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출신 탈북자 몸에서 치사량 수준의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한 함경북도 풍계리와 인근 지역 출신 탈북민 10명을 대상으로 방사능 피폭 검사를 진행한 결과, 5명의 피폭 흔적이 ‘염색체 이상’의 판단 기준인 250mSv(밀리시버트)를 초과했다. 48세 여성의 경우는 ‘발암 확률 급증’에 해당하는 1386mSv가 나왔다고 한다. 통일부는 지난해 9월 탈북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1년째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실이 통일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통해 공개됐다. 통일부는 2017년에는 30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는데 4명의 피폭량이 250mSv를 초과했다. 2년간 40명을 조사했는데 9명에게서 치사량에 해당하는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수백mSv 이상의 수치는 일상생활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다”며 “과거 미국 네바다주 등에서 핵실험을 했을 당시에도 이정도로 높은 수치가 보고되지는 않았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지하 갱도가 무너졌을 수도 있다”고 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후쿠시마 지역의 경우 평균 방사능 수치가 1mSv 정도고, 방사능 사고가 터졌을 때 현장 작업자도 (피폭선량이) 100mSv 이하였다”며 “풍계리 출신 탈북민들의 검사 결과는 일반인의 수백 배에 달하는 엄청난 수준이고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았으면 나올 수 없는 수치”라고 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방사능이 유출됐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제기됐으나 실제로 피폭된 사람의 수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풍계리 주변에서 기형아가 태어나고 있다는 등의 증언이 나온 바 있으나 정부는 이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한국 북한인권정보센터 인권감시본부는 지난해 길주군 출신 주민들의 증언을 확보한 결과 근육감소와 만성두통, 소아 림프암, 기형아 출산, 사망까지 다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단체는 북한 주민들이 정보 부족으로 방사능 유해에 대한 인식이 아주 낮다며, 이는 인권 차원에서 자신의 건강을 보호할 알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강경호 북한 핵무기 연구소 부소장은 풍계리 핵시설 폐기 당시 외신 기자들에게 “현재까지의 측정 자료에 의하면 방사성 물질의 유출은 전혀 없으며 주위 생태환경도 아주 깨끗하다”고 했다.
한국 공동 취재진은 당시 핵실험장 갱도 앞 개울물이 깨끗하다며 마셔보라는 북한 관영매체 기자의 제안에, “먼저 마셔보라 했더니 안 마셔서 (취재진도) 마시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차례 핵실험을 했다. 그러다 ‘비핵화’의 일환이라며 2018년 5월 24일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공개된 영상과 사진만으로는 이 실험장이 폐기됐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이 한국 취재진에게 풍계리 3번 갱도 앞 개울 물을 마셔보라고 한 것과 관련 미국의 저명한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은 당시 VOA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미국의 핵무기 시설에서 방사능과 독성 물질 오염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한 올브라이트 소장은 당시 현지 관계자들이 자신의 시설이 가장 안전하다고 주장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방사능이나 수은이 검출됐다고 했다. 그는 “핵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항상 고립된 상태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스스로 설득하며 지낸다”고 했다.
핵 폐기 전문가인 셰릴 로퍼 전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연구원은 과거 VOA와의 인터뷰에서 폭발 강도가 매우 조약했다며 수 주 내에 다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전문가들이 아닌 기자들만이 참관했고 이들 역시 먼 곳에서 있었던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외부인들이 방사능 측정기를 들고 가지 못했던 것도 문제라고 했다. 로퍼는 과거 카자흐스탄 세미팔라틴스크 핵 실험장 해체 작업에 참여했는데 신중하게 진행했음에도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었다고 했다.












영변핵단지에서 흘러나오는 청천강 하류와 황해도 평산에서 흘러나오는 예성강 하류 물을 측정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