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發 우크라이나行 보잉 737 여객기, 이륙 직후 추락

이란 국영방송 “탑승객 176명 전원 사망”…우크라 “테러 및 로켓 공격 아닌듯”

우크라이나국제항공이 운항하는 보잉 737 여객기가 8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추락했다.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여객기에는 총 176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탑승해 있었다. 생존자는 없다. 해당 여객기는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향하던 비행기였다.

이란 긴급구조팀 담당자인 피르호세인 쿨리반드는 “모든 탑승객이 숨졌다”며 “시신 수습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 운항 기록에 따르면 추락한 우크라이나국제항공 752편은 이날 오전 6시 12분 이륙해 6시 14분 교신이 끊겼다. 레이더에서 사라질 당시 비행기는 약 8000피트 고도에서 비행하고 있었다.

이날 사고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에 주둔하던 미군 기지 두 곳에 미사일 공격을 한 다음 일어났다. 7일 미 연방항공청은 미국 항공사들에 이란 상공을 비행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군사용 비행기로 오해 받아 공격을 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추락 사고가 항공 업계에도 추가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지역은 중동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항로로 가장 많은 비행기가 다니는 곳 중 한 곳이다.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이 추락사고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사고 직후 제기됐으나 당국자들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駐이란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여객기가 공격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대사관은 성명에서 “초기 조사 결과를 보면 비행기는 기술적 이유에 따른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다”며 “테러 공격이나 로켓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은 현재 배제하고 있다”고 했다. 이란 당국 역시 엔진에 화재가 발생했고 조종사가 비행기를 제어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여객기는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와 2019년 3월 에티오피아에서 추락해 운항이 중지된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전 모델인 737-800 비행기다. 두 건의 737 맥스 8 사고로 346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는 737 맥스 8 사고 원인으로 알려진 자동실속방지시스템이 장착돼 있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추락의 정확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란 방송은 기술 결함으로 비행기가 추락했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설명은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통상 비행기 사고의 경우 원인을 파악하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

이란은 항공 안전과 사회기반시설이 취약한 곳 중 한 곳이다. 이란 항공사들과 항공 안전 당국은 서방세계의 제재로 인해 새로 도입된 기술이나 부품들을 구하는데 한계가 있다.

한편 보잉은 “이란에서 나오는 관련 언론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며 “추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국제항공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보잉의 737 기종은 연이어 발생한 추락사고로 운항이 중단된 맥스 8 기종만이 문제가 아니라 전 모델인 737 NG에도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사고가 난 737-800에 문제가 제기된 적은 없었다.

이번 사고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정치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 항공사의 지분 일부분은 이호르 코로모이스키라는 사업가가 소유하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블로드미르 젤렌스키와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국제항공은 우크라이나 국적기로 1990년 출범했으나 이후 민영화됐다. 이 항공사는 테헤란과 키예프 구간 직항을 한 주 다섯 차례 운영한다. 이 항공사는 35대의 보잉과 7대의 엠브라에르(브라질) 여객기를 운항하고 있다. 이 항공사에서 큰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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