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한미군사훈련 중단 결정

볼턴 회고록의 고발
볼턴 회고록 독후감(2)

황당무계한 한미군사훈련 중단 결정 과정


2018년 6월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김영철이 백악관을 찾아와 트럼프를 만났다. 미국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믿기지 않는 말을 했다. 한미군사훈련을 축소시킬 의향이 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볼턴 회고록에 담긴 여러 특종거리 중 하나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북한정권의 억지 논리를 수용하는 순간이었다. 트럼프는 북한정권의 대변인처럼 한미훈련이 북한에 자극적이고 돈이 많이 든다고 하였다. 방어훈련이 자극적이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회담을 앞두고 그것도 적(敵)에게 털어놓아 가장 중요한 카드를 무효로 만든 것이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이 순간이 최악이었다고 썼다.
<북한 측은 미국의 최고사령관으로부터 한반도의 군사력이 협상대상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그 전에 우리는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고 부인해왔는데. 이는 문재인 같은 햇볕정책론자들의 입장에서도 큰 양보였다. 한국의 좌파들이 햇볕정책이란 판타지급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은 주한미군이었다. 만약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한다면 그때서야 그들은 자신들의 어리석음이 몰고올 결과를 자각하고 두려워할 것이다.>
문재인의 멘토 그룹에 들어가는 정세현 민주평통 부의장은 최근 "미국이 아무리 섭섭해도 주한미군 철수 못한다"는 요지의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 문재인 정권의 핵심에 들어가 있다는 주사파, 즉 김일성주의자들의 반미성향을 볼 때 미국을 괴롭혀 스스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안전할 것이다.
싱가포르 회담에서 김정은은 이미 김영철로부터 보고를 받았을 트럼프의 약점을 파고든다. 그는 북한에는 강경파가 있다면서 한미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완전히 없애주어야 자신의 입장이 편하겠다고 한다. 이어서 판문점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 이야기를 꺼냈더니 이는 미국이 결정할 문제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注-이게 사실이라면 문재인은 국군통수권자로서 자격이 없다). 트럼프는 기다렸다는 듯이 한미군사훈련은 자극적이고 돈이 들고 시간 낭비라고 했다. 이어서 이런 딜을 할 줄 모르는 장군들을 무시하고 자신이 결정을 하겠다고 하더니, "회담이 신뢰속에서 이어지는 기간엔 훈련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기분 좋게 김정은이 미국의 돈 낭비를 줄여주었다고 농담했다.
김정은과 김영철은 함께 웃었다. 트럼프는 옆에 있던 폼페오와 켈리(비서실장)에게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두 사람은 동의할 리가 없었지만 대통령 면전에서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다행히 볼턴에게는 묻지 않았다. 김정은은 북한의 강경파가 트럼프의 결정에 큰 감명을 받을 것이라고 추켜주었다. 김정은은 이제 우리는 핵미사일 발사 단추가 누가 큰지 비교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면서 로켓 엔진 시험장도 철거하겠다고 했다. 김정은은 한 시간만에 이렇게 큰 성과를 거둔 것에 축하를 한다고 하자 트럼프도 다른 사람들은 어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트럼프는 다시 훈련중단 문제를 언급하면서 반대해온 미군 장성들을 비난하였다. 적군 앞에서!
볼턴의 회고록에서 가장 황당한 장면이다.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은 볼턴 회고록 소감을 세 바보의 합창에 비유했다. 문재인은 미국과 엇박자만 놓는 박치, 트럼프는 고래고래 고함만 내지르는 음치, 김정은은 하노이 회담 이후 길을 잃은 길치. 아마도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과 국군일 것이다.


싱가포르 회담 직후 절망적이 된 트럼프

볼턴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 트럼프의 희망이 산산조각 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기고만장했던 트럼프도 "북한과 신뢰를 구축한다는 것은 말똥 같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볼턴은 이 말이 '북한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가장 현명한 발언'이었다고 비야냥댔다.
2018년 7월 평양에 간 폼페오 국무장관은 김정은도 만나지 못했다. 김영철은 핵폐기 이전에 '안전 보장'이 있어야 한다면서 검증은 비핵화 이후에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미국의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완전한 비핵화' 원칙과 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패한 6자회담의 합의 수준도 못되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실장이 미국에 전해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거짓이었음이 새삼 드러났다. 그 뒤 2년간 미북 회담에서 '비핵화 프로세스'는 실무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 비핵화의 첫 단추인 핵시설 신고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
볼턴은, 문재인 정권의 목표와 미국의 국익이 합치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고 썼다. 문 정권은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 분위기 띄우는 것을 최우선시함으로써 미국이 추구하는 핵폐기 목표와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볼턴은 한미 간의 균열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고 썼다. 트럼프도 "이건 시간낭비야. 그들이 말하는 건 비핵화를 안하겠다는 것이잖아"라고 불평했다. 7월27일 실무자 회의에서 폼페오는 "비핵화를 향해서 북한이 한 일은 없다. 성공 가능성은 제로이다"고 했다. 볼턴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즈음 왜 미군이 한국전에서 싸웠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니 왜 주한미군이 있는지도, 왜 한미군사훈련이 필요한지도 모르는 사람처럼 말을 함부러 했다고 한다. 평양에 가 있는 폼페오에게는 "김정은에게 주라고 한 선물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다그쳤다. 트럼프는 엘턴 존의 '로켓 맨' CD에 서명을 하여 "이걸 김정은에게 주라"고 했었다. 폼페오가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였다는 사실은 잊은 듯했다.
2018년 8월 폼페오 국무장관이 평양으로 떠나기 직전 북한당국은 "종선선언을 포함한 새로운 제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김정은을 만날 생각을 말라"는 취지의 경고를 보내왔다. 요컨대 핵폐기는 회담의 주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폼페오는 그래도 가려고 앴으나 이번엔 트럼프가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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