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민주당, 탄핵 안 될 것 알면서도 증오에 의한 당파적 탄핵 추진”

“2020년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결정할 문제”

미 하원은 10월 3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에서 이런 결의안이 통과된 것은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이제 문제는 하원이 얼마나 더 많은 탄핵 사유를 찾아내는지, 그리고 공화당 다수의 상원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달렸다.

미국의 대다수 언론은 민주당 하원의 결정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사설을 통해 민주당을 비판하고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로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것은 억지이고 이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설득시키지도 못할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민주당이 탄핵이 통과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당파적인 이유로, 또한 지지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해 이를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왜 이 문제가 2020년에 열리는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심판할 사안이 아니라 꼭 지금 탄핵을 할 정도인지 민주당은 설명해야 할 책임이 생겼다’고 했다.

대다수 언론의 논조와는 다른 시각을 보여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의 사설을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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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10월 31일 드디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에 대한 투표를 했다. 이 결의안이나 당파에 따른 투표 결과는 이미 예언돼 있었다. 이는 새로 드러난 사실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당파적 탄핵이다. 이는 상원에서는 먹히지 않을 것이고 내년 11월 선거에서 유권자들에 의해 정리돼야만 하는 문제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31일, “어느 누구도 미국의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의회에 입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은 슬픈 날이다”라고 했다. 의회의 기준 잣대를 두고 봐도 이런 발언에는 진실성이 없다. 민주당은 2017년 트럼프의 취임식 때부터 그를 탄핵시키고 싶어 했다. 펠로시의 결의안은 이미 뻔한 결과를 향해 가는 고속도로를 형식적으로 만든 것에 불과하다.

31일 있었던 결의안 투표에서 볼 수 있었던 정치적 미덕 중 하나는 미 하원의원들이 결국 자신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야 했었다는 점이다. 스윙 디스트릭트(공화당과 민주당의 경합이 치열한 지역) 의원들이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하원의원 중 두 명을 제외한 전원은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결의안은 232대 196으로 통과됐다. 민주당 의원 중 반대한 의원은 뉴저지의 제프 밴 드루와 미네소타의 콜린 피터슨 의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이들의 지역구에서 승리했다.

공화당 의원 어느 누구도 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 내년에 은퇴하기로 결정하기로 한 의원들 중에서도 반대표는 나오지 않았다. 이는 지난 두 번의 대통령 탄핵 결의 과정과 큰 차이가 있다. 리차드 닉슨 대통령에 대한 결의안은 410대 4로 통과됐다. 공화당이 주도한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결의안은 258대 176으로 통과됐다. 31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31일 마침내 공개된 결의안 내용을 보면 민주당이 공화당 측의 찬성표를 받기 위해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결의안은 아담 시프 정보위원장이 계속 이 탄핵 조사를 지휘하고 그가 원할 때까지 비공개 청문회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시프에게 주어진 임무는 정보위원회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사실과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법사위원회에 제출하는 것이다. 시프는 청문회에서 나온 내용을 대중에 공개할 의무가 없다. 민주당은 지난 몇 주간 이어진 청문회 과정에서 증인들이 주장했다고 말한 내용을 선별적으로 대중에 흘려 왔음에도 말이다. 정보위원회는 이들이 과거에도 그랬듯 청문회가 시작될 때 발표하는 증인의 모두발언을 언론에 흘릴 수 있다. 이후 어떤 질문과 대답이 이어졌는지는 밝히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는 현직 대통령을 쫓아내는 조사 과정에 있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결의안은 소수 정당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화당 역시 증인 출석을 요청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증인 출석 요구는 정보위원장이나 법사위원장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민주당의 거부권을 고려한다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출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닉슨과 클린턴 때의 경우는 증인 출석 문제와 관련, 다수당과 소수당 모두에 동일한 권한을 부여했다.

민주당과 탄핵을 주장하는 언론들은 이런 문제들을 절차상의 복잡함 때문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헌법은 절차를 매우 중요시한다. 민주적 책임을 논하는 과정에서 원칙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헌법 1조는 탄핵과 관련된 구체적인 절차를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을 쫓아낼 정도로 중대한 사안일 경우라면 대중은 이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다는 것을 알 권리가 있다. 매우 당파적인 시프가 이끌고 31일 통과된 결의안에 담긴 절차가 이런 권리를 보장할 가능성은 적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펠로시 하원의장이 왜 이런 절차들이 탄핵의 정당성에 힘을 넣어줄 수 있다고 보느냐이다. 그녀는 당파적인 차원으로 시작된 탄핵은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유동층 유권자의 생각을 바꾸지 못할 뿐만 아니라 탄핵을 결정할 상원 공화당 의원들의 마음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아마 펠로시와 민주당은 이런 것들이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아마 이들은 지금과 같이 양극화된 시기에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없다고 믿을 수도 있다. 아마 이들은 트럼프가 물러나기만을 바라온 민주당 유권자와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당파적인 결정을 내린 것일 수도 있다.

이는 탄핵이라는 것을 평준화시키는 것이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에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빌 클린턴은 배심원들 앞에서 선서를 한 뒤 거짓말을 한 범죄를 저질렀다. 민주당은 이런 범죄는 탄핵감이 아니라고 했다. 리차드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덮도록 지시하는 사법방해 행위를 폭로하는 테이프가 공개되자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관련 사건의 진실이 완전히 알려졌을 때 공화당은 물론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런 결정에 동의했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외국국가로 하여금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의 부패 혐의를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탄핵시키려 한다. 이런 조사는 시행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 다른 이유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보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이런 군사원조는 전달됐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이런 시도는 자신을 위한 것이었고 경솔했으며 트럼프가 주장해온 ‘완벽한 행동’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통령직을 일찍 끝내도록 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공개된 것보다 훨씬 많은 사실들이 필요하다. 이런 당파적인 탄핵 절차는 이들의 진짜 목적이 2016년 선거에서 이들이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생각한 사람에게 진 수모에 대한 복수라는 것을 보여준다. 탄핵파들은 왜 이 문제가 2020년 미국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기면 안 되는지에 대한 설명할 짐을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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