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쓸쓸한 生을 담았던 육신이
오늘 영원히 이 땅을 떠났습니다.
사흘 전,
한 많은 90년 세월을 조용히 접으신
탈북 국군포로 이 모 어르신이
오늘, 의장병조차 없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셨습니다.
내리쬐는 햇살에
나뭇잎마저 축 처져
풀이 죽어있던 시각,
코로나를 핑계로
조포 한 발 없이
예식 아닌 예식 시늉도 안 내고
몇 분 되지도 않는 유족을 남긴 채
그렇게 허망하게
이승을 떠나가셨습니다.
국가유공자를 이렇게
홀대해서 보내도 되는 건지요…
어르신이 중공군의 포로가 된 것이
1953년 7월 14일이니
딱 이주만 견디셨으면 좋았을 것을.
마지막으로 중공군이 발악을 하던
김화지구에서 한밤중에 포로가 되어
52년 동안 아오지탄광에서
그 힘든 강제노역을 당하시다,
'예서 죽으나 가다 죽으나
어차피 죽은 몸'이라는 생각에
75살의 노구를 이끌고 스스로 탈북.
딱 15년 동안
조국과 가족 품에서 사시면서도
북녘에 두고 온 가족이
헐벗고 굶주릴 걱정에
하루를 천년처럼 지내시다
오늘 오전,
그 고통스런 육신을 훌훌 벗어버리고
백선엽 장군님 뒤를 따라가셨지요.
어르신의 뒤를 끝까지 살펴주신
울산대 교수이신 정수한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장님,
존 차 물망초 미주본부장님,
윤상구 물망초 홍보위원님,
조대현 부장님과
이재준 팀장님,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우리의 티끌같은 정성이
의장병도, 조포도 없이
먼 길을 다시 떠나시는 어르신께
작으나마 위안을 드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조촐한 금화규 한송이를 바칩니다.
어르신,
오늘만 홀대를 받으신 것도 아니고
조국에 오셔서도 그림자처럼
장막 뒤에서 살아 오셨는데...
오늘 일,
너무 노여워마시고
육신의 굴레에서 벗어나
모든 근심 걱정 다 내려놓시고
이젠 그만 편히 쉬세요.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