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誌 “키 큰 사람이 대통령 될 가능성이 더 크다”

트럼프-블룸버그 싸움이 불지핀 때아닌 정치인들의 ‘키 논쟁’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미국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 공식적으로 참여했다. 19일 열린 민주당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통해서다. 이날 블룸버그는 여러 민주당 후보들의 공격을 받았다. 공격의 대상이 된 사안 대부분은 그의 정책 목표, 과거 사업 등과 관련된 일이었다. 트럼프 역시 블룸버그를 트위터를 통해 공격하고 나섰다. 공격이라기보다는 조롱(?) 혹은 모욕(?)에 가까운데, 조롱의 도구로 사용된 것은 자신보다 작은 블룸버그의 키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인의 키가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를 소개하는 통계 기사를 최신호에 실었다. 이 잡지에 따르면 키가 큰 사람이 작은 사람보다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기는 하다는 것이다. 기사 제목은 “정치에서는 키가 상관이 있다(In politics, height matters)”이다. 관련 기사를 全文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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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3일 트위터를 통해 “미니 마이크(MINI MIKE)는 5피트 4인치(162cm)로 죽은 에너지로 가득차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틀 전에는 그의 라이벌의 골프 스윙을 조롱하기도 했다. 그는 “미니 마이크는 단타자(短打者)다. 클럽 헤드 스피드(注: 스윙 스피드)도 조그마하다”고 했다. 트럼프는 물론 전 뉴욕시장이자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점쳐지는 마이클 블룸버그를 언급한 것이다. 억만장자인 블룸버그는 사실 5피트 7인치(약 170cm)이다. 그런 블룸버그는 6피트 3인치(약 190cm)인 트럼프가 조롱하는 작은 사람 명단에 추가로 오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북한의 독재자인 김정은(약 5피트 7인치, 170cm)과, 사디크 칸 런던시장(5피트 5인치, 약 163cm)을 그렇게 한 적이 있다. 이런 모욕은 트위터 같은 공간에서나 통하는 일로 대부분 무시돼 왔다. 그런데 트럼프의 이런 광적인 행동에 공식이 있을 수도 있다.

이코노미스트 키 그래프.png
출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빨간선이 미국 남성 평균키.

 

미국의 대통령들은 평균 미국인보다 키가 커지고 있다(이는 군에 입대하는 사람들의 신체검사 결과를 통해 낸 평균 키다). 마지막으로 (군입대자의) 중간값보다 키가 작았던 대통령은 1896년에 당선된 윌리엄 맥킨리였다. 키가 작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적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네덜란드에 있는 그로닌겐 대학교의 심리학자들은 2013년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1789년부터 치러진 모든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연구했다. 이 심리학자들은 키 큰 후보가 키 작은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경우가 66% 더 많았다고 했다. 또한 후보자의 키 차이가 클수록 득표율 차이도 더 벌어졌다. 재선이 치러진 해의 경우는 선거에서 승리한 사람이 패배한 후보보다 평균 2인치(약 5cm) 컸다. 이 심리학자들은 후보자들의 키가 선거 결과에 끼치는 영향은 15%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왜 키 큰 정치인들이 작은 사람들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까? 이유는 생물학적인 것일 수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 무리를 통솔하는 것은 덩치가 큰 수컷이다. 이들은 천적을 상대하는데 더 특화돼 있다. 키가 큰 사람은 자아(自我) 역시 키가 작은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강하다. 또한 더 건강하고 똑똑하며 권위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런 이유로 그들이 더 많은 표를 얻어내는 것일 수 있다.

이런 인과관계가 정반대로도 작용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선호도에 따라 한 사람의 키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1978년 1월 미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사람들은 리처드 닉슨이 지미 카터보다 키가 작다고 생각했다. 닉슨은 이 조사가 실시되기 3년 전 불명예스럽게 사임했다. 카터는 1976년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실제로는 닉슨이 카터보다 2인치(5cm) 더 컸다.

신장만 놓고 보면 민주당에서는 6피트(180cm)인 버니 샌더스와 조 바이든이 트럼프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5피트 9인치(약 173cm)인 피트 부티지지보다는 말이다. 키가 남성 정치인처럼 여성 정치인에도 영향을 끼치는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경우) 큰 정당에서 여성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것은 5피트 5인치(약 163cm)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유일하다.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유권자 표는 많이 받았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패배했다. 키가 만에 하나 영향을 준다고 가정하면, 트럼프를 이길 확률은 엘리자베스 워렌(5피트 8인치, 약 170cm)이 에이미 클로버샤(5피트 4인치, 약 160cm)보다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그에 도전하는 모든 후보들을 내려다보고 있다(키뿐만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트럼프를 무너뜨리는 일이 ‘키의 질서’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증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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