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복무에 관한 내부 문서의 제1페이지. 촬영 아시아프레스
"일부러 이러한 교재를 만들어 정치 학습까지 하는 건, 그만큼 군복무 법령을 무시·위반하는 사례가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발생한다는 방증이다"라는 것이, 군복무 경험이 있는 탈북자가 문서를 읽은 감상이다.
2012년 12월 열린 제10기 6차 최고인민회의(국회에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제정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사복무법〉(이하 군사복무법)을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철저히 주지시키는 것이 이 문서의 목적이다. 이 법의 제정에 따라 북한에서는 〈전민군사복무제〉가 선포됐다. 즉, 전 국민이 정규군 또는 예비군, 민간무력조직 중 하나에서 군사에 종사할 것을 명문화한 셈이다.
북한의 조선인민군 병력은, 2019년판 방위백서에 의하면 약 110만 명이다.(실제는 70만 명 미만이라고 추정하는 연구자도 있다) 이는 북한 인구의 4.5~5%에 이른다. 이외에 예비역이 470만 명, 민간무력조직인 노농적위대가 350만 명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정규 병력은 2018년 62.5만 명)
정규 병력이 인구의 5%라는 건, 일본으로 치면 630만 명에 해당한다. 이 방대한 병력을 어떻게 확보할지는 김정은 정권에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 조선인민군이 체제 운영의 요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국내의 취재파트너에게, 6월 초 한 지방의 군복무 담당 부서에 가서 신병 보충 실태를 조사해달라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후술한다. 2020년 남자의 군복무 기간은 13년, 여자는 8년이었다. 북한 청년의 대부분은 정말 가혹한 청춘 시절을 보내야 한다.
내부 문서와 국내 조사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입수한 내부 문서에서는, 먼저 김정일의 말을 인용해 국방과 군복무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2012년 제정한 〈군사복무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안타깝게도 북한 당국은 이 법률을 비공개로 하고 있어서 한국의 연구 중에서 법문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 문서는 '대외비', '비밀', '극비' 등의 취급주의 표시가 없는 일반 문서다. 그 때문인지 오탈자가 간혹 보인다. 국가 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탈북자는, 내부 문서에 '오타는 간간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문서는 "노동당의 선전선동부원이나 직장의 선동 담당자가, 간부나 일반 노동자를 대상으로 학습 강연을 하기 위한 교재일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내부 문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괄호 안은 필자에 의한 부기(附記)이다.
◆남자는 의무제, 여자는 지원제 명기
〈…공민은 군사등록을 제때에 하며 입대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군사복무법 제 3조~제9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규제되여있다〉
국가는 전민군사복무제물 실시한다.
초모(입대)년령에 해당되는 공민은 군사복무를 하여야 한다.
16살에 일류 공민은 군사등록이동수속을 하여야 한다.
직장을 옮기는 공민은 군사등록이동수속 을 하여야 한다.
군사등록을 한 25살까지의 남성공민은 입대하여야 한다.
필요에 따라 18살까지의 녀성공민도 입대할수 있다.
입대하려는 공민은 기관, 기업소. 단계의 추천을 받아야한다.
기관, 기업소단체는 입대하려는 공민의 준비정도를 정확히 평가하여 추천하여야 한다.
입대하려는 공민은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해당 군사동원기관과 인민병원은 신체검사에서 발견한 공민의 질병을 재때에 치료하여 입대시켜야 한다.
◆해설
북한의 의무교육제도는 유치원 1년, 소학교 5년, 초급중학교 3년, 고급중학교 3년으로 총 12년이다. 고급중학교 3학년이 된 16살에 군사등록이동 수속을 하고 다음 해 졸업 후 입대 준비가 시작된다. 입대는 만 17세로, 남자는 의무제이며 25세까지 입대. 여자는 지원제로 18세까지 입대할 수 있다고 한다.
군사동원기관은 각지에 있는 〈군사동원부〉이다. 인민무력성의 대열보충국 산하의 병역 사무를 담당하는 부서이다. 고급중학교나 배치된 직장에서는, 〈군사동원부〉와 병원과 서로 연계하며 입대 절차를 진행한다. 이어서, 내부 문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의가 나타난다.
◆부정한 입대 기피를 시사(示唆)
군사등륙을 제때에 하며 신체조건을 잘 갖추는것은 인민군대의 입대에서 나서는 선차적요구이며 선결문제이다. 그러나 지난 시기 일부 청년들속에서는 직장에 새로 들어가거나 직장을 옮길 때 군사등록사업과 이동수속을 제때에 하지 않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또한 체중이 모자라거나 질병을 가지고있는 청년들의 부모들은 자식들을 건강하게 키우고 병치료를 잘 하여 입대조건을 충분히 갖추도록 하는데 커다란 관심을 돌려야 한다.
◆해설:군입대는 굶주리는 것 = 북한의 상식
이 부분에서 신병 보충이 원활하지 않은 현실을 엿볼 수 있다. 북한에서는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진학하거나, 직장에 배치되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어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하면 군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
인민군에서 10여 년에 이르는 병영 생활이 가혹하다는 것은 북한 사회에서 상식이다. 입대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양실조로 폐인처럼 되어, 영양 공급을 위해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지금도 드물지 않다. 군대에 가는 것이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피폐를 수반한다는 사실을, 북한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가 식사 사정이 좋은 부대에 배치되도록, 혹은 입대 자체를 피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사용하게 됐다. 〈군사동원부〉 담당 간부에게 뇌물을 주거나 의료기관과 짜고 있지도 않은 병을 만들거나 해서 군복무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부터 만연하고 있다. 진학에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돈이 가장 중요하다.
"군복무를 하지 않으면 노동당 입당과 출세는 절망적이지만 요즘 젊은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 돈의 힘을 잘 알아서,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버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라고 국내 취재파트너는 말한다. 시장경제 전성시대에 성장한 신세대의 의식은 과거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이 〈법해설제강〉에 의한 정치학습 강연이 3월에 열린 것에 대해, 아시아프레스의 탈북기자이며 군복무 경험이 있는 강지원은 이렇게 말한다.
"3월은 신병 입대가 다가오는 시기이다. 아이를 대학에 보내려고 병으로 입대를 연기하거나, 기피하는 부모가 2월 말부터 늘어난다. 강연은 부모에 대한 경고, 또는 자녀에게 군복무의 중요성을 교육하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저런 군대가 적화통일!? 고양이가 황소대가리 무는 격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