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지시내 호텔 연회장에서 홀 서빙 직원으로 일하는 북한 여성. 이날은 조선족의 결혼식이었다. 가슴에는 북한 국기가 장식된 배지가 붙어있다. 2017년 10월 이시마루 지로 촬영
■ 노동자 중국 파견의 개요
우선, 해외 노동자 파견과 관련한 UN 안보리 제재에 대해 복습해두자.
・각 국가가, 2년내 북한 노동자 전원을 송환토록 의무화(2017년 12월 결의 2379호)
・북한 노동자에 대한 노동허가 발급 금지(2017년 9월 결의 2375호)
・북한의 단체 및 개인과 설립한 합작회사와 공동사업체 활동을 금지하고, 결의 채택 후 120일 이내 폐쇄(상동)
노동자 파견의 규모를 보자면, 미 국무부는 약 10만 명을 파견해 연간 5억 달러(약 6,062억)를 벌고 있다고 추정한다. (2019년 보고서) 민간단체의 평가는 3~12만 명. 차이는 있지만, 한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5~10만 명 정도가 아닐까. 주된 파견국은 중국에 이어 러시아다. 본문에서는 중국에 대해 알아본다.
취업하는 곳은 주로 의류와 신발 등을 만드는 봉제・제조 공장, 수산물가공, 서비스업이다. 지린성, 랴오닝성에서 몇 군데의 중국 기업을 취재해 보니 2017~2019년 중국 기업이 지불하는 한 달 임금은, 봉제공장이 2000~2500 중국 원, 식당 서비스업이 2500~3000 중국 원 정도(1 중국 원은 172원 / 2020년 3월)였다.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IT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종사하는 사람 중에는 남성도 있다. 덧붙여, 러시아에서는 식당 등의 서비스업에서 여성이 일하고 있지만, 건설 및 내장 공사에 종사하는 남성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북한 정권은 중국에 노동자를 파견해서 얼마만큼의 돈을 벌고 있는 것일까? 북한이 파견하는 곳은 주로 무역 상사다. 직원이 단둥(丹東), 지린성의 창바이(長白), 옌지(延吉), 혼춘(琿春) 등에서 파견 구직 영업을 하고 있다. 중국에는 공장과 호텔 등의 인력 모집을 중개하는 회사도 있다. 중국 기업은 노동자를 파견하는 북한의 업자에게 한꺼번에 임금을 지불하고, 여성 노동자들의 실제 대우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 60~80%를 국가가 착취?
여성 노동자들은 지급액의 5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를 받는다고 추측된다. 예를 들어 1인당 2500 중국 원 = 약 350 달러가 지급되고 본인이 3분의 1, 북한 업자의 경비가 3분의 1이라고 한다면, 1인당 한 달에 116 달러 수익이 된다. 5만 명이라면 1년에 6960만 달러, 10만 명이라면 1억 3920만 달러라는 큰돈이 김정은 정권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된다. 제재가 강화되기 전인 2016년의 철광석 수출액이 7441만 달러(4위)였으니, 노동자 파견의 기여도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무역 상사는 번 돈을 평양의 상부 기관에 상납한다. 하지만 금융 제재가 엄격하기 때문에, 현금을 북한으로 들고가거나 중국 내에 두고 수입(輸入) 결제에 충당하고 있다.
■ 북한 노동자를 환영하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중국 내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직장은 제조 공장이 가장 많다. 서비스업이라고 하면,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북한 레스토랑'을 상상하지만, 중국 자본 호텔에 근무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 배경에는 동북 삼성(三省)의 약 190만 명에 달하던 중국 조선족의 대 유출이 있다. 현재 조선족은 한국에 60만, 일본에 5~10만이 살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다롄 등 대도시로도 이주가 진행됐다. 따라서, 조선족이 많이 살던 지린성의 연변조선족자치주, 랴오닝성의 선양(瀋陽), 단둥에서는 젊은 조선족의 공동화(空洞化)가 심각하다. 그만큼 조선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젊고 부지런한 북한 여성 노동자가 환영받는다. 한국인 관광객과 조선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 꼼짝달싹 못하는 여성 노동자들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여성들은 집단 생활하고, 북한식 '조직 활동'을 유지한다. 2017년 늦가을, 필자는 옌지 시내의 중형 호텔에 근무하는 여성 종업원을 취재했다. 식당 영업이 끝난 밤 11시 전, 25명 정도의 여성 종업원이 모두 방한용 상의 차림으로 호텔 입구에 집결한 뒤 대열을 짜서 걷기 시작했다. 따라가 보니, 15분 정도 떨어진 오래된 아파트 거리에 들어섰다. 다음날 아침 호텔 앞에서 기다리니 8시 지나서 마찬가지로 대열을 짜서 돌아왔다.
지난해 9월, 단둥의 중국 자본 '북한 레스토랑'에서 취재 겸 식사를 했다. 손님은 드문드문 20명 정도로, 종업원은 한가한 모습이었다. 동행한 중국 조선족 지인이 종업원 중 한 명을 빈방으로 불러서 물어보니, 다음과 같이 말했다.
"22살에 중국으로 와서 5년이 지났다. 비자는 만료됐지만, 지배인이 그대로 남으라고 한다. 밖에도 못 나가고, 가족이 만나고 싶어서 평양으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여권은 중국 입국 직후에 지배인에게 맡겨졌다. 식당에서 주 1회 생활총화(반성 집회)와 사상・정치학습을 한다. 담당 보위원(비밀경찰)이 있어서, 개개인의 행동을 기록한다. TV는 북한 방송만 나오게 돼 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에서 나올 때, 가게에서 기르던 개가 밖으로 튀어나왔다. 종업원들은 '돌아와'라고 부를 뿐, 아무도 가게 밖으로 개를 쫓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취재에 한해, 북한 여성들이 매춘에 종사하는 것 같은 사례는 1건도 없었다.
■ 제재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응
중국 당국의 대응은 '제재 이행'과 '묵인'을 구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UN 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합작기업의 폐쇄 기한이었던 2018년 1월 9일, 랴오닝성 선양시의 북중 합작인 칠보산호텔은 문을 닫았다. 후에 중국 독자로 바뀌었다. 북한 국내에서 조사해 보니, 각지에서 합작 해체와 철수 정보가 잇따랐다. 무산의 철광산과 혜산의 구리광산 등에는 기업 안에 합작기업화한 부서가 있었는데, 모두 해체됐다고 한다.
전면적인지 알 수 없지만, 취업 비자의 갱신 및 신규 발급은 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조사 결과, 많은 허점을 이용해 북한 노동자 채용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중 하나가, 비자가 필요 없는 '도강증(渡江証)'의 활용이다. 정식 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민 국경 통행증'이다. 중국에서는 '중조변경지구 출입경 통행증'이라고 부른다. 체류 30일 이내에서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을 제한하는 간이 여권 같은 것으로, 이것이 취업에 활용된다. 이밖에 예능비자, 유학비자, 기술연수비자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들어 지린성 투먼(圖們)과 랴오닝성 단둥에서, 기한이 만료되어 일단 귀국한 뒤 즉시 재입국하는 여성 노동자 집단의 모습이 목격되었다. 이 정보를 KBS에 제공했더니, 앞서 소개한 '시사기획 창' 프로그램의 취재팀이 작년 11월 말 투먼에 가서 수백 명의 여성이 빈손으로 북한에 출국했다가 바로 돌아와서 버스에 타서 투먼의 공업단지에 들어가는 과정을 촬영했다. 이 공업단지에서는 2000~3000명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은,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고픈 중국 기업과 외화난에 시달리는 김정은 정권을 배려해서, 취업비자 신규 발급과 갱신은 중단하면서도 자격 외 활동은 묵인하고 있다. 앞으로도 '제재는 준수하고 있다'라는 명분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 북한 국내의 파견 노동자 선발
2019년 11월, 북한 국내 취재협력자에게 의뢰해 함경북도, 양강도, 평양의 파견 노동자 선발에 대해 조사했다. 역시 내각(內閣) 주도로 시행되고 있는 실태가 밝혀졌다. 우선 임업성, 관광관리총국, 무역성 등 중앙의 행정기관이 파견 인원수의 큰 틀을 정한다. 그리고 평양과 지방의 산하 기관(각 기관의 지방 부서, 무역 회사, 외화벌이 기관 등)에 할당해서 모집・선발 절차에 들어간다. 해외 파견을 희망하는 사람은, 소속 직장과 조직의 추천을 받은 뒤, 해당 지역의 보위원과 보안원이 확인하고 이력서를 제출한다.
신청은 시와 군, 도를 거쳐서 중앙의 행정기관(예를 들어 성(省))에서 비준(승인)을 받는 구조이다. 임업성의 모집을 예로 든다면, 도(道)의 임업총국을 거쳐 도당간부인 해외파견지도원이 개별 면접해 '문헌(文獻, 신상명세서를 의미)'을 확인하고, 성으로 돌려보내 담당자와 보위성의 비준을 받는다.
파견되는 사람은 '현직(現職) 확인서'라는 서류에 담당 보위원, 보안원, 소속 기관 책임자, 거주 지역 인민반장의 '보증 사인'을 받는다. 별도로 세 명의 보증인도 필요하다고 한다. 본인의 이력서와 가족 친척 관계도도 제출한다. 집안에 한 명이라도 탈북자가 있으면 파견이 허가되지 않는다고 한다.
"선발 기준의 첫째는, 철저하게 계급적 기초(성분과 가족의 이력)에 따른다. 사촌 안에 비법월경자(탈북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불가능하다. 기혼 여성이라면 자녀가 두 명 이상 있어야 한다. 건강 진단 및 전염병과 에이즈 검사를 받는다" (함경북도의 취재협력자)
"식당 등 서비스업은 기준이 엄격하다. 신장 규정은 160cm 이상. 외모에 따라 158cm도 허용된다. 무역 회사와 외화벌이 회사 간부의 자녀들이 주로 선발된다. 노래와 악기, 춤에 뛰어난 사람은 별도로 우대받는다. 각지에 있는 예술 학원 학생도 우대 선발된다" (양강도의 취재협력자)
해외 파견은 일반 사람들에게 꿈과 같은 일이다. 대부분 돈이 있는 사람이나 간부의 자녀들이라고 한다. 부모는 외화 수입도 기대하지만, 딸에게 '외국물 먹이는' = 외국 체험을 시켜주고 싶어서 뇌물을 주고서라도 보내고자 한다고 한다.
"우리 집에는 돈도 힘도 없지만, 토대(계급적 기초)가 좋고 딸이 예뻐서 중국에 갈 수 있었다. 평생 한 번도 비행기를 못 타고 외국에 못 갔던 부모처럼 살지 말고, 밖에 나가 눈을 크게 떠준다면 기쁠 것이다" (중국에 딸을 보낸 양강도의 어머니)
양강도의 협력자에 따르면, 본인 수중에 남는 돈은 월 300~500 중국 원 정도다. 중국 체류 기간은, 북한 측 내규로 공장 노동자는 1년~1년 6개월이고 식당 종업원은 2년이다. 연장도 된다고 한다.
■ 귀국 후에는 엄격한 억압과 감시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중국 식당에서 2년 근무를 마치고 2019년 초에 귀국한 여성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중국에서 귀국한 뒤 3일 동안 당위원회와 청년동맹(여성의 경우, 고급중학생 이상이거나 미혼 유직자가 소속한 조직)에서 '자체 검토서'를 쓰게 했다고 한다.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저지른 잘못을, 자기비판하는 형식으로 쓰는 것이다. 본인에 의한 자기평가와 현지 감독자의 보고가 합쳐져 평가된다. 사소한 잘못도 적어야 한다. 외국풍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받았다고 한다.
한편, 공장 파견 노동자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이들은 '기술 노동자'라고 불린다. 함경북도 새별군과 나선시의 피복공장에서, 한 개의 작업반이 집단으로 파견된 경우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