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武漢)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연일 나오고 있다. 관광업계는 물론 제조업 부문에서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여파가 2002년부터 2003년 사이 발생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 때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사스 당시 중국이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은 미미했지만 현재는 세계 국가총생산의 약 20%를 차지한다(조정후 총소득 기준). 미국의 15%보다 높다. 경제부문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격언 중 하나는 ‘미국이 기침을 하면 세계는 감기에 걸린다’라는 말이 있는데 중국도 이런 국가가 된 것이다. 중국은 2002년 당시 세계에서 경제규모가 여섯 번째로 큰 국가였으나 현재 국가총생산 기준 2위로 올랐다. 세계 무역 부문에서는 1위다. 2002년 홍콩을 제외한 중국 본토에서 활동하는 기업 수는 700만 곳 정도였다. 현재 이 숫자는 1억5000만 개로 늘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화물 운반 전용 항구 10곳 중 7곳은 중국에 있다. 사스가 발생했을 때도 중국의 경제는 10% 성장률을 기록했다. 1989년 천안문사태가 발생하자 1990년 기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3.9%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이듬해에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바로 회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주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이번 바이러스로 인해 1%p 떨어진 4.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미국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사람의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기 전에 조사된 수치라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은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전부터 이미 2019년 기록한 6.1%보다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6.1%도 30년 사이 가장 낮은 성장률이었다. 중국의 소매판매는 올해 1분기, 전년대비 3~4%가량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12월에 기록한 전년대비 8%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친다.
실업률이 오르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가파르게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후베이(湖北)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노동자를 각 지역으로 보내는 곳 중 하나다. 그러나 현재 이들은 후베이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전직 중국 인민은행 당국자들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서비스 업종의 일자리가 5% 사라진다면 2000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뜻이라고 했다.
미 언론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를 현시점에서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2011년부터 2018년 사이 172개국에서 발생한 1483건의 전염병 발생 사례를 연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3 기준 사스로 인한 경제 피해 규모는 400억 달러에 달했다. 2009년 발생한 신종인플루엔자(H1N1) 때는 550억 달러의 피해가 있었다. 이 두 바이러스 모두 중국에서 발생했다. WHO는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에 따른 피해액은 530억 달러라고 했다.
큰 타격을 입을 업계 중 하나는 관광업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해외여행을 다니는 곳이다. 영국과 싱가포르, 호주 등의 항공사들은 중국으로 가는 여객기 운항을 모두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같은 조치가 평시(平時)에 내려진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문제 중 하나는 이런 운항 금지가 이른 시일 안에 종료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2010년 아이슬란드의 빙하 에이야파들라이외퀴들에서 화산폭발이 발생했을 때 유럽 대부분 지역으로의 비행기 운항이 중단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운항 중단은 6일 동안만 지속됐다.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당시에 미국으로의 여객기 운항이 3일간 중단된 적이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번 우한 바이러스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부문은 관광업이라고 했다. 세계적 금융기업인 시티그룹에 따르면 최근 중국 호텔의 숙박객 비율은 전년대비 45% 줄었다. 중국국제항공공사(Air China)와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의 주가는 첫 사망자가 발생한 1월 9일 이후 20% 이상 폭락했다.
2003년 사스 발생 당시 아시아 전체의 항공사들의 월별 여행객 수는 평소대비 35% 줄었다. 홍콩의 케서이패시픽 항공의 경우는 당시 80% 감소했다. 2014년 서아프리카지역에서 에볼라가 발생했을 때도 타격은 컸다. 발원지로 알려진 시에라리온으로 향하는 국제선 여행객 수는 93% 줄었다.
여행객들과 비즈니스차 출장을 가는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이 지역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계은행에 따르면 바이러스 창궐 이후 발생하는 90% 경제 피해액은 사람들이 감염을 막는데 도움도 되지 않는 행동을 해서 발생한다. 에볼라의 경우는 바이러스 발생 지역과 관계도 없는 국가에도 사람들이 찾지 않아 전체 아프리가의 관광업에 타격을 줬다고 한다. 탄자니아의 경우는 에볼라가 발생한 곳에서 3000마일 떨어져 있고 한 명도 감염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2014년 10월 기준 호텔 예약률이 50% 떨어진 바 있다.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우려해 아예 아프리카를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스의 경우도 비슷했다. 아시아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일부 항공사들이 부도를 맞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