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前 수석, 미국의 對北 선제공격에 필요한 요건은?

“유엔 결의 위반·외교 노력 無用·김정은의 협박, 미국에 공격 정당성 제공”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일지에 여러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도발을 감행하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북한은 ‘잃을 게 없다’고 맞받았다. 어떤 전문가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다면 크리스마스인 25일 오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신년사를 발표하기 전인 연말에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핵협상 전문가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前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 前 6자회담 수석대표)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천영우TV’를 통해 미국이 어떤 요건이 충족되면 대북 선제공격에 나설 수 있을지 내다봤다.

천 이사장은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이유 네 가지를 꼽았다. 그는 “첫 번째는 안보리가 북한의 핵보유와 핵미사일 실험을 불법화하고 이것을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한 여러 결의들”이라며 “이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두 번째는 이런 안보리결의를 계속 의도적으로 위반해서 핵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세 번째로는 핵 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충분히 다했다, 미북 정상간 세 번이나 만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외교적 노력을 엄청나게 기울였는데도 북한은 계속 핵을 만들고 있고 미사일 실험을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한 요건”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는 다른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김정은의 언행”이라고 했다. “핵미사일을 개발하고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 이것을 사용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위협하는 그런 사례가 많이 있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김정은을 선제공격할 수 있는 정당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 이사장은 미국이 선제공격에 나선다면 범위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관련시설, 지휘 통제시설, 미국 폭격의 진입을 방해할 방공시설, 레이더기지, 통신시설 등을 공격하는 것은 자위권으로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의 반격이 임박하거나 실제 대대적 반격에 나설 경우에는 미국의 무력사용 범위에는 제한이 다 없어진다. 장사정포 진지 공격은 북한이 장사정포를 대거 꺼내 발사를 준비하면 타격하는 데 문제가 없다. 그것은 자위권에 얼마든지 포함된다”고 했다.

천 이사장은 “김정은의 집무실, 거소에 대한 정밀폭격은 자위권 행사의 요건을 벗어난다는 주장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그래서 선제공격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적 논란의 소지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정치적 비난 역시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이 전면적 반격을 시도한다면 이러한 법적 정치적 제약은 다 없어진다”고 했다.

천 이사장은 “이런 국제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미국을 어떻게 할 거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며 “불법적으로 핵미사일 개발하고 실험한 북한이 모든 비난을 받아야 마땅한데 미국이 이런 자위권 행사에 선제공격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음으로써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북한보다도 미국이 국내외 여론의 질타를 받는 억울한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 굳이 이럴 필요가 있느냐, 북한 잘못을 이야기 안하고 전세계가 미국의 과잉무력 사용을 비난하는 상황 이런 상황을 초래하는 것은 그렇게 현명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천 이사장은 미국이 전쟁에 나서기 위한 국내법과 국제법의 근거 역시 소개했다. 현재 미국 헌법에 따르면 전쟁선포 권한은 의회에 있고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서 군 통수권만 행사하도록 역할이 분리돼 있다. 천 이사장은 이런 조문은 사실이지만, “2차대전 이후 선전포고 절차를 거쳐 전쟁을 하는 경우가 거의 사라지면서 의회의 전쟁선언 권한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권한은 대부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고 했다. 의회에 남은 역할 중 하나는 1973년 통과된 전쟁수권법이다. 전쟁수권법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전쟁할 수 있는 기간을 90일로 제한했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에는 이 법안조차 효력이 약해졌다는 게 천 이사장의 설명이다. 핵무기나 생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WMD)를 숨기고 있는 나라에 무력을 사용할 경우에는 이런 제한조차 삭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국제법에 따라 무력사용이 허용되는 경우는 두 가지라고 한다. 안보리가 승인한 경우나 한 국가의 주위권 행사에 따른 것이다. 천 이사장은 “자위권 행사의 허용범위에 선제공격이 포함되느냐는 것이 오랫동안 쟁점이 돼 왔다. 선제공격이라는 것은 예방적 자위권이라는 개념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국제법상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자위권 차원의 선제공격에서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무력사용의 비례성의 원칙이다. 형사법의 정당방위와 마찬가지로 뺨 한 대를 맞았는데 칼이나 총을 꺼내서 공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천 이사장은 이 조항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국지도발을 하더라도 도발 원점만 타격하고 북한이 쏜 만큼만 대응할 수 있게 돼 있었는데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해서 유엔사와의 협의를 거쳐 도발원점뿐 아니라 지원세력까지 응징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자위권 행사의 또 하나 요건은 임박성의 원칙, 즉 적의 위협이 임박해 다른 수단으로 막을 수 없는 경우이다. 1967년 이스라엘과 이라크간의 6일 전쟁이 이런 자위권이 발동된 사례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이집트군이 공격을 위해 집결했다는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이집트군을 급습해 이들의 거의 다 섬멸했다.

유엔안보리가 자위권 문제를 실제로 다룬 사례는 1981년 이스라엘 공군기가 이라크 오시라크 원자로를 공습한 사건이다. 천 이사장은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이라크가 건설 중인 원자로를 공격했는데 이 원자로는 완공 후 수년간 가동해서 거기서 연료봉을 꺼내 재처리까지 해서 핵무기를 만들려면 아무리 빨라도 5~6년은 더 걸리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원자로 격납건물이 완공되면 폭격으로 파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완공 전에 공습한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임박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고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이스라엘은 주장했다. 여담입니다만 우리 원자력발전소 격납건물도 북한 재래식 미사일이나 전투기로는 파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긴급 소집한 안보리 토의에서 이 공격을 정당한 자위권 행사로 볼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었다. 결론은 몇 년 후에 현실화될 위협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은 예방전쟁에 해당되지 정당한 자위권 행사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이스라엘을 비난한 국가들도 대부분 선제공격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점을 문제 삼았지 예방적 자위권 자체를 부정한 나라는 소수에 불과했다.>

자위권 차원의 선제공격에 대한 요건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더욱 확대됐다는 게 천 이사장의 설명이다. 공격의 임박성보다 적의 능력과 목표를 더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테러단체나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불량국가의 경우 위협을 사전 탐지하기도 어렵고 때를 놓치면 엄청난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임박성의 기준을 완화하자는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천 이사장은 “논란이 아주 치열해지면서 당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개혁 방안을 건의할 현인그룹을 구성, 현인그룹이 2004년 12월 2일 유엔 문서(A/59/565)로 보고서를 제출했다”며 “그 보고서에서 예방적 자위권에 입각한 선제공격이 국제법상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요건으로서 임박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다만, 임박하지 않은 위협에 대한 예방공격은 안보리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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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noda74 2019-12-24 오후 11:31

    응징의 법적 논리적 조건으로 본다면
    미국은 벌써 북한을 수백번 타격하고도 남았음.
    핵이 아니더라도
    북한 정권차원의 달러 위폐 제조 문제 하나만으로도
    선제공격 명분으로 충분함.

    그런데 여태 그것을 못하고 있는 것은
    그와 별개인 현실적 주변 여건 때문임..

    즉, 중국, 러시아의 간섭이 문제.
    이땅은 청일전쟁, 러일전쟁, 625 국제전의 전장이었음.
    그들은 미군 폭격기가 북한 상공을 뒤덮는 상황을 수수방관할 리 없음.

    그리고 그것보다 미국에게 더 골치아픈 문제는
    남한 좌익 정권의 비협조 또는 사보타지 가능성.
    지금은 남한이 미국의 대북타격에 보조를 맞춰줄 가능성이 거의 없음.
    그러면 미국도 나서기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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