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예산 고갈돼 '뇌물・갈취'로 운영자금 마련…권력기관 이권 다툼 치열

뇌물을 요구하는 경찰관에 대들며 “어떻게 하자는거야”라며 매도하는 여성. 2010년 6월 평안남도에서 촬영 김동철(아시아프레스)
UN 안보리의 경제 제재에 의해 북한은 심각한 외화 부족에 빠진 상태다. 김정은 정권의 통치 핵심인 보안(경찰)기관도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어 현장 보안원(경관)에게 뇌물 벌이 과제(노르마)를 주어 조직의 운영 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실태가 밝혀졌다. 또한, 보안원이 모은 뇌물의 상납을 둘러싸고 권력기관 상층부에서 이권 다툼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9~10월 북한 내부 복수의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강지원/이시마루 지로)

김정은 정권은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자력갱생'을 구호로 내걸고 있다. 공장이나 기업소, 국민에 대해 자기 노력으로 해결하라는 것. 다시 말해 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자력으로 연명하라는 것이다.

함경북도의 취재협력자는 '자력갱생'에 관해 "공장은 대부분 멈춰버렸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원자재도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는 '자력갱생'하라고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소학생도 아는 일이다. 시장은 침체해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 어느 시장에나 꼬제비(부랑자)가 출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휘발유도 PC도 뇌물을 모아 조달
정권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질서유지와 인민 통제가 임무인 경찰조차 경비가 턱없이 부족해 공공연하고 조직적으로 뇌물을 요구하게 됐다. 10월 들어 양강도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전했다.

"최근 자금난을 겪는 보안서(경찰)가 단속 범위를 넓히고 있다. 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뇌물과 갈취의 상납 노르마를 보안원에게 부과할 정도다."

돈벌이의 중심은 감찰과와 교통과. 감찰과는 기관과 기업소의 부정 단속을 담당하지만, 문제를 찾아내 공공연히 금전을 요구하고 있다.

"혜산 시내에 있는 제지공장이 운영자금이 고갈했기 때문에 원자재인 목재를 개인에게 판매한 것이 감찰과에 발각되어 보안서에서 사용하는 연료 100kg을 요구받았다. 다른 기업소에서는 주민등록용 컴퓨터 교체 비용을 내라고 들은 곳도 있다."
양강도 협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벌금이 아니라 마치 공갈이다."

◆ 면허 등록을 규정의 50배로 판매
돈벌이의 다른 핵심은 교통과다. 개인의 교통위반으로 얻을 수 있는 뇌물은 금액이 뻔하기에 버스나 트럭, 오토바이 등 차량 면허증 발행과 이동 허가에 눈을 돌려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한다.

"혜산시 교통과에서는 실질적으로 개인이 소유하고 있으면서 명의를 무역회사 등에 등록한 차량의 '단속 대상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지인은 10톤 트럭을 건축 설계 회사 소유로서 등록해, 혜산-함흥을 한 달에 6번 왕복해 짐을 옮겼는데 교통과로부터 매월 1000 중국원(약 16만 5천 원)이나 뜯기고 있다"라고 협력자는 전한다.

개인 소유가 인정되는 오토바이 면허도 돈벌이 재료다. 원래 면허 등록료는 10만 북한원(약 13,000원) 정도인데 교통과에서는 4000 중국원(약 66만 원)으로 면허증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규정의 5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보안원과 보위원(비밀경찰) 등 통제기관에 의한 뇌물 요구와 갈취 행위는 이전부터 일상화되어 주민의 불만이 크고 당국에서도 문제시되었다. 재정난이 심해진 최근에는 더욱더 노골적이다. '주민의 반발이 강하다'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 경찰이 '뇌물 이권'을 놓고 간부끼리 암투
뇌물 수입의 이권 다툼으로 권력기관 내부에서 대립도 발생하고 있다. 함경북도 무산군의 협력자가 9월 말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현장에서 교통 단속을 맡은 교통과 '교통지휘대'의 보안원이 무산군 보안부장에 의해 전면 교체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거리에서 직접 뇌물을 받는 '교통지휘대'는 보안서에서 가장 돈벌이가 좋은 부서이다. 그들을 전면 교체한 것은 돈에 눈이 멀어 단속에 태만하다는 이유였지만 이는 표면상일 뿐, 사실은 보안서 간부의 이권 다툼이 원인이라고 협력자는 설명했다.

사건의 계기는 9월 9일 당창건기념일. 군(郡)의 보안부장이 '교통지휘대'에 명절 특별 배급의 자금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는데, 당과 인민위원회(지방정부)에 인맥을 가진 교통보안원들이 다른 조직에 돈을 바치는 '숙제' 때문에 돈을 마련할 수 없다며 지시를 어긴 것이 발단이었다고 한다. 화가 난 군의 보안부장은 교통보안원들의 근무태도와 부정부패를 이유로 전면 교체를 지시했다. 그 의도는 당연히, 다른 간부 계열에 돈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협력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군 보안부장의 지시로 '교통지휘대'는, 제대군인과 군대사관으로서 복무하고 보안원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사람 등으로 모두 교체하도록 했다. 자신들에게 돈을 제대로 상납할 사람들로 바꾼 것이다. 군 보안부장은 각지 보안서의 간부 인사에도 착수해 자신의 입김이 닿는 사람으로 등용했다. 한 일반 보안원의 아내는, '보안부장 자신이 부자가 되고 싶어 터무니없는 짓을 하고 있다'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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