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언론의 모든 관심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따른 트럼프 탄핵 여부에 집중돼 있다. 한미 정상회담도, 김정은도, 유엔 총회도 모두 뒷전이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유력한 민주당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비리 조사를 실시하라고 압박했다는 점이다. 압박의 도구로 약 4억 달러 상당의 군사 원조를 보류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탄핵에 비적극적이었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4일 탄핵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식 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언론의 기사와 칼럼은 대부분 트럼프에 비판적인 기조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워싱턴포스트에 이날 ‘우크라이나를 통해 본 민주당의 이중성’이라는 기명 칼럼이 실렸다. 워싱턴포스트는 진보적 성향으로 분류되며 트럼프 역시 워싱턴포스트에 대해 적대적인 발언을 여러 차례 쏟아낸 바 있다. 그럼에도 워싱턴포스트는 마크 티센 칼럼니스트의 탄핵을 추진하려 하는 민주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티센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했던 사람이다. 이 신문사의 논조와는 다소 다를 수 있는 이런 의견을 주기적으로 소개해주는 미 언론에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이 기고문에는 약 80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거의 대부분이 칼럼니스트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잇는 티센의 기고문을 全文 번역해 소개한다.
////////////////////////////////////////////////////////////////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헌터 바이든(注: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에 대한 조사를 재개하도록 만들기 위해 군사원조를 보류했는지 여부에 대해 아직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 당국자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부적절한 협박을 하는데 사용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명을 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CNN은 지난 5월 미 민주당 상원의원인 로버트 메넨데스와 리처드 더빈, 패트릭 리가 유리 루첸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 조사의 핵심이 될 수 있는 네 건의 수사를 우크라이나가 중단한 것에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우크라이나와의 강력하고 긴밀한 관계를 강력히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피해가기 위해 민주적 가치를 저버리려고 하는 것에 실망한다”고 했다. 이들 의원들은 루첸코에게 “지금 하는 행동을 바로잡고 중요한 수사와 관련된 협력을 방해하려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했다.
그렇다면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우크라이나에 트럼프 대통령을 조사하라고 하는 것은 괜찮고 트럼프 대통령이 헌터 바이든을 조사하라고 했을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인가?
조 바이든도 할 말이 있다. 바이든은 부통령이었던 2016년, 우크라이나 정부가 빅토르 쇼킨 당시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 상당의 차관을 보류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이런 행동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중에는 헌터 바이든이 있다. 그는 당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회사의 이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 에너지 회사는 해임된 검찰총장의 조사를 받는 기관이 소유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반적인 부패 문제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에 의해 해임된 쇼킨(검찰총장)이 쫓겨날 당시 부리스마홀딩스(注: 헌터 바이든이 이사로 근무한 회사)를 얼마나 진지하게 수사하고 있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바이든이 쇼킨을 해임시킨 일을 자랑하기도 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그 검찰이 해임되지 않으면 너희들은 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는 해임됐다”고 말했다.
이번 주 바이든은 기자들을 만나 “나는 나의 아들의 해외사업과 관련해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는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 헌터 바이든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자신이 부리스마에서 하는 일과 관련해 최소 한 번 이상의 우려를 나타낸 적이 있었다고 했다. 헌터 바이든은 “아버지는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알고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나는 ‘네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뉴요커는 “2015년 12월 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방문을 준비하고 있을 때 그의 보좌관들은 헌터와 부리스마와의 관계에 대한 조사가 재개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오바마 행정부의 에너지정책 특별대표인 아모스 호치스타인은 이 문제를 조 바이든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즈음 우크라이나에서 시행되고 있는 헌터 바이든의 사업이 부통령의 반부패 캠페인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조 바이든의 대변인은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했다.
조 바이든은 2016년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해임을 압박할 당시 자신의 아들이 부리스마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었는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미국의 원조를 지렛대로 삼아 검찰총장의 해임을 압박하는 것이 이해충돌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美 연방 규범은 “모든 직원은 개인의 공평성에 논란이 생길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공적인 일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바이든은 이런 규정을 위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자신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이사로 재직중인 회사를 수사하는 검찰을 해임할 것을 압박했다고 생각해보라. 어느 누구도 트럼프가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4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공식 탄핵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은 “이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의회가 완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할 때”라는 지지 성명을 냈다. 이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에게 훨씬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이 수사는 바이든의 이해 충돌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2020년 대선까지 계속 보도되도록 할 것이다.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은 ‘부리스마’라는 단어를 알게 될 것이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헌터 바이든이 증언에 나설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호치스타인 같은 오바마 행정부 관료들에게 소환장을 발부, 당시 부통령이 무엇을 언제부터 알았는지 물어볼 수도 있다.
검찰총장의 해임 문제뿐만이 아니다. 헌터 바이든은 그의 아버지가 2014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지 불과 몇 주 뒤에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에 취직했다. 바이든이 2014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유는 천연가스 생산을 늘릴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헌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나 천연가스와 관련해 전혀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었다. 이를 의심스럽게 보는 것은 공화당원뿐만이 아닐 것이다. 무당 성향의 윤리 관련 법조인들은 이 문제로 심각한 이해 충돌이 발생했다고 증언할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년 이상 헌터 바이든의 직장은 워싱턴에서 우크라이나, 중국을 오고 갔는데 그의 아버지의 정치 생활과 연관돼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번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바이든을 ‘워싱턴의 오물’로 보이도록 할 것이다. 공적인 지위를 이용해 아들의 인생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말이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를 탄핵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유권자들은 바이든과 그의 문제점들이 불필요한 방해가 될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민주당의 수사 개시는 트럼프가 아닌 바이든의 대선행보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이다.
//////////////////////
美 민주당,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다시 ‘트럼프 탄핵’ 검토
민주 “정치적 사욕 위해 국익 버렸다”…트럼프 “가짜뉴스들이 바이든 부패 보도 안해”
미국의 민주당 의원 일부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카드를 다시 들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해줄 것을 요구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통화 녹취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7월 25일 전화통화를 갖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해줄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와 협력해 바이든과 그의 아들 헌터에 관한 의혹을 조사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었다. 바이든 부통령의 아들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회사인 부리스마홀딩스에서 근무한 바 있다. 2016년 당시 우크라이나 검찰은 비리 혐의로 부리스마홀딩스를 조사하려 했었다. 당시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은 빅토르 쇼킨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부패 사건들을 은폐해왔다며 비난했고 총장을 사임시켜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민주당 측은 자신들이 탄핵 카드를 들고 일어선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사욕(?)을 위해 국익을 저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통화가 이뤄졌던 7월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를 보류하고 있었을 때였다. 뉴욕타임스 등 일부 언론은 당시 보류된 원조 금액이 3억 91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2억 5000만 달러 상당의 국방부 차원의 원조에 추가로 1억 4100만 달러 상당의 국무부 차원의 원조가 예정돼 있었다는 것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스캔들이 과거 트럼프의 스캔들의 수준을 뛰어 넘는 이유는 취약한 동맹국에 대한 원조를 동결하는,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해 자국 내 정치적 라이벌을 음해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가문의 치부를 찾아내면 군사 원조를 하겠다고 했다는 것인데 이는 심각한 범죄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불거지자 과거 러시아 대선개입 스캔들 등 때와 마찬가지로 ‘가짜 뉴스’, ‘마녀 사냥’이라고 해왔다. 그러다 전화를 한 것은 사실이고 우크라이나의 부패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는 ‘공모는 없었다’라고 외치다 이제 와서는 ‘내가 했으면 어떻게 할래’라는 식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유엔 총회를 방문하기 위해 23일 뉴욕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우크라이나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군사 원조의 조건으로 바이든 조사를 요구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5일 있었던 통화 녹취가 공개되는 것을 희망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를 통해 무죄가 밝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자들이 빨리 녹취를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면서도 이렇게 공개하는 것이 나쁜 전례를 남길 수 있다고 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이 어떤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정상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바이든 문제를 계속 묻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조 바이든과 그의 아들은 부패했는데 가짜 뉴스들은 그들이 민주당원이기 때문에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공화당원이 조 바이든이 한 행동과 말을 했다면 지금 전기 의자에 앉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이번 주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관련 행동을 규탄하는 결의안에 표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7명의 초선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의 기고문을 통해 탄핵 청문회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하원의 정보위원회, 외교위원회, 감독위원회 위원장들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통화 녹취와 군사 원조를 유보한 것과 관련된 문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소환장을 발부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들은 이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국익이 아닌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대통령 권한을 남용한 것은 대통령 취임 선서에 반하는 행동이며 묵과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이날 하원 위원장들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모임은 보좌관 없이 진행됐다고 한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의 탄핵을 논의하는 민주당 전체 특별회의 역시 열 계획이다.
[ 2019-09-24, 12: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