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공소장을 보더라도,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민정수석의 지위를 활용하여 이익을 챙긴 ‘권력형 비리’ 혐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자신의 죄가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할 만큼 대단한 권력형 범죄는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의 뻔뻔함을 다시금 되새기게 만드는 글이었다. 마치 살인을 저지른 강도가 ‘전 연쇄살인범은 아니잖아요’라고 고개를 쳐드는 격이다.
그는 지난 12월31일 뇌물수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11개의 범죄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다. 아내 정경심 교수는 14개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조국 부부에 대한 공소장을 보면, 딸을 의사로 만들고, 아들을 법조인으로 만들기 위해 이들 부부가 위조하거나 허위로 만든 문서 종류만 20건이 넘는다.
서울대 교수,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부장관의 자리까지 앉았던 자가 알고 보니 스펙 사기, 문서 위조 등 파렴치한 범죄를 지능적, 전문적으로 해온 ‘잡범’수준이다. 그런데 ‘권력형 비리는 없지 않냐’며 도리어 큰소리를 친다.
공소장에서 권력형 비리 세 가지를 찾아봤다.
권력형 비리1 :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중단 지시, 법원도 직권남용 인정
지난 17일 서울동부지검은 조국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조국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의 유재수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유재수의 중대비위 혐의를 확인하고도 위법하게 감찰 중단을 지시하고, 정상적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아 특별감찰반의 감찰 활동을 방해하고, 금융위원회 관계자의 감찰 및 인사 권한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법원도 지난 12월27일 이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기각 사유에서 “피의자가 직권을 남용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한 결과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후퇴됐고 국가기능의 공정한 행사를 저해한 사정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유재수에 대한 감찰 중단이 ‘직권남용’의 결과라는 점을 법원도 명확히 인정한 셈이다.
직권남용을 통해 ‘親文인사’에 대한 감찰을 무마시킨 죄는 명백한 ‘권력형 비리’다.
권력형 비리 2 : 부산대 장학금 부정수수
검찰에 따르면 노환중 부산의료원장(당시 부산대 교수)은 조 전 장관 딸이 2015년 3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자 후배 교수를 통해 학과장에게 자신을 조 전 장관 딸의 지도교수로 배정해 줄 것을 요청해 지도교수를 맡았다.
노 교수는 그해 5월1일 양산부산대병원장에 취임한 뒤 10월 병원에서 조 전 장관 모친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그림을 전시하는 행사를 개최하면서 조 전 장관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이는 조 전 장관도 인정한 바 있다.
노 원장은 조 전 장관 딸이 유급을 해 다시 2016년 1학기에 1학년으로 복학하자 1학기 장학금 수혜자로 지정해 2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총 6학기에 걸쳐 1200만 원을 지급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600만 원의 장학금에 대해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한 시기에 받은 장학금에 대해서만 뇌물수수 등의 혐의가 성립한다고 본 것.
장학금은 2013년 7월 노 원장 모친의 장례 부의금으로 마련한 외부장학금(‘소천장학금’)으로, 조 전 장관 딸에게 지급하기 전까지는 노 원장이 직접 수혜자를 지정하지 않고 수혜 인원을 지정하면 학교 측이 가계곤란자와 성적우수자를 선정해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조 전 장관 딸이 복학한 뒤부터는 노 원장이 직접 수혜자 1명(조 전 장관 딸)을 별도 지정했는데, 장학금 재원이 다 떨어지자 사비로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도 성적이 나쁜 딸에게 장학금 200만 원이 비정상적으로 지급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공소장에는 “피고인 조국은 딸을 통해 노 원장의 장학금 지급 사실을 알고, 저조한 성적에도 다시 장학금을 받게 된 사실에 놀라면서도 장학금과 합쳐 등록금을 납부하도록 했다”고 적시돼 있다.
조 전 장관 딸에게 3회 연속 장학금이 지급되자 노 원장은 2017년 4월 부산대 의전원장으로부터 ‘성적우수자나 가계곤란자도 아닌 학생에게 3학기 연속 장학금 수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의를 받았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 사이에 불만이 제기되자 노 원장은 조 전 장관 딸에게 ‘(장학금 수급 사실을) 다른 학생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부산대 장학위원회는 2017년 11월 장학금 기부 약정서 양식을 변경해 장학금 수혜자를 지정하려면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고, 2018년 2학기부터 변경된 양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검찰은 노 원장이 사비까지 출연해 6학기 연속 장학금을 지급한 이유를 ‘민정수석 조국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봤다. 그 근거는 이렇다. 2017년 4월 노 원장은 조 전 장관 딸을 통해 ‘(양산부산대병원장) 임기가 곧 끝나지만 1~2년 더 재직할 예정’이라는 뜻을 조 전 장관에게 전달했고, 조 전 장관이 2017년 5월11일 민정수석에 부임하자 축하 문자를 보내면서 ‘2년 더 양산부산대병원장으로 재직하게 된 사실’을 언급했다. 이후 양산부산대병원장에 연임된 노 원장은 2018년 12월 본원인 부산대병원장 공모에 도전했지만, 과거 조 전 장관 딸의 장학금 특혜 의혹 관련 투서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접수되고, 학교에서도 특혜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종 후보자 선정에서 탈락했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따라서 검찰은 노 원장이 부산대병원장 진출 등에 조 전 장관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청탁 명목으로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보고 뇌물공여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노 원장을 재판에 넘겼다.
딸의 장학금과 관련 조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이 장학금과 관련해 제가 연락을 했거나 부탁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장학금은 노 원장이 사적으로 만든 장학금이고, 성적과 관계없는 장학금이었다. 노 원장과의 만찬은 모친 그림을 기부하고 공개된 자리에서 노 원장 등 참석자들과 식사를 하고 서울로 왔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노 원장과는 ‘한 번 만난 사이’를 강조했다.
그러나 공소장에는 조 전 장관과 노 원장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도 담겼다. 조 전 장관은 딸이 복학한 2016학년도 1학기에도 저조한 성적을 받자 그해 7월경 노 원장에게 ‘여러 배려 덕분에 딸이 한 학기를 마쳤으나 다시 유급될까 봐 걱정’이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이후 노 원장은 딸의 담당 교수에게 ‘마음을 졸이고 있으니 딸 성적이 나오면 알려달라’는 취지로 부탁하고 딸이 간신히 유급을 면한 사실을 알고는 딸을 통해 조 전 장관에게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려주기도 했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한편 조 전 장관은 2013년 2월 26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대학생 딸이 가계곤란 장학금을 받은 사실이 논란이 되자 트위터에 “윤병세 장관 후보 대학생 딸, 가계곤란장학금 5회 수혜. 이건 정말 아니다! 교수 월급 받는 나는 사립대 다니는 딸에게 장학생 신청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니 이 사람은 재벌에 비하여 자신의 가계는 곤란하니 신청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권력형 비리 3 : 공직자윤리법 위반 및 사모펀드 운용보고서 위조 지시
조 전 장관은 정 교수의 차명주식 투자와 관련해 공직자윤리법상 백지신탁 의무를 어기고 재산을 허위 신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지난해 8월 인사청문회 당시 사모펀드 운용현황보고서를 위조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8월 조국 가족의 사모펀드 출자내역이 국회에 제출되고 언론에 공개되면서 ‘특정 회사에 직접 투자했다’는 등의 의혹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공소장에 의하면 조 전 장관은 “사모펀드는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 종목이 정해져 있지 않아 어느 종목에 대해 투자됐는지 전혀 모른다”는 대외 대응 기조를 정하고 코링크PE 측과 이에 부합하는 자료를 만들기로 공모했다.
△코링크PE 실사주가 조 전 장관 5촌 조카이고 △사모펀드가 가족 펀드며 △정 교수가 투자 이전부터 투자처를 알고 있었던 사실 등이 밝혀질 경우 위법행위 가능성이 염려됐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조카 조 씨와 코링크PE 이상훈 대표 등에게 ‘보고와 승인 없이 출자증서를 법무부에 그대로 제출해 의혹이 제기되게 했느냐’는 취지의 질책을 하면서, 앞으로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언론을 상대로 ‘사모펀드는 블라인드 펀드여서 출자자는 투자처를 모른다’는 취지로 해명하라” “출자자들은 펀드 투자 대상을 알지 못하고 출자자에게 고지한 적 없다”는 등의 추가 해명 요구를 해,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준비단도 허위 해명을 하게 했다.
2019년 8월19일 조 전 장관과 부인 정 교수는 언론에 배포된 코링크PE 해명자료에 ‘(5촌 조카) 조 씨는 코링크PE 실사주가 아닌 이 대표 지인’ ‘코링크PE 출자자에게 투자 대상에 대해 고지한 적 없다’는 내용이 포함되도록 했다.
청문회 당시 논란이 됐던 2019년 펀드 운용현황보고서는 청문회준비단의 요구로 코링크PE 관계자들이 마련해 정 교수의 승인을 거쳐 나온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조 전 장관이 2019년 9월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급조된 펀드 운용보고서를 제시하면서 “블라인드 펀드로 출자자에게 투자처를 알려주지 않아 처가 그 투자처를 알지 못했다”는 허위 해명을 하는 근거자료로 사용했다고 적시했다.
앞서 청문회준비단 관계자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코링크PE 대표 이씨와 연락하려고 하자, 정 교수는 이 대표와 수차 통화하면서 청문준비단 관계자에게 ‘출자자 중에는 조 전 장관 가족의 관계자가 없다’는 허위 해명을 하게 했다. 펀드 정관에도 가족 등 출자자가 노출되지 않도록 본문만 출력해 ‘원본대조필’ 도장을 날인한 후 청문회준비단에 파일로 송부하게 했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은 청문회 준비단장으로부터 이러한 허위 내용을 보고 받았을 때와 청문회 담당자로부터 “이전의 해명이 허위였다. 정 교수 등을 직접 면담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보고·건의를 받았을 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결국 조 전 장관과 정 교수는 국회와 언론의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펀드 관계자들과 협의해 허위 자료를 만들었고, 이 자료를 청문회준비단에 보내 해명하게 하거나 조 전 장관이 직접 해명 근거로 활용하는 등 ‘짜고 치는 해명쇼’를 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공소장에는 또 정 교수가 5촌 조카 조범동 씨가 운용하던 사모펀드에 투자한 사실을 조 전 장관이 인식하고 있었다는 표현이 다섯 차례 나온다. 조 전 장관은 조카 조씨가 함께 투자한 처남(정 교수 동생)에게 명절 선물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남의 투자금을 확인하기도 했고, 차명 수익에 따른 세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협의했다고 적시했다.
조 전 장관은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물론이고 제 처도 사모펀드 구성이든 운영이든 그 과정에서 알 수가 없었습니다. 관여하지도 않았습니다”라며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를 할 때 그것을 불법이라고 생각했다면 신고를 아예 안 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빨갱이들은 목이 땅에 떨어져야 바른 말 한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