와 중국이 2위와 3위에 각각 올랐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가 뒤를 이었으며 일본은 7위에 선정됐다. 한국은 13위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통계를 종합해보면 일본은 경제력뿐만 아니라 영향력, 삶의 질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지도자급 나라가 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문장 이해력 일본인이 1등, 한국인은 평균 이하
OECD는 2016년에 ‘문장 이해력과 수치(數値) 이해력이 낮은 어른들’(필자는 앙케 그로트뤼센 등 4명)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2012년 이 기관이 실시한 ‘성인(成人) 경쟁력에 대한 국제조사(Programme for the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es·PIAAC)’ 결과를 토대로 문해력(文解力)의 영향을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 연구한 것이다. PIAAC 조사는 OECD 가맹 24개국의 16~65세 16만6000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조사 항목은 세 분야였다. 문해력, 수치력(數値力), 그리고 컴퓨터를 사용한 기술적 문제해결 능력. 흥미로운 것은 문해력이 좋으면 수치력과 문제해결 능력도 높은 식으로 세 분야의 상관성이 강하였다는 점이다. 문장 이해력이 강한 사람은 수학적 두뇌도 좋고 기술적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나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분석은 문해력 중심으로 이뤄졌다.
비교 대상 22개국 중 문해력과 수치력,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에서 3관왕을 차지한 나라는 일본이었다. 종합 2등은 핀란드(세 분야 모두 2등), 3등은 네덜란드, 4등은 스웨덴, 5등은 노르웨이.
한국은 문해력에서 국제 평균치보다 낮은 10등, 수치력에선 평균치보다 낮은 15등, 문제해결 능력에선 평균치와 같은 점수로 7등이었다. 한국인(16~65세)의 특징은 고급 문해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한글 전용으로 문맹자(文盲者)는 거의 없어졌지만 한자(漢字)를 포기함으로써 ‘읽을 순 있지만 이해가 안 되는’ 신종 문맹자가 생겼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고급 문해력 1등은 일본이다. 한자를 가타가나와 혼용한 덕분이다. 한자를 버린 한국과 대비된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