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漢(무한)폐렴'이라고 쓰면 武昌(무창)봉기나 武漢(무한)정권과 연관지어서 地名(지명)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는데 '우한폐렴'이라고 적는다. '우한'이 武漢의 중국식 발음임을 알지 못하는 이들은 애매해진다. 후베이성 우한이라고 하는데 후베이성이 湖北省(호북성)의 중국 발음임을 알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湖北省이나 武漢이라고 표기하면 좋은데 한글전용으로 한자실력이 떨어지니 중국발음을 따라가다가 아주 피곤한 언어생활을 강요한다.
한글전용의 파생인 중국 人名, 地名의 우리식 표기가 아니라 중국식 표기가 주는 혼란은 중국에 대한 지식을 약화시키고 있다. 우리식이 아닌 중국식 언어생활은 일종의 사대주의이고 한국어 파괴이다. 河北省(하북성)이라고 쓰면 황하의 북쪽, 湖北省이라고 쓰면 洞庭湖(동정호)의 북쪽임을 절로 알게 되는데, 굳이 어려운 중국식 발음을 외워도 지명에 담긴 정보를 놓친다. 洞庭湖는 감칠 맛 나는 지명인데 이를 '둥팅호'라고 하니 아름다운 뜻은 사라지고 괴상한 소리만 남는다.
杭州(항주)의 西湖(서호)는 천하절경인데, 이를 '항저우의 시후'라고 쓰면 아무 이미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洛陽紙價(낙양지가)'라는 고사성어는 어떻게 발음할 것인가. 洛陽을 '뤄양'으로 표기하면 地價는 어떻게 전달하나? 뤄양, 난징, 시안, 베이징, 서자좡이라고 쓰는 것과 洛陽, 南京(남경), 西安(서안), 北京(북경), 石家庄(석가장)이라 표기하는 것의 의미 전달력을 비교해보라.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호북성) 우한(武漢, 무한)은 중국 중부의 정치·경제·금융·문화·교통의 중심지다. 인구는 중부지역 최다(最多)로 2018년 기준 1108만 명이다. 1926년 12월부터 우창(武昌, 무창), 한커우(漢口, 한구), 한양(漢陽)을 아울러 우한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우한 폐렴’ 발생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1920년대에는 장개석(蔣介石, 장제스)과 대립했던 왕정위(汪精衛, 왕징웨이)가 세운 중국국민당 정권의 수도였다. 중국국민당 창립자 손문(孫文, 쑨원)의 오른팔이었던 왕정위는 손문 사후(死後) 장개석에게 밀려 국민당에서 위치가 불안정해졌다. 북벌기간 중이던 1927년 초 중국 공산당, 코민테른과 협력관계를 계속할 것을 주장하며 장개석에 반대해 우한에 정권을 수립했으나 지방 군벌에 쫓겨나 장개석의 남경(南京, 난징) 정부에 합류했다.
그보다 이른 1910년대에는 청(淸)나라를 멸망시키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신해혁명(辛亥革命)’의 시발점이 된 우창봉기(武昌起義, 무창기의)가 일어났다. 신해혁명은 1911년 말~1912년 초에 걸친 5개월여간 혁명에 가담한 신식 군대가 중심이 되어 무장 봉기를 통해 청 왕조를 무너뜨린 사건으로, 그 최초 발발 지역이 지금의 우한인 우창(武昌)이다.
우한은 1800년대에는 서구 열강들의 조계지(租界地)이기도 했다. 1858년 톈진(天津, 천진) 조약으로 한커우(漢口, 우한의 옛 지명)에 조성된 조계지에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이 진입했다. 장강(長江) 중류의 내륙에 위치한 도시였지만 ‘구성통구(九省通衢, 아홉 개 주의 통로)’라는 별명처럼 수운(水運)이 발달해 조계지로 설정되었다.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한 ‘우한 폐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으로,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을 일상화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각막을 통해서도 전염이 가능하므로 수영장, 목욕탕을 피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중국, 특히 후베이성(우한 지역)을 방문했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자와 접촉한 경우 질병관리본부(1339)로 신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