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변호인인 척 쿠퍼는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백악관 vs. 존 볼튼”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백악관이 존 볼튼의 회고록 출판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 핵심이다. 그는 약 4개월 동안 볼튼과 백악관 원고 검열 담당 직원이 오랜 시간에 걸쳐 수정에 수정을 반복했고 볼튼은 백악관의 지시를 거의 다 수용했다고 했다. 쿠퍼는 볼튼이 백악관의 지시사항을 다 따랐음에도 출판을 막는 행위는 “‘안보’를 구실로 삼아 볼튼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그를 검열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의 이런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책은 (예정대로) 6월 23일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의 기고문 全文을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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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튼이 ‘상황이 벌어진 방: 백악관 회고록(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이라는 책을 출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 책은 3월에 출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판사인 사이먼앤슈스터는 출간일을 애초 계획보다 3개월이나 뒤인 6월 23일로 미루게 됐다. 두 차례나 출간을 연기해야만 했다. 이 책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원고 사전 검토(prepublication review)’ 절차를 밟아야 했기 때문이다.
사전 검토의 목적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기밀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규정에 따르면 이런 사전 검토는 ‘특정인에 창피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는 사용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사전 검토 절차를 이번 책의 경우 그러한 목적으로 사용했다. 백악관의 이런 시도는 관련 규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볼튼 씨에게 보장된 수정헌법 1조와 5조에 위배된다(注: 수정헌법 1조는 자유로운 종교활동, 언론의 자유, 출판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다. 수정헌법 5조는 개인에 대한 적법절차와 일사부재리의 원칙 등을 보장한다.)
18개월 동안 트럼프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볼튼은 기밀을 공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변호사인 나에게 백악관 NSC 선임국장인 엘렌 나이트에게 원고를 보낼 것을 지시했다. 나이트는 NSC 직원이 작성한 문건 등의 사전 검토 절차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나는 지난해 12월 30일 원고를 나이트에게 전달했다. 당시는 미국 하원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키고 상원이 볼튼을 증언대로 부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올 때였다. 볼튼의 원고에는 탄핵의 이유가 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챕터(장, 章)가 있다. 트럼프와 보좌진들이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사전 검토를 지시한 것은 명확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이트에게 볼튼의 원고를 제출하며 사전 검토와 관련된 규정을 언급, 이를 시행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련 규정은 당국자가 “특정인에게 창피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정보를 기밀로 처리하거나 “안보 관련 국익을 지키는데 필요하지 않은 정보의 공개를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나이트는 사전 검토의 유일한 목적은 기밀이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내게 말했다.
그 후로 이뤄진 일들은 아마도 NSC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집중적인 사전 검토 절차였을 것이다. 볼튼과 나이트는 거의 4개월동안 500쪽에 달하는 원고를 네 차례 검토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놓고 얘기를 나눌 때도 있었다.
제1 라운드는 탄핵 재판이 진행되던 1월 23일에 시작됐다. 나이트는 나에게 “볼튼의 원고에는 중대한 양의 기밀 정보가 담겼다”며 “책 출판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을 돕기 위해 수정해야 할 원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며칠 후, 잡지사인 베니티페어는 “대통령이 그의 정적(政敵)들에 대한 복수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기사는 대통령이 ‘정적 명단’을 만들었고 “볼튼이 최상위에 올라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볼튼에 대한 (복수) 작전 중에는 나이트가 1월 23일 작성한 편지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 기사는 “대통령은 볼튼이 범죄 수사를 받는 것을 원한다”고도 했다.
트럼프의 탄핵이 기각된 지 이틀 뒤인 2월 7일. 나이트는 “반복되는 절차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가 볼튼을 만나 기밀 사안이 언급된 부분들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를 직접 나누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다”고 했다. 당시 백악관은 NSC 직원이 팻 시폴론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볼튼의 책에 대한 보고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을 때다. 시폴론은 탄핵 재판에서 대통령의 변호인단을 이끈 인물이다.
볼튼과 나이트는 2월 21일 만났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사전 검토 절차에 직접적으로 끼어들었다. 트럼프는 보좌관들에게 자신은 존 볼튼을 반역자로 보며 백악관을 떠난 직원이 안보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기밀 누설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책의 출판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TV 뉴스 앵커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 책의 출판을 막을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야 그(볼튼)는 책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볼튼과 나이트의 미팅은 네 시간 동안이나 이어졌다. 나이트는 “초고에 담긴 세 개의 챕터에 대한 사전 검토 결과를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했다. 볼튼은 나이트가 갖고 있는 우려들을 직접 손으로 적었고 그가 적어 나간 내용은 다섯 쪽 분량이었다. 3일 후. 나이트는 당시 만남이 “가장 생산적이었다”며 “초고에 남아 있는 다른 부분들을 논의하기 위해 한두 번 더 만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편지를 보냈다.
볼튼과 나이트는 3월 첫째 주 세 차례 만났는데 10시간 이상이나 시간을 같이 보냈다. 앞서 다루지 않은 부분인 원고의 11개 챕터에 담긴 내용 중에서 나이트가 우려하는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볼튼은 34쪽의 노트를 적어 나왔다. 볼튼은 나이트의 지시사항과 자신이 메모한 내용들을 토대로 원고를 수정했다. 볼튼은 3월 9일 14개 챕터를 모두 수정한 원고를 다시 백악관에 제출했고 반복되는 검토 절차의 제2라운드가 시작됐다.
볼튼이 나이트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3월 27일이 되어서였다. 나이트는 “최근 제출된 수정 원고에서 기밀과 관련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당신의 노력에 감사하다. 대다수의 수정 사항들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항들을 보호하기 위해 추가 수정 작업이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수정이 필요한 내용에 대한 설명을 돕기 위해 수정이 필요한 부분과 단어 및 표현을 바꿔야 하는 부분들에 대한 리스트를 전달하겠다”고 했다.
나이트는 17페이지 분량의 의견과, 질문, 단어 및 표현 변경 제안, 그리고 외부에 공개된 자료들 중 참고문헌으로 사용될 수 있는 리스트를 보내왔다. 볼튼은 주말 동안 이를 검토해 3월 30일에 모든 요청을 충족한 답변을 보냈다. 볼튼은 나이트가 제안한 사항들과 표현을 바꾸라는 요청 등을 거의 모두 따랐다.
원고 검토의 제3 라운드는 4월 13일에 시작됐다. 나이트는 전화통화를 통해 볼튼이 3월 30일에 제출한 수정 원고 중 우려스러운 부분들을 언급했는데 수정 요청 사항이 과거보다는 확연이 줄었다. 볼튼과 나이트는 관련 수정을 하는 것에 동의했고 재수정한 원고는 4월 14일 나이트에게 전달됐다.
4월 13일 전화통화 당시 나이트는 전체 원고를 다시 한 번 검토하겠다고 했다. 자신이 빠뜨린 것이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최종 검토 이후 두 차례의 전화통화가 이어졌다. 4월 21일과 4월 24일의 전화통화다. 나이트는 당시 전화통화에서 최종 수정 내용 등을 논의했다. 볼튼은 4월 24일 수정을 요구받은 내용을 다시 수정해 제출했다. 4월 27일, 나이트는 “이게 내가 교정을 보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길고 많은 노동을 필요로 했던 절차가 끝이 났다.
그러나 볼튼이 언제쯤 책을 출판할 수 있다는 편지를 받을 수 있느냐고 묻자 나이트는 애매한 답을 내놨다. 백악관에 있는 익명의 직원들과 책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고 내부적 절차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나이트는 출판을 승인하는 편지는 이날 오후에 준비되거나 오늘이 끝나기 전에는 어떻게 될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6주가 흘렀지만 볼튼은 출판을 허가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지 못했다. 볼튼은 5월 7일 이후 나이트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우리는 6월 8일 백악관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듣게 됐다. 존 아이젠버그 NSC 부고문은 편지를 통해 볼튼의 원고에는 기밀 정보가 포함돼 있고 이 책을 출판하는 것은 볼튼이 한 기밀유지 약속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막바지 단계에 와서 또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4개월 간에 걸친 집중적인 검토 절차가 끝난 뒤에 일어났다. 또한 백악관의 오랜 침묵 뒤에 일어난 일이다. 아이젠버그가 편지에서 언급했듯, 언론이 볼튼의 책이 6월 23일에 출판될 것이라 보도하고 이런 사실이 백악관에 전달된 후의 일이다. 이는 ‘안보’를 볼튼을 검열하는 ‘구실’로 사용하려는 명백한 시도다. 또한 볼튼이 대중들이 원하는 사안들에 대해 말할 수 있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런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볼튼의 책은 6월 23일 출간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