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리전 방식 아니라 직접 공격할 것”

“‘52’ 언급하는 사람들은 ‘290’도 기억해야”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인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 장군이 사망한 가운데 이에 따른 양국간 갈등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가 과거 자신들이 지원하는 무장단체를 통한 공격에 나서는 대신 직접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6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례적으로 국가안보회의에 참석해 보복 방침을 지시했다. 미국의 공격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보복해야 하며 이란 정부군이 직접 공격을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이란이 과거 취해온 방식과는 다르다. 이란은 1979년 혁명 이후 역내에서 활동하는 親이란 무장단체들을 통해 다른 나라들을 공격했다.

수십만 명의 이란 국민들은 솔레이마니를 추모하기 위해 길거리로 모여들었다. 하메니이는 솔레이마니의 관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란에서는 현정부의 부패와 폭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지속돼왔다. 그러나 국민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두 결집하고 있다고 한다. 前 이란 최고지도자인 루홀라 호메이니가 숨진 1989년 이후 이 정도의 인파가 몰려든 것은 처음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란 혁명군의 하미드 사켈리 장군은 이날 “우리는 미국에 대한 사나운 보복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페르시아만과 이라크, 시리아에 있는 미군은 모두 우리 사정권 안에 있다”고 했다. 대학교 캠퍼스에 모인 학생들은 “어떤 타협도 협상도 없다. 미국과의 전쟁만 있을 뿐”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공격에 나설 경우 이란의 유적지를 포함한 52개 목표물에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52명은 1979년 이란에 있던 미국 대사관에 인질로 잡혀 있던 사람 수를 뜻한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이란은 더욱 분노하게 됐다.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숫자 52를 언급하는 사람들은 숫자 290 역시 기억해야만 한다”며 “이란을 절대 협박하지 말라”고 했다. 숫자 290은 지난 1988년 미군의 이란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을 뜻한다. 그해 7월 3일 미군 순양함 빈센스 호는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압바스를 떠나 두바이로 향하던 이란항공 IR655 편을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 부근 상공에서 미사일로 격추했다. 이 사건으로 여객기에 탔던 승객과 승무원 290명이 전원 사망했다. 미군은 이란 전투기로 오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가 인터뷰한 중동 문제 전문가들은 이란이 실제로 미군을 공격할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군대나 정부요인을 목표로 한 공격에 나섰지만 대부분 실패했고 이에 따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를 가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