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시간 등에서 경선 승리…판세 굳혀질 수도

흑인·시골 및 교외 거주자·여성·노조들이 지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0일 열린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라이벌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큰 차이로 꺾었다. 이날 경선은 두 후보의 첫 양자대결이었다. 샌더스는 초반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마이클 블룸버그와 에이미 클로버샤 등의 중도 진영 후보들이 하차하며 바이든을 속속 지지하기 시작하자 판세가 변하게 됐다. 반면 샌더스는 좌파 성향이 짙은 후보로 분류되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하차 이후 그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다.

샌더스 후보는 자신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칭하며 급진적인 공약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전국민 의료보험과 공립 대학교 무상교육 등이 일부 예다. 그러자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샌더스가 대통령 후보로 결정되면 트럼프와의 싸움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걱정이 일기 시작했다. 샌더스는 외연 확장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 든 것이다.

10일에는 미시간과 미시시피, 미주리, 아이다호 등 6개주에서 경선이 치러졌다. 이날 선거의 하이라이트는 미시간이었다. 이날 경선이 치러진 주 가운데 가장 많은 대의원(125)이 배정돼 있었고 11월 대선을 좌우할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이날 미시간을 포함, 아이다호와 미시시피, 미주리에서 승리를 거뒀다. 노스다코타와 워싱턴주는 접전이라 한국시간 11일 4시 현재까지 승자가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샌더스가 소폭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바이든이 이날 개표가 완료된 지역에서 확보한 대의원 수는 이날 153명이다. 이를 포함하면 총 823명이다. 샌더스는 이날 89명을 늘려 총 663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이날 걸린 총 대의원 수는 365명이다. 바이든은 개표 완료 시점이 되면 더 많은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다음주에 많은 대의원 수가 걸린 플로리다에서도 바이든이 승리하면 샌더스는 그를 따라잡지 못하게 된다. 플로리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바이든이 크게 앞선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은 언더독(약자)에서 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선 승리의 배경에는 흑인과 교외 및 시골지역에 거주하는 백인들의 지지가 컸다. 노년층 역시 바이든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여성과 노조회원들로부터도 역시 많은 표를 받았다. 반면 젊은 세대와 라틴계는 샌더스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았다.

바이든은 10일 밤 필라델피아를 방문해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 바이든은 “유권자들은 내가 백악관의 체면과 품위, 명예를 회복하는 데 한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샌더스 지지자들을 향해서도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했다. “우리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다. 우리는 함께 도널드 트럼프를 무찌를 것이다.” 버니 샌더스는 이날 연설을 따로 하지 않았다.

샌더스가 미시간에서 패배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샌더스는 4년 전 힐러리 클린턴과 경선에서 붙었을 당시 미시간에서 깜짝 승리를 이끌어냈다. 미시간은 물론 미주리와 다른 중서부 지역에서도 샌더스는 클린턴을 앞섰는데 4년 사이에 여론이 바뀐 것이다. 2016년 경선 당시의 힐러리 클린턴이 올해 경선에 나온 바이든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더 많았다. 이 때문에 언론들은 중서부의 변심이 이번 민주당 경선 결과를 사실상 결정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바이든은 77세, 샌더스는 78세다. 누가 당선되든 대통령 임기 중 80이 된다. 이들의 건강상태에 대한 의문도 많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나이뿐만 아니라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 유세가 취소되는 등의 문제도 언론으로 하여금 이들 후보들의 건강에 관심을 갖게 했다. 샌더스의 지지자들은 비교적 짧고 열정이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바이든의 유세 연설 스타일을 비판해왔다. 대통령직을 따내고 이를 지킬 체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샌더스는 연설을 아주 열정적으로, 또 오래 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이들은 다음주 애리조나주에서 경선이 치러지기 전인 이번 주말 또 한 차례 토론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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