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을 향해 ‘적폐’운운하는 민주당 인사들

‘왜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나’, ‘언론에 정보 흘리는 자 색출’, ‘검찰개혁에 대한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이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분노에 가까운 성토를 쏟아냈다.

특히 조 후보자가 검·경 수사권 조정의 법제화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사법개혁 방안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점을 놓고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언론에 피의사실이 공표되고 있다며 ‘적폐’라는 말까지 꺼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남동구 공작기계 업체에서 개최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후보자 압수수색과 관련해 "언론은 취재시키면서 관계기관과는 전혀 협의를 하지 않는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다"며 "이 점이 훨씬 더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당은) 사전에 몰랐는데 언론은 압수수색 과정을 취재했다고 한다"며 "오늘 현장 최고위가 끝나는대로 당으로 돌아가서 긴급히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검찰에서 압수수색과 관련해) 전혀 언질을 들은 바도 없고 예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청문회의 정상적 진행에 차질을 주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검찰 개혁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이 아니기를 바란다는 시중의 여론도 검찰이 귀담아듣고 또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당 대표나 원내대표 모두 ‘왜 사전에 미리 알려주지 않았냐’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박근혜 정부 몰락의 신호탄이 됐던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호성 대통령 제1부속비서관 압수수색 때도 청와대·법무부와 사전에 협의하거나 보고하지 않았다.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법학자는 "압수수색은 상대방이 미리 알면 증거 인멸이 이뤄질 수 있어 보안이 생명"이라며 "압수수색을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고 검찰을 공격하는 건 노골적으로 짜고 치는 수사를 종용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검찰에 대한 경고에 가까운 목소리를 냈다. "검찰은 분명히 피의사실 공표죄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죄를 범하면 3년 이하 징역,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돼 있다. 결코 가벼운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압수수색을 통해 부산대 노환중 교수의 개인 PC가 압수됐는데 문서 파일 제목과 내용까지 특정 언론에 실려 있다"며 "이것은 공공연한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일부 언론은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양산 부산대학교병원의 강대환 교수가 대통령 주치의로 선정되는데 깊이 관여한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이 확보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노 원장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조 후보자 딸에게 1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 장본인이다. 즉 문 대통령 주치의 선정 과정에 조국 후보자와 노 원장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이에 대해 설 최고위원은 검찰이 언론에 피의사실을 흘린 것으로 단정하며 ‘검찰 적폐’라는 표현까지 썼다. 그는 "피의사실 공표가 검찰의 관행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이야말로 검찰 적폐"라면서 "이 적폐가 바로잡히지 않으면 검찰은 바로 설 수 없다.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죄를 범했다고 확인하는 순간 유출자를 반드시 색출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게 모든 검찰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공직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을 여야 원내대표단이 합의한 상황에서 검찰이 후보자와 관련된 사실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자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검찰은) 엄정히 수사하되 수사 기밀과 압수자료 관리도 엄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러지 않고 수사기밀이나 수사자료가 의혹을 증폭시키는데 악용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된다"며 "그렇게 되면 검찰 수사는 국민들로부터 또 다른 의혹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민주당은 또 조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이 마치 범죄사실이 있기 때문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을 경계하면서 ‘사실관계 규명을 위한 절차’라는 논리를 폈다.

민주당의 백혜련 의원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예전에는 압수수색 영장이라는 것이 범죄가 있다는 것을 예단하고 발부되는 상황이었다면 요즘 법원 분위기는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사전 절차적 성격을 많이 갖고 있다"며 "사법농단 등의 큰 사건을 거치면서 사실규명을 위한 압수수색이 광범위하게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기소되지 않은 수많은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또 "만약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고 나서 압수수색이 이뤄진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야당에서 이게 믿을 수 있는 수사냐고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검찰로서는 수사의 공정성이라는 차원에서 지금 (압수수색을) 할 수밖에 없는 점도 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찰이 압수수색한 범위가 상당히 넓은데 조 후보자 본인에 대한 압수수색이 없었다는 점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들이 후보자와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검찰이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오히려 여러 의혹에서 조 후보자가 좀 떨어져 있다고 (검찰이) 판단하는 것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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