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 여성 A씨 측이 4년 동안, 20여 명의 서울시 직원들에게 피해사실을 호소하며 부서 이동 등을 요구했지만, 서울시 인사담당자 등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는 22일 서울 모처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날 “현재 경찰 수사는 총 4건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 8일자로 고소한 업무상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방조에 대해 제3자가 고발한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한 추가 고소 사건 ▶피해자가 고소한 사실이 모종의 경로를 통해 피고소인에게 전달된 고소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의) 쟁점은 강제추행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의 여부”라며 “판례에 따르면 2002년부터 물리적 폭행, 협박없어도 의사에 반하는 추행은 강제추행으로 처벌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에 대한 (박 전 시장의) 언어적·성적 괴롭힘이 지속됐고 피해자는 인사 시기마다 고충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실관계를 비춰보면 최근 판례에 비춰보더라도 업무상 위력 추행에 관한 것이 명백하다고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제추행 방조’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방조는 유무형적 방조뿐 아니라 범행경위를 강화하도록 하는 정신적 방조행위도 포함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쟁점은 추행 방조에 있어 관련자들이 추행의 범행 사실을 알면서도 범인을 용인하게 했는지를 봐야 한다”며, “피해자는 성고충을 인사담당자에게 언급하기도 했다. 동료에게 불편한 내용의 텔레그램을 직접 보여줬고 속옷 사진도 보여주면서 고충을 호소했다”고 했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돌아온 대답은 ‘남은 30년의 공무원 생활을 편하게 해줄테니 다시 비서로 와달라’, ‘몰라서 그랬겠지’, ‘이뻐서 그랬겠지’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성고충, 인사고충을 호소해도 피해자 전보조치를 위한 노력을 안한 점, 시장에게 인사이동에 관해 직접 허락받으라며 책임을 회피한 점, 성적 괴롭힘 방지를 위한 적극 조치를 취하지 않아 계속해서 추행 피해에 노출되도록 한 점”을 근거로 “추행 방조혐의 또한 인정 가능하다'고 밝혔다.
‘증거를 보여달라’는 일각의 2차 가해와 관련해선 “이미 수사기관에 증거를 제출했다. 추가 확보 자료도 수사기관에 제출될 예정”이라며 “피해자가 구체적 피해를 말하면 그것으로, 구체적 내역을 말하지 않으면 또 그것으로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피해자에 대한 책임 전가이자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측은 서울시가 이날 오후 6시까지 수락 여부를 답해달라고 요청한 ‘민관합동조사단’ 위원 위촉에 대해서도 거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시는 책임의 주체이지 조사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피해자는 4년 넘게 성고충으로 전보 요청을 여러 전현직 비서관에게 말했으나, 시장을 정점으로 한 업무체계는 침묵을 유지하게 하는 위력적 구조였다”며 “서울시가 구성한 조사단에게 조사대상인 서울시 공무원이 명명백백하게 사실을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가 긴급 조치나 직권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조사 범위는 피해자에게 발생한 사안뿐만 아니라 성희롱과 성차별 업무 환경, 문제제기를 묵살하는 과정, 업무상 불이익 조치 등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 소장은 “서울시는 인권위 조사결과와 권고가 나오면 이를 인용하고 관련자 징계와 재발 방지 조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여성가족부도 인권위 조사에서 드러난 공공기관 성폭력, 고위선출직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실태를 파악하고 제도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