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9시 대통령 집무실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30일 동안 영국을 제외한 유럽 국가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온 여행객들로부터 미국인들이 많이 감염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의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여행주의보 재조정 등의 조치는 상황을 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중국에서 창궐해 전세계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미국이 전례 없는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며 시작했다. 그는 “오늘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면서도 “미국은 전세계에서 최고로 일을 잘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러스가 번지기 시작하자마자 중국에 여행 제한 조치를 가한 점,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 최상위의 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조기에 과감한 조치를 취함에 따라 유럽보다 미국의 확진자가 명확하게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유럽을 떠나 미국으로 오는 여행객에 대한 금지 조치를 내리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우리와 똑같은 예방조치를 취하거나 중국을 비롯한 바이러스 확산 지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취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른 결과, 미국에서 발생하는 많은 확진자들이 유럽에서 여행 온 사람들로부터 감염됐다. (중략)
우리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우리 나라로 들어는 것을 막기 위해 앞으로 30일 동안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여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새로운 조치는 금요일(13일) 자정부터 시행된다. 이런 제한 조치는 상황에 따라 조정될 예정이다.
적절한 검역 조치를 거친 미국인들에게 이 조치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엄청난 양의 무역 및 화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추후 결정하게 될 품목들에도 적용될 계획이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오는 모든 물품에 대해 현재 검토를 하고 있다. 이런 조치들이 영국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무역 및 화물 등 물품도 반입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그는 얼마 후 트위터를 통해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무역은 유럽으로부터의 30일 여행 제한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제한 조치는 물품이 아닌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멈추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유럽에 대한 조치를 발표한 후 중국과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또한 우리는 중국과 한국의 상황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상황이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에 내려진 조치와 주의보 등을 조기에 해제할 수 있을지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이후 보험회사들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 치료가 보험 혜택에 해당되게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비롯한 정부기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것을 지원하는 83억 달러 상당의 예산안을 서명, 통과시켰다고 했다. 그는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경제 위기설이 돌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이는 금융위기가 아니다. 우리가 하나의 국가, 하나의 세계가 되어 함께 이겨나가야 할 일시적인 순간일 뿐이다”라고 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의 권한을 발동해 재무부로 하여금 일부 개인과 기업인들이 세금 납부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대응을 위한 예산안 책정에 의회가 협조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연설 말미에 다시 한 번 유럽에 대해 발표한 조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에 처해있다. 우리는 ‘중국에 대한 빠른 조치’라는 사람들을 살려낸 조치를 강행했다. 지금 유럽에도 똑같은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미국인의 목숨과 건강,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데 있어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안녕을 항상 최우선으로 둘 것이다.>
한편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미국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많은 학교들이 잠정적으로 휴교령을 내렸다. 일부 양로원은 방문자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회사들도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일 미국 프로농구 NBA는 이날부터 시합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했다. 유타 재즈의 한 선수가 코로나에 확진된 것에 따른 조치다. 미국 대학의 농구 경기 역시 필수 스태프와 직계 가족만 경기장에 들어올 수 있다고 밝혔다. 3월은 미국 대학농구가 전국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시즌이다.
11일 하루 동안은 많은 뉴스가 나왔는데 이중 또 하나는 유명한 배우 톰 행크스와 그의 아내 리타 윌슨이 코로나에 확진됐다는 사실이었다. 톰 행크스는 현재 63세다. 행크스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삶을 다룬 영화 작업을 하기 위해 호주에 있다가 바이러스에 걸렸다. 아내 역시 배우이다.
뉴욕시는 17일로 예정된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는 여러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행사이다. 시카고와 보스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의 대표 지역인 아일랜드 역시 퍼레이드를 갖지 않기로 했다. 이날은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인 세인트 패트릭스를 기념하는 날이다. 사람들은 초록색 옷을 입고 맥주 등을 즐기는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