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볼튼 新刊 출판 허가…국가기밀 공개 가능성은 인정

트럼프 “큰 승리 거둬…폭탄 좋아하는 볼튼에 폭탄들이 떨어질 것”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지방법원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출판을 막아 달라는 미국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23일 출간 예정인 볼튼의 회고록 ‘사건이 일어난 방-백악관 회고록’에 국가 기밀이 다수 담겨 있다며 출판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법원은 이미 책 내용의 일부가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됐고 수십만 부가 인쇄 과정을 이미 거쳐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출간을 막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책 내용에는 국가 기밀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볼튼이 추가적인 법적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토요일인 20일 오전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법원은 법무부가 볼튼의 책 내용 중 국가 기밀에 해당된다는 내용 등을 검토했다. 또한 볼튼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직을 맡을 당시 기밀을 유지하겠다고 서명한 내용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검토했다. 법원은 19일 오후 정부 측 변호인단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책에 담긴 기밀 등을 직접 확인했다.

램버스 판사는 “수십만 부의 책이 전세계에 유통됐고 언론사에도 많이 전달됐다”며 “(이미) 피해는 발생했고 현상유지 상태로 되돌릴 방법은 없다”고 했다. 그는 “볼튼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두고 도박을 했다. 책에 기밀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그의 주장이 맞다면 (출판을 강행한) 그의 선택이 맞다. 그러나 그가 틀렸다면 인쇄 계약을 통해 얻은 이익을 잃게 되며 자신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또한 조국(祖國)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면서 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볼튼은 틀렸다”고 했다. 볼튼의 책 내용에 기밀이 담긴 것은 맞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판사는 “그러나 이런 사실들이 (법무부의 출간 금지) 소송의 결과를 좌우하지 않는다. 정부는 출판 금지 요청을 통해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램버스 판사는 볼튼이 선인세로 받은 200만 달러를 반납해야 하는 등 법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램버스는 볼튼이 국가 기밀 유지 서약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재판도 맡게 된다. 램버스는 “볼튼은 국가 기밀 유지 서약을 위반하며 기밀을 공개했고 이를 통해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한 볼튼이 책 출판이 지연되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면 출판사를 통해 출간을 강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소송을 제기했어야 했다고 했다. 앞서 볼튼 측은 2019년 12월 30일부터 약 4개월 동안 백악관 원고 검열 담당 직원의 지시에 따라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을 수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검토가 끝났음에도 출판 승인 허가를 내려주지 않아 출판을 강행한다고 했다.

볼튼의 변호인인 찰스 쿠퍼는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쿠퍼는 “존 볼튼 대사의 책을 억압하려는 정부의 시도를 법원이 막아낸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볼튼이 기밀 유지 서약을 위반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이에 대한 사실들이 추후 정확히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볼튼 책의 출판사인 사이먼앤슈스터도 성명을 내고 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이 출판사는 “우리는 검열과 출판을 사전에 막는 행동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수정헌법1조를 지켜낸 법원의 결정에 감사하다”고 했다. 또한 “대중들이 볼튼 대사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있었던 일의 기록들을 읽을 기회를 갖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법원이 자신의 손을 들어줬다고 했다. 그는 “볼튼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물론 책은 많은 사람들과 언론에 전달되고 흘러 들어갔기 때문에 존경받는 판사가 (출판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법원이) 기밀 유지 위반과 돈과 관련해 강력한 성명과 판단을 내놨다. 볼튼은 법을 어겼고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폭탄을 떨어뜨려 이들을 죽이는 것을 좋아한다. 이제 폭탄들이 그에게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볼튼의 변호인 측은 백악관의 사전 원고 검토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의 사전 원고 검토 담당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속인 엘렌 나이트였다. 나이트는 NSC 직원이 작성한 문건 등을 사전에 검토하는 사람이다. 나이트는 원고 검토가 끝났다고 했지만 출판을 승인한다는 확인은 주지 않았다. 볼튼 측 변호인은 백악관이 NSC 소속인 마이클 엘리스에게 2차 검토 절차를 맡겼다고 한다. 엘리스는 이 과정에서 기밀이 포함된 부분을 6곳 이상 확인했다고 한다. 볼튼 측 변호인은 엘리스가 볼튼의 원고 검열 이전에는 원고 사전 검토 관련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백악관이 트럼프가 창피를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 검토 절차를 정치화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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