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日成이 죽었다면 숨겨야 할 것 아니냐>
1986년 11월17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전 11시37분까지 全斗煥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金日成 사망설에 따른 대응책을 점검하기 위한 비상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고도의 기만 전술… 전쟁에 대비하라
대통령: 오늘 갑자기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이북의 金日成이 죽었다는 미국측으로부터의 통보가 와 있어서 군과 관계 기관에서는 어제와 오늘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분석해보니 심상치 않은 판단이 나오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상황을 국무위원들이 이해할 필요도 있고 보고를 통해 잘 듣고 각자가 의견을 개진해서 관계된 대비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집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 회의는 국내에선 알려져도 좋지만 대외적으로는 자극을 줄 수가 있으므로 알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張世東 안기부장, 吳滋福 합참의장, 崔侊洙 외무 장관 순으로 보고)
대통령: 립시 사령관이 우리 합참의장에게 정식으로 직접 전화 연락해 온 겁니다.
(張世東 안기부장의 분석 보고에 이어)
吳滋福 합참의장: 金日成 사망설은 권력 투쟁 암투의 대외 돌파용이거나 허위일 경우에는 모종의 음모가 농후합니다. 북괴는 84년 이후 전투력의 65% 전진 배치와 미그 23기, 화학탄 확보로 언제든지 선제 기습 공격을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10만 특공대, AN 2기 500대로 특수부대 동시다발 침투가 가능합니다. 신예 항공기를 이용, 통치 기구 등의 마비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공격의 경우에는 땅굴을 이용한 침투로 테러 활동과 납치 도발, 혼란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군의 대비 개념은 金日成 사망이 사실이든 아니든 한미 연합으로 전면전과 비정규전에 동시 대비, 민관군 총력전 태세를 갖추는 것입니다. 최고의 경계 태세 유지를 조치 중입니다.
崔侊洙 외무 장관: 미국측으로부터 金日成 사망설을 뒷받침할 정보는 아직 입수되지 않고 있습니다. 던롭 참사관이 미주국장에게 여러 정황을 종합,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전화로 알려왔습니다. 외무부는 재외 공관에 이를 염두에 두고 정보 수집에 나서도록 했습니다. 결정적 징후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릴리 주한대사에 심리전 수단 확성기로만 나오는 것이 수상쩍다. 어떤 음모의 징후로 보인다는 분석을 제시하고 가장 위험한 시기라는 판단과 최고도의 경계 태세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金完鎬 내무 장관: 16일 오후 2시부터 검문 검색 강화와 주요 시설 보호 경비, 해안 경비 강화를 지시하였습니다.
李雄熙 문공 장관: ○○일보가 金日成 사망설을 보도하였습니다.
대통령: 확인은 안 되었지만 일단 사실 보도는 필요하다고 보오. 金日成이가 죽으면 그 이상 좋은 일은 없지. 金日成이가 죽었다면 다음이 누구든 북한에는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이고 권력 투쟁이 심각히 전개될 겁니다.
어느 국가든지 그 나라의 국방 안보면에서는 위험한 요소가 1만 분의 1이라고 해도 나머지 긍정적인 1만은 제쳐두고 1의 위험 요소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어제 저녁 내가 국방장관, 3군 총장,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오늘 새벽 2시20분까지 청와대에서 진지하게 토의도 하고 합참의장이 보고한 내용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내가 사실은 주요 군지휘관, 참모들을 토요일 오전 10시에 청와대로 불렀습니다. 내가 그 자리에서 군이 형식적으로 이북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할 것이 아니라 완전히 일전을 각오할 대비를 하라고 지시했어요. 왜냐하면 외국 신문에 이북이 작년에 남침할 계획을 했었다고 하고 최근에 金日成이가 소련을 방문한 것, 그리고 금강산 댐 공사에 착수한 사실 등을 종합할 때 금년 겨울이 아주 중요하다고 내가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북에서는 우리 군이 동계 작전과 야간 작전에 약하다고 평가하고 있어요. 겨울이 되어야 도하(渡河), 전차 기동이 용이한데 이북은 자동화된 무기를 갖고 있어 동계가 유리할 거다, 금년 겨울과 내년 겨울이 특히 중요하다고 내가 군에 지시했습니다.
金日成 안 죽은 듯
대통령: 일요일 낮에 처음 보고를 받고 金日成이가 죽었다니 얼마나 신이 나겠어요. 오후에 보고를 다시 받아보니 신빙성이 50대 50이라고 해요. 문제는 정보의 출처입니다. 이게 중요해요. 미국 정보를 권위 있게 생각했는데 신빙성이 없어. 그네들 출처가 방송이야. 미국 사람들은 방송을 듣고 문제 의식을 가진 거요. 미국측은 이북의 방송이 시를 낭독하는데 무거운 음악이 나온다는 점을 관찰했어요.
평양이 뭔가 문제는 있는 것 같아. 金日成이가 죽었건 살았건 우리 입장에선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각 부처는 지금부터 전시 체제로 근무해야 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북이 기어드는지 몰라요. 이번 일요일까지 전 국가 사무실에서 자면서 교대로 대기하도록 해요. 전 정부가 전시 체제에 대비해서 근무하는 겁니다. 언제든지 벙커에서 근무할 준비를 하도록 하시오.
상식적으로 보면 공산국가는 국가원수가 계획된 임기를 마치지 않고 도중에 병사를 했을 경우에는 다음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그 사실을 보안에 부치는 것이 관례입니다. 자유민주주의의 체제에서는 언론이 특종을 찾아서 죽기 살기로 취재 경쟁을 하다 보니까 보안 사항도 캐내고 말지만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설사 金日成이가 죽었다고 칩시다. 40년간 절대권력을 쥐어온 金日成이가 죽었다면 내부에서 난리가 나지 않았겠습니까. 초상을 치르기 위해서라도 정신없이 사람들이 왔다갔다 할 것 아닙니까. 내가 지시하려고 했는데 외무 장관이 보고를 아주 잘했어요. 어제 하루종일 북경이나 모스크바에서 무슨 움직임이 있었다면 서방 언론이 제일 먼저 취재해서 보도가 됐을 겁니다.
내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기간에 모스크바에서 지도자 두 명이 죽었어요. 브레즈네프가 죽은 지 3~4일 후에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때에도 사망설은 바로 보도가 됐었어요. 당시 모스크바에서는 답변을 하지 않다가 방송에 장송곡부터 나왔어요. 그 다음 안드로포프가 권력을 잡았는데 이틀 후에 발표가 났어요.
그러니 金日成이 죽었다면 공식 발표는 하지 않더라도 북경이나 모스크바의 외신이 그걸 모르겠습니까. 누구를 후계자로 시키기 위해서라도 소련과 협조를 할 것이므로 알려지게 돼있어요. 그런데 아무 데도 잡히는 데가 없어요. 이상하게도 전방의 심리전 확성기에 나왔습니다. 국가원수가 죽었다면 군의 경계 강화부터 조치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아무 움직임이 없지 않습니까. 좋은 일도 아닌데 그들의 군인들이 보안을 하면 몰라도 왜 우리한테 확성기로 알려주느냐 이거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요. 새벽 1시, 새벽 3시에 확성기 방송을 한다니… 방송을 하더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해야지 밤중이나 새벽에 왜 그런 방송을 하나, 이상하지 않느냐 하는 겁니다. 우리한테 알려주어서는 안 될 일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한테 먼저 가르쳐 주고 있다, 이거예요. 그러면서 평양은 조용하고 정상적이에요. 그러므로 이것은 사전 계획에 의한, 어떤 음모에 의한 심리전이라고 봐도 무리한 판단은 아니라고 나는 봅니다. 金日成이가 죽었으니 쳐 올라오라고 하는 것인지. 조기(弔旗)도 그래요. 우리 모든 군이나 국가 지도부에서 축하주나 마시고 방심하도록 긴장을 이완시켜 경계심을 없애고 뭔가를 하려는 심리전을 하고 나서 기습적으로 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따져보면 그렇게밖에 생각 안 돼요. 죽었다면 권력 싸움과 내부 취약점을 가리기 위해 외부에서 단서를 찾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란이 전쟁을 하는 것도 호메이니의 집권을 위해서가 아닙니까. 金日成이가 죽었든 살았든 우리로서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고 나는 봅니다.
金이 죽었든 살았든 무력 도발에 대비해야
金日成이가 지난번 모스크바에 갔을 때 대남 공작 총책인 許談(허담)이 따라갔어요. 카운터파트가 없는데 許가 모스크바에 갔다는 것은 외교 관례상 안 맞는 일이고 대남침투 공작 때문에 교섭하러 간 것 아니냐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상황을 볼 때 金日成 사망설은 좋은 징조가 아니라 심각한 징후라고 여러분이 인식해야 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 문제를 너무 자극적으로 얘기하면 경제에 영향이 있을 수 있어요. 우리는 金이 죽었느냐 살았느냐를 논할 필요가 없습니다. 죽으면 축하주 한잔 들 만하지. 안 죽고 혼란을 주는 거라면 우리가 거기에 말리면 안 됩니다. 군대란 행동을 계획적으로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휴전선의 이북 전 부대가 20분 내지 30분의 시차를 두고 방송을 하고 새벽 5시에 어디 하는 식으로 지역별로 하는데 이것은 대남 심리전입니다. 金이 죽었든 살았든 정부는 이북에 뭔가 무력도발의 계획이 있다는 걸 확실히 알아야 됩니다.
전쟁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챙겨야 합니다.
경계근무도 각 부처별로 조를 짜서 차관보, 국장들이 교대로 대기해야 됩니다. 조금 장기화할 수도 있어요. 내일 모레 수요일까지 흔적이 없으면 金日成은 안 죽은 겁니다. 그때는 군의 심리전 차원이 됩니다. 군의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책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조용한 가운데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걸 강조합니다. 장관들이 책임지고 회의를 해서 부하직원들한테 얘기를 해주시오. 확실하게 지시해서 근무 체제를 그렇게 해나가야 됩니다. 질문 사항이 있습니까.
金日成 사망설의 최초 보고
金日成 사망설에 관한 최초 보고는 11월16일 일요일 낮 12시경, 全 대통령은 출처가 불확실한 점에 비추어 대남침략을 위한 심리전으로 보고 대비하라고 조치했다.
<金日成 사망설로 내각 사퇴하라고 하니……>
1986년 11월20일 목요일 저녁 6시부터 밤 7시50분까지 청와대에서 全斗煥 대통령은 崔圭夏 전 대통령, 許政, 尹致暎, 李澔, 丁一權, 申鉉碻, 朴忠勳, 李內燾, 洪鍾仁, 柳達永, 李春基, 劉彰順, 金東里 위원 등 국정 자문위원들을 초대해 저녁을 대접하였다.
북은 뭔가 행동을 할 겁니다
대통령: 金日成 사망설은 내가 첫 보고를 일요일 낮 12시경 경호실장을 통해서 받았습니다. 내가 사실은 그 전날 15일 오전 10시에 군의 주요 지휘관들을 청와대에 모아 회의를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여러 가지 상황을 점검해보니 이북이 금강산 댐을 만든다든지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서 금년 겨울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다 하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금년 겨울이 중요하기 때문에 동계 기간에 군에서는 완전히 전투준비 태세로 들어가라, 전시에 가까울 정도로 대비 태세를 갖추라고 내가 지시했습니다.
그 다음날 金日成이가 죽었다는 보고가 온 겁니다. 그날 오후 4시쯤 해서 경호실장이 와서 확률이 50대 50인 것 같다고 해요. 처음에는 100%인 것 같이 보고가 됐었는데 신빙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일요일밤 8시경부터는 휴전선에서 대남 심리전 확성기 방송에 나오는데 金日成이가 죽었다고 하고 장송곡도 나온다고 했습니다. 밤 10시 반에 그때까지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사무실에 나와서 회의를 하고 있다고 해서 내가 모두 본관으로 오라고 해서 상황 분석을 해보자고 했습니다.
내가 평양 방송에는 나온 게 없느냐, 모스크바나 북경에서는 반응이 나온 게 없느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하기에 내 판단으로는 죽지 않았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것은 첫째, 군사 행동을 전제로 한 고도의 대남 심리전이라고 내가 분석했습니다. 저들은 특공대를 넣어 군사 행동을 시도하는 국부 지역에 군사 행동을 시도하려면 우리가 먼저 북침을 했다는 식으로 덮어씌우기 위한 상황을 조성할 겁니다. 이북은 만반의 준비가 다 되어있어요. 모든 전투부대의 65%를 작년까지 전방에 배치완료했고 공격 준비를 위한 부대 이동을 완료해놓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침하는 데에 부대의 추가 이동이 필요 없이 현 위치에서 그대로 할 수가 있습니다.
이북은 AN 2기 250대, 특공부대 10만 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북이 판 땅굴이 몇 개는 더 있습니다. 이것은 현대적인 과학 장비로도 찾기가 힘듭니다. 지금이라도 땅굴을 통해 지상으로 밀고 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비행기로도 AN 2기나 헬리콥터로 수십만 명이 삽시간에 침투해 올 수 있습니다. 그걸 하기 위해 金日成 사망설로 우리가 북침을 먼저 했다는 구실을 삼으려 하는 것이 아니냐고 처음에 내가 판단했습니다. 중앙 방송에서는 다루지 않고 전선에서 확성기를 통해서 金日成 사망설을 방송하는 것은 기만전술이라고 보았습니다.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태도를 바꾸어서 안 죽었다, 방송한 적도 없다고 나오려고 할 거라고 본 겁니다.
우리가 아시안게임으로 국위가 오르니 이것을 확 뒤집고 우리측이 말하는 금강산 댐도 거짓말이다, 하는 식으로 정부 신뢰를 실추시키려는 작은 저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처음부터 결론을 내린 것은 金日成이는 살아있다, 이것은 고도의 심리전이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요일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 반까지 수석들과 군 참모총장들을 불러 대남 심리전이니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내가 지침을 주었습니다. 내가 오늘 새벽에도 확인하고 돌아왔는데 정부는 월요일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갔고 군은 일요일부터 비상태세에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확인된 것이 아니니까 수요일까지 지켜보자, 그때까지는 죽었든지 살았든지 확실히 나온다고 했습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심리전을 하는 것이니 국방부 대변인으로 하여금 사실 발표를 하도록 했습니다. 정부에서 발표를 하지 않으면 이상한 유언비어도 있을 수 있고, 국민들한테도 사전 대비케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표하라고 한 겁니다. 그랬는데 화요일날 金日成이가 나와서 몽고 대통령을 영접했어요.
金正日은 무슨 짓 할지 몰라
대통령: 金日成 사망설은 이북의 거의 전 사단에서 방송을 했습니다. 새벽 3시에도 확성기 방송을 계속했어요. 아무리 공산주의 사회이지만 신과 같이 모시는 국가원수가 험한 꼴로 죽은 것처럼 심리전을 하겠느냐, 따라서 확실히 죽은 것 같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나는, 방송이 전방에 있는 대남 확성기 방송이고, 金日成을 일반 상식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대남 심리전이 틀림없으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방부도 그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金日成이가 죽었다고 하니까 우리 국민이 어른이고 아이고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르고 술집에서 ‘축 金日成 사망’이라고 술도 한잔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나타났으니 국민이 실망했나 봅니다. 국회에서 야당이 한 소리가 바로 북괴의 대남 심리전에 말리는 짓입니다. 국방부에서는 金이 죽었든 살았든 정부가 대비하고 있으니 안심하십시오 하는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야당에서는 내각이 총사퇴하고 총리와 국방 장관이 사과하라는 건데 내각 총사퇴를 하면 그게 바로 이적행위입니다.
국회에서는 초당적으로 그런 심리전을 할 수 있느냐, 이북과는 대화가 안 된다 하는 걸 새로 확인해야지…. 저들은 금년 겨울 뭔가 행동을 하려고 할 겁니다. 그런 계획이 없이 이 따위짓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나는 그렇게 보고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면 세계 정세는 모르더라도 생존권이 달린 중요한 문제는 여든 야든 정세 판단과 인식은 같이해야 됩니다. 우리나라에 친 金日成주의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어요. 그걸 국민들한테 알렸는데 내각이 왜 총사퇴를 합니까. 그런 방송을 시키는 것, 이것은 외국의 전문가들도 판단 못 합니다. 이북이 국제 고립과 경제 파탄을 모면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것은 막강한 군사력을 써먹는 것밖에 없습니다. 정규전을 하면 미국이나 소련이 개입되니 비정규전을 시도할 겁니다. 캐나다 정규군이 9만 명인데 이북이 10만 특공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대단한 규모입니다. 이북이 한국 군복과 미국 군복을 2만 명 분 이상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것만 내려와도 쑥대밭이 됩니다. 비정규전이 그렇게 무서운 겁니다. 쳐놓고는 우리가 먼저 쳤다고 할 거고 성사되면 그렇게 하고 실패하면 내무 문제라고 얘기할 게 뻔해요. 내구 국무회의와 군에도 얘기했는데 나라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국가를 보위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만 가지가 긍정적이고 한 가지가 부정적이고 불리할 때는 만 가지는 제쳐두고 그 한 가지에 대처해야 됩니다. 그 한 가지 때문에 당하는 경우게 세계 전사에 아주 많습니다. 군은 경찰도 마찬가지지만 지금 전국적으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염려되는 건 가스 탄입니다
대통령: AN 2기는 소리도 잘 안 납니다. 일제 대 글라이더와 성능이 비슷한 겁니다. 공산권에서 만든 건데 9명 내지 10명, 13명까지 태울 수 있어요. 아주 얕게 뜨고 운항거리가 부산까지 왔다갔다 할 수가 있어요. 그게 산에서 날아오는 경우에는 때리기가 어렵습니다. 300대만 떠도 400명이 왕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땅굴이 있고 스커드 미사일과 가스 탄이 있습니다. 이 가스탄은 냄새를 맡으면 즉사합니다. 조그만 게 15분만 지나면 흔적이 없어지는데 몇 초 내로 다 죽습니다. 몇 년전에 그걸 250톤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더 많아졌을 겁니다. 이북이 없는 돈에 이북 통포들을 굶겨가면서 그런 걸 준비했는데 악에 받치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더 있겠습니까.
金日成이는 6·25도 해봐서 무서움을 알기 때문에 전쟁을 심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金正日은 어릴 때부터 불가능이란 걸 모르고 컸으니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지금 과학이 얼마나 발전했습니까. 가스 탄을 수류탄이나 포탄에 넣어서 쓸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염려하는 게 가스 탄입니다.
崔圭夏 전 대통령: 그걸 막는 방법이 있습니까.
대통령: 방독면과 방독의가 있습니다. 옛날 가스 탄은 방독면으로 충분했지만 요즘 것은 보호의가 있어야 됩니다. 값이 비쌉니다. 이게 우리 민족의 비극입니다. 남북간 긴장은 어느 대보다 고조되고 있다고 봅니다. 가스 탄은 폭탄으로 투하하지 않는다면 큰 위협은 안 되지만 특수부대가 와서 던질 때 큰 피해를 낼 수 있습니다.
<金日成 사망설과 땅굴 비화>
1986년 11월27일 정오부터 오후 2시20분까지 全斗煥 대통령은 청와대에 중앙 언론사 사장들을 점심에 초대했다. 참석자는 金聖悅(동아), 方又榮(조선), 李鍾基(중앙), 李振義(서울), 鄭九鎬(KBS), 黃善必(MBC), 鄭泰演(K.T), 金在鳳(매일경제), 崔在旭(경향), 金昌悅(한국), 李光杓(연합), 李揆行(한국경제), 韓鍾愚(K.H) 사장과 李雄熙 문공부 장관 등이었다.
알고도 못 찾는 게 땅굴입니다
대통령: 얼른 생각하면 아무리 북한이라도 자신들이 신과 같이 받드는 金日成이를 심리전에 이용할 수 있느냐고 볼 수도 있어요. 더구나 평양의 중앙 방송은 아무 말 안 하는데 휴전선에서 대남 확성기를 통해 군인들이 우리한테 먼저 알려주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생각할 수 있어요. 무언가 벌어지고 있는데 전방 지역이 반 金日成파이고 이들이 평양을 장악하고 있는 金日成파와 내부 권력 투쟁 때문에 먼저 전방에서 외부로 알려서 세계에다가 기정사실로 만들어 반대파에서 잡으려는 권력 투쟁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그날 국방부 장관과 각군 참모총장들도 오시라고 해서 새벽 2시 반까지 회의를 했어요. 보고를 다 받고 나서 나는 金日成이가 죽지 않았고, 앞으로의 군사행동을 전제한 고도의 심리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북괴는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짓을 하니 어렵지만, 우리는 상식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문공부 장관: 그 이후 金日成 사망 문제와 금강산 댐에 대해서 북괴 방송은 지금까지 전혀 언급이 없었습니다.
대통령: 전문가들은 이북이 파놓은 땅굴이 18개라고 하고 있어요. 땅굴을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내가 1사단장을 할 때 제3땅굴을 발견했어요. 김부성이가 그것을 설계했는데 그 사람이 월남해서 설계도까지 가져다 주었어요. 장소를 알고 벌집을 쑤시듯이 3년 이상을 팠습니다. 그런데도 못 찾고 갔어요. 내가 1사단장으로 가서 땅굴을 주운 셈입니다. 우리가 땅굴을 찾기 위해서 파고 있는 것을 저쪽에서 다 봤어요. 3, 4년이 되도록 못 찾으니까 안심하고 다시 시작한 모양이었어요. 그래서 저 사람들이 밤에 폭약을 터뜨린 것 같아요. 그것이 새벽 3시쯤이었는데 우리 수색 소대가 매복을 나가 있는데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 같은 것이 우리가 뚫어놓은 구멍으로 올라온 겁니다. GP에 있는 병사가 가봤는데 그 전에 판 구멍에 뚜껑을 씌워놓은 곳에서 돌멩이 같은 게 날라왔어요. 이것을 두고 수색 소대 연대장은 땅굴이라고 주장하고, 땅굴 전문가들은 아니라고 맞서 논쟁이 붙었어요.
허위 보고라고 벌 받을 뻔했던 땅굴 발견
그동안 그렇게 땅굴 옆을 팠는데도 아무것도 안 나왔다던데 땅굴로 볼 수가 없다는 거지. 우리 사단 병사들이 간첩들과 교전을 해놓고 그것을 입증할 피해 상황이 없으니 거짓말로 땅굴이라고 보고를 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을 받았어요. 우리 사단의 관계자들이 허위 보고로 처벌을 받을 뻔했어요. 실제로 우리 부사단장이 정보참모부에 불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미군들한테 한 구멍만 더 파보자, 다시 테스트해보자고 해서 미국 사람들이 며칠간을 파고 특수 카메라를 지하에 넣어 찍어보니 땅굴이야. 그렇지만 지하에는 층에 변화가 많아요. 자연적인 굴도 있을 수 있다는 거요. 그래서 하나를 더 파야 된다고 해서 한 달이 걸려서 구멍을 파고 두 달 만에 귀퉁이를 파서 카메라를 넣어보니 진짜 땅굴이었어요. 카메라가 귀퉁이에 20cm정도가 물려서 겨우 찾아낸 거였어요. 땅굴 찾아내는 공사가 대단해요. 뻔히 알면서도 못 찾습니다. 지하라는 게 내려가면 화강암 등 층이 있어 암석의 강도에 따라 시추에 굴절이 생깁니다. 오차가 1m가 나도 계산해낼 방법이 없어요. 안 뚫어 본 데가 없는데도 못 찾았었어요. 그래서 저들이 판 땅굴이 임진강 밑으로 이쪽까지 나와 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땅굴을 판다면 1000분의 2.3의 구배로 파올라와야 돼요.
북괴가 할 수 있는 것이 땅굴을 이용하는 방법과 23개 특공여단, 독립 정찰대 등입니다. 군사 지식이 조금만 있는 사람이면 특공여단이 많은 것은 비정규전에 대비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어요. 캐나다의 정규군이 9만 명인데 이북의 특공 병력만 3개 군단에 10만 명이라면 대단한 규모예요. 그러면 이와 같은 특공부대를 왜 만들었겠습니까. AN 2기로 게릴라를 침투시키거나 우리가 쳐놓은 방책선을 야습을 해서 뚫으면 하룻밤 사이에 서울까지도 침투 할 수 있습니다. 밤에 무장병력 수만 명이 나타나 봐요. 金新朝(김신조) 일당 21명만 나타나도 천지가 뒤집어지는데….
바로잡아주고 물러날 생각
대통령: 댐도 그래요. 판문점에서 남북한 간에 접촉을 가끔 합니다. 그런데 저자들이 200억 톤 규모로 댐을 쌓는다고 했어요. ‘돈도 없으면서…’라고 반신반의했었는데 정식으로 시작해 버렸어요. 자기들의 공식 발표로는 11월21일에 기공식을 했어요. 전 국민이 궐기대회를 하고 세계 여론이 비등하자 일체 함구령을 내렸어요. 그러면서 공사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올림픽 전에 반드시 무엇인가를 할 것으로 나는 봅니다.
북괴가 볼 때 金日成주의가 확산되어 조금만 더 지지가 확산되면 자동적으로 통일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어요.
이번 겨울과 87, 88, 89년이 중요한 시기예요. 민주주의를 천 번 만 번 떠드는 것보다 권력을 쥔 집권자가 스스로 내놓는 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내 개인적인 철학과 소신은 변함이 없어요. 나는 거기에 정치의 큰 가치를 두고 있어요. 평화적인 정부 이양이라고 할 때 평화적이라는 말이 무엇이겠습니까. 조용한 가운데 국민이 불안을 느끼지 않고 누가 책임을 맡아도 안보 위협이 지금 이상 높지 않고, 사람이 바뀌어서 나라 발전에도 중단이나 후퇴가 오지 않고 지속이 되도록 여건이 조성되었을 때 넘기는 것이 평화적인 정부 이양입니다. 폭력과 혼란 속의 이양은 평화적인 정부 이양이 아닙니다. 폭력이 수반되는 가운데 정권을 잡으면 국민에게 불안과 불행을 주고 오래 가지도 못합니다. 정치 권력의 하나의 원리가 그렇습니다. 폭력에는 폭력이 수반됩니다.
어느 정당이나 정치인이 합리적, 합헌적으로 기존의 헌법을 고치지 않고 그것을 무시하는 언동을 하는 것은 말로는 헌정 질서를 무시하는 언동이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혁명이요, 거기에 폭력이 부가되면 폭력혁명이 됩니다. 올림픽을 눈앞에 놓아두고, 시끄러운데도 그냥 나가버리면 좋은 지도자, 헌법을 잘 지킨 지도자라는 말은 들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내가 물러나고 난 다음 올림픽은커녕 사회가 혼란하고 국민이 신변에 위협까지 느끼게 될 때 과연 내가 잘하는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바로 잡아주고 나가야 하느냐, 그러려면 맞아 죽을 때까지 못 나갈지도 몰라요.
지금이 정기 국회 회기중이에요. 12월18일까지 국회가 열려 있어요. 민주주의는 의회주의가 아닙니까. 무슨 일이든지 의회에서 갑론을박해야지, 국회 회기 동안에 재야와 학생을 동원해서 밖에서 일을 저지르겠다는 것은 보수 정당으로서 자격도 없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포기하는 정치입니다.
합의가 안 되면 피차 노력을 해서 되도록 해야지. 헌법특위도 원래는 만들지 않으려다가 당에서도 건의를 하기에 해 주었더니 야당은 여기에 한 번도 안 나오고 밖에서 떠드는 것부터 합니다. 나는 ‘민주화’라는 용어를 싫어해요. 어떤 문제든 개념에 의해 인식이 되고 용어에 따라 그 인식이나 해석이 달라지는 겁니다. ‘민주화’라는 용어 자체에 문제가 있어요.
우리 언론은 주체성 살려야
29일의 서울 대회는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겁니까. 그리고 그 저의가 무엇이겠어요. 그런 대회를 한다고 해서 헌법이 고쳐질 수 있나요. 헌법은 국회 의석이 3분의 2가 안 되는 한 누구도 고칠 수가 없어요. 내가 개헌을 못 하고 있지 않아요? 집권자가 자꾸 헌법을 바꾸니까 5공화국 헌법은 꼼짝 못 하게 해놓았어요. 그 헌법을 만들 때 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었고 대통령이 될 계획이 있었다면 대통령 마음대로 고칠 수 있도록 했을지도 몰라요.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는 힘이 없어요. 미군이 철수한다면 당장 이북과 붙어도 안 돼요. 경제도 외채가 있고, 적어도 우리나라 경제가 국민 총생산 2000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는 되어야 공산주의가 맥을 못 추게 되어있습니다. 아직 서민층이 너무 많으니까 어려운 사람들은 잘못하면 잘사는 사람들을 적대시합니다. 어느 나라나 어느 정부도 모든 국민을 다 잘살게 할 수는 없어요. 다 못살게 할 수는 있습니다.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공산화되어가는 것을 비호하면 그냥 안 놓아둡니다. 그것만은 용서하지 않겠어요. 공산화 학생을 비호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됩니다.
나는 임기를 정해놓고 하루하루 걸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내 나이 지금 쉰 다섯인데 쉰일곱에 대통령 임기가 끝나지만 나이로도 어중간한 나이예요. 쉰일곱부터 대통령을 하면 좋은 나이입니다. 나는 한 번 약속한 것은 지키겠어요. 이 전통을 세우겠다는 의지, 이것 하나를 언론이 못 밀어줍니까.
내각책임제를 하고 내가 당총재를 하면 영구 집권을 한다고 하는데 그런 무식한 소리가 어디 있어요. 설사 내가 당총재를 한다고 하더라고 그것이 어떻게 집권입니까. 당의 총재지.
우리 언론은 주체성을 살려야 해요. 과거 미국이나 일본에서 공부를 한 사람들은 미국 언론에 나면 할아버지 말씀같이 다투어 쓰고 하는데 우리가 예속국이 아니지 않아요. 경제 사회의 발전, 국력 신장을 위해서는 진정한 풍토에 맞는 민주주의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내정 간섭이 없어야 합니다. 내가 대통령이 될 때 글라이스틴 대사가 있을 때 이러쿵저러쿵 딱 두 번 얘기 한 적이 있어요. 그 이후 오늘 이 시각까지 미국 사람들이 나보고 정치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시오 하는 말이 한마디도 없었어요. 그런 면에서 나는 속이 편하게 지내왔어요.
나라를 침몰시키는 것도 언론
좋든 싫든, 밉든 곱든 미국이 소련보다 강해야 합니다. 소련을 견제하는 힘이 있어야 우리가 안정을 유지할 수 있어요. 소련으로서도 한반도가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역사적으로나 현재와 미래에도 이 한반도는 소련이 전략상 놓칠 수가 없어요. 진해나 부산에 소련이 막 들어오게 되어보시오. 미국이 약하게 되면 일본도 친소 국가로 전락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 우리의 자식과 후대를 살리기 위해서 소련과 일전 불사할 정도로 우리 국력이 올라갈 때까지 우리가 잘해야 합니다. 우리가 국민소득 1만 달러만 되면, 앞으로 20년 30년 후 그렇게 될 수도 있어요. 지금의 우리가 잘해주면 됩니다. 신무기와 첨단 기술을 가지면 함부로 칠 수가 없어요. 스위스가 그 좋은 예입니다. 군사력이 굉장히 강해요. 크기는 경상남북도만 한데 2차대전 때 독일이 스위스를 우회해서 갔어요. 우리는 거기에 비하면 매우 큰 나라입니다. 우리 국민은 기질이 강하고 똑똑하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언론에서 주체성을 살려야 해요. 미국인에게는 고개를 숙이고 잘 봐달라고 하면 비겁한 사람입니다. 당당하게 다질 것은 다지고 들어가야 존경을 받아요. 우리나라를 보호하는 것도 언론이고 스스로를 침몰시키는 것도 언론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