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배급제가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

20분 줄 섰다가 10명 앞에서 종료된 마스크 배급 경험해보니...

 

약국 뒤통수.jpg
마스크를 사기 위해 광화문역 인근 약국 앞에 줄 선 사람들.

 

‘마스크 대란’이라는 얘기가 연일 언론을 뒤덮고 있다. 정부는 3월 5일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3월 9일부터 시행된 정책은 이른바 ‘마스크 5부제’로 불린다. 정부가 개입해 마스크를 일반 온라인몰 등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정책이다. 이를 ‘공적마스크’라고 부르는데 개인이 한 주에 두 매를 구입할 수 있다. 개인이 구입할 수 있는 날은 한 주에 한 번씩으로 정해져 있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1과 6인 사람은 월요일, 2와 7인 사람은 화요일, 3과 8인 사람은 수요일, 4와 9인 사람은 목요일, 5와 0인 사람은 금요일에 공적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1500원이고 매일 약국마다 250매씩 배부된다. 개인이 두 매씩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125명분이 약국에 배부되는 것이다.

약국 마스크.jpg광화문 인근에서 근무하는 지인이 특정 약국에서 오늘 마스크를 판매하는데 가보라고 연락이 왔다. 이 지인과 출생연도 끝자리가 같은데 다행히(?) 이날이 우리가 공적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이었다. 이 약국은 4시부터 판매한다는 연락을 받아 4시 4분쯤 약국에 도착했다. 가보니 약 30명 정도가 내 앞에 줄을 서있었다. 인근 회사원부터 학생, 노인까지 대기자들은 다양했다. 줄은 더딘 속도로 줄었다. 10분쯤 지난 4시 13분 갑자기 앞에 있는 사람들이 빨리 없어지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이날 배부된 마스크가 동이 난 것이었다. 뒤돌아서는 사람들 가운데는 욕을 하는 사람도, 혹시 남아 있지 않을까 하고 약사한테 다시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배급과 같은 시스템을 처음 경험해봤는데 10명 앞에서 배급이 중단되니 허탈한 마음을 느끼게 됐다. 배급에 의존하는 북한이나 베네수엘라와 같은 나라에서 사는 건 어떨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 지인은 마스크 구매에 성공했다. 문 앞에 붙어 있는 ‘오후 4시부터 판매’ 안내문구를 오전에 출근할 때 미리 확인했다고 한다. 4시에 판매하는 것을 알고 미리 줄을 섰다고 한다. 3시 40분쯤 도착했는데 앞에는 30~40명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마스크를 구매하고 나온 시간은 4시였다. 약국에는 판매 예정 시간을 조금 앞두고 마스크가 배달된다고 한다. 마스크가 들어온 이후에는 그냥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약사에게 신분증을 보여주면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한다. 중복구매방지시스템을 통해 ‘이번 주를 위한 마스크 두 매’를 판매해도 되는지 확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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