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현직 부장검사가 김오수 법무부 차관에게 “법률가로서의 양심을 걸고 현 정권 비리 의혹 수사에 대한 법무부의 개입 시도 등을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정희도 대검 감찰2과장은 29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법무부 차관께”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어제(28일) 법무부가 대검 및 전국 66개 청에 ‘내외부 협의체를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언론보도를 봤다”며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사를 지휘, 감독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는데, 법무부의 지시는 ‘선거개입 의혹사건’ 등 특정 사건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고, 그러한 지시는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부장검사는 “만약 그 지시를 근거로 ‘선거개입 사건’ 등 특정 사건에 어떤 형식으로든 개입한다면 이는 검찰청법을 위반한 명확한 위법행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 대한 허위 인턴확인서 발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사건에 대해 “지난 23일 이루어진 청와대 모 비서관 기소 관련한 법무부의 감찰 검토 역시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오수) 차관님은 여러 차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셨다. 장관님은 정치인이지만, 차관님은 정치와는 거리가 먼 순수한 법률가”라며 “이런 위법에 눈감지 말고, 직을 걸고 막으셔야 했다. 더 이상 ‘법률가의 양심’을 저버리지 마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부장검사의 29일 글 전문(全文).
법무부 차관께
어제 우연히 검사내전 12회 끝부분을 보았습니다.
새로온 지청장이 틀어막던 구속영장 청구를 강행한 이선웅 검사(이선균)의 독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윗사람이 바뀌면 많은 변화가 생긴다. 어떤 사람은 그 변화에 순응하고, 어떤 사람은 저항하며 끝까지 길들여지는 것을 거부하고, 어떤 사람은 잘 대처하여 자신을 지킨다’
어제 법무부가 대검 및 전국 66개 청에 ‘내외부 협의체를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언론보도를 보았습니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사를 지휘, 감독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어제 법무부의 지시는 ‘선거개입 사건’ 등 특정 사건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고, 그러한 지시는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입니다.
만약 그 지시를 근거로 ‘선거개입 사건’ 등 특정 사건에 어떤 형식으로든 개입한다면 이는 검찰청법을 위반한 명확한 위법행위가 될 것입니다.
1월23일 이루어진 청와대 모 비서관 기소 관련한 법무부의 감찰 검토 역시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입니다. 이번 기소는 검찰청법 12조 “검찰총장은..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는 규정에 근거, 검찰총장의 지휘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기소에 대하여 감찰을 한다면 이는 적법한 기소에 대한 감찰로서 명백한 직권남용에 해당하고,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 검사를 지휘감독하는 위법행위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차관님은 여러 차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셨습니다. 장관님은 정치인이시지만, 차관님은 정치와는 거리가 먼 순수한 ‘법률가’이십니다. 이런 위법에 눈감지 말고, 직을 걸고 막으셨어야 합니다. 더 이상 ‘법률가의 양심’을 저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1월23일자 검사 인사 관련 법무부장관의 제청권 역시 제청권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한 행위로 판단됩니다.
‘우수형사부장 중용, 경향교류, 일부청 수도권 3회 제한 해제’ 등 많은 긍정적인 내용이 있음에도, 절차상으로는 검찰청법 34조1항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규정을 위배하여 검찰총장의 최소한의 유임 요청마저 묵살하고 특정사건 수사 담당자, 대검 중간간부를 대부분 교체하는 위법이 있었고, 내용상으로도 '직제개편'과 전혀 무관한 특정사건 수사담당자 등을 교체하였으며, 일부 인사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인사기준으로 삼았다는 의혹마저 있습니다.
‘검사 됐으면 출세 다 한 거다, 추하게 살지 마라’ 초임시절 어느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위법’에는 순응하지 않겠습니다. ‘가짜 검찰개혁’, ‘정치검찰’은 거부하겠습니다.
차관님, ‘법률가의 양심’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