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프랑스 연구진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코로나 걸릴 확률 적은 듯”

“니코틴이 코로나의 숙주 세포 결합 막고 과잉 면역 반응 억제?”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한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제목은 ‘뜻하지 않은 동맹-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코비드-19에 걸릴 확률이 적어 보인다’이다. 이 기사는 최근 파리의 한 병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 대 비흡연자의 비율을 전체 환자 중 흡연자 대 비흡연자의 비율과 비교해봤을 때 감염된 흡연자의 비율이 현저히 적다. 관련 기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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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성인 인구 네 명 중 한 명이 담배를 피운다. 많은 사람들은 4월 말에 발표된 연구진들의 연구 결과에 놀랐다. 2월 28일부터 4월 9일 사이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삐띠에 살페트리에르(Pitié-Salpêtrière) 병원을 방문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비드-19) 환자 482명 중 5%만이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었다는 내용이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프랑스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 환자들 중 흡연자의 비율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지역에서 나온 통계를 종합하면 코로나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중 흡연자의 비율이 비흡연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논문을 발표한 삐띠에 살페트리에르 병원 연구진은 흡연자들이 코비드-19에 걸릴 확률이 “훨씬 더 적다”고 했다. 이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의료계에서는 매우 의외라고 덧붙였다(注: 일반적인 질병의 경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증세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정부 역시 흡연자를 비롯한 비만자, 임산부 등을 코로나 바이러스의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바 있다).

(注: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국가들 역시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적다고 했다. 이에 따라 흡연자 관련 통계가 공개된 국가들을 찾아보니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학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이 3월 말 중국의 코로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1000명의 환자 중 12.6%만이 흡연자였다. 중국의 흡연율은 약 28%로 알려졌다. 파리에 있는 여러 병원들도 관련 통계를 집계했다. 코로나로 입원한 1만1000명의 환자 중 8.5%만이 흡연자였다. 프랑스의 흡연율은 약 25.4%다.)

흡연자들이 코로나를 발병시키는 원인인 사스-코브-2의 감염을 처음부터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우고 연기를 내뿜는다. 이 때문에 코와 입 안에 있는 점막으로 전염되기 쉽다.  그러나 코로나에 감염된 흡연자들의 경우는 증상이 크게 악화될 확률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증상이 악화된다고 하더라도 비흡연자보다 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흡연자들은 (코로나에 걸렸다고 해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입원한 환자 통계에 잡히지 않았을 수 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하면 담배를 피우는 과정 중 코로나를 방어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원인은 니코틴이다. 이런 가설을 소개하는 뉴스는 산불처럼 빠르게 번졌다. 담배에서 인위적으로 추출된 니코틴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프랑스의 보건부는 관련 제품의 온라인 판매를 4월 24일부로 금지시켰다. 이 제품들은 금연을 하려는 사람들이 찾는 제품들이었다. 약국의 경우는 개인 한 명당 한 달치분만을 판매하도록 제한됐다. 삐띠에 살페트리에르는 보건부의 허가를 받아 임상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계획은 코비드-19 환자와 일선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그리고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니코틴 패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실험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는 다른 플라시보 효과가 있던 통제 그룹과 비교될 계획이다(注: 플라시보 효과는 의사가 효과 없는 가짜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했는데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이다).
 
니코틴은 사스-코브-2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CE2로 불리는 단백질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 단백질을 숙주로 삼아 세포에 접근한다. 일부 연구진들은 니코틴이 ACE2에도 달라붙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 바이러스가 (니코틴이 이미 달라붙어 있는) 이 단백질에 달라붙는 것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염증이 생긴 창자를 니코틴이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는 가설도 있는데 이런 가설에 따르면 니코틴이 염증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프랑스는 (니코틴) 관련 실험을 3주 후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니코틴에 또 다른 치료 효과가 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 증세가 심한 환자들의 경우 ‘사이토카인 폭풍’의 피해자들이 많다. 이는 과잉 면역 반응, 즉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토카인은 신호 분자이다. 병원균과 싸우는 백혈구를 감염 부위에 있는 곳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이런 세포가 한 번에 너무 많이 분비될 경우 몸 안에 있는 정상적인 조직을 공격할 수 있다. 미국 뉴욕주의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의 분자생물학자 제이슨 셸저는 담배의 생리학적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니코틴이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하도록 하는 과정을 방해해 피해를 줄이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연구진은 담배가 코로나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금연운동가들은 이런 주장이 나왔다고 해서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운 좋은 흡연자들이 코비드-19로 인한 최악의 결과는 피했을 수 있지만 이들이 이를 위해 오랫동안 고민을 한 뒤 흡연해왔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따라 삐띠에 살페트리에르에서 관찰한 내용이 (코로나와) 전혀 무관한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또한 이들의 후속 연구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보는 것을 막아서도 안 될 것이다. 담배에 있는 니코틴이나 다른 화학물질이 치료방법으로 이어진다면 인류는 전세계 흡연자들에게 감사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자신들을 엄청난 규모의 유행병학 실험의 우연한 기니피그(실험대상)로 만들어준 것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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