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지난 17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구속하며 밝힌 영장 발부 사유는 다음과 같다.
『피의자가 특정한 취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찰 고위직과 연결하여 피해자를 협박하려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
이러한 혐의사실은 매우 중대한 사안임에도 피의자와 관련자들은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하여 수사를 방해하였고, 향후 계속적으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높다고 보인다.
실체적 진실 발견 나아가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구속영장을 발부할 때는 1)범죄사실이 소명되어야 하고, 2)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거나, 3)구속의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위 구속사유는 전혀 이 조건을 충족지키지 못한다.
김 판사가 적시한 구속사유를 접한 법조인들은 하나같이 ‘범죄사실 소명이 빠진 구속사유는 처음 본다. 진짜 판사가 작성한 영장발부 사유가 맞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첫 문장을 보면 ‘피해자를 협박하려 한 것이 의심된다’고 표현했는데, 범죄사실이 소명된 것도 아니고 의심이 든다는 이유로 구속을 결정한 것이다. 더군다나 ‘강요죄’도 아닌 ‘강요미수죄’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김 판사가 적시한 구속의 필요성 황당하다.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구속이 필요하단다. 법원이 개별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면 되는 것이지, 왜 ‘언론과 검찰의 신뢰회복’을 걱정하고 있나?
지방법원의 A판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문장이 어디서 나온건지 동료 판사들이 궁금해 하고 있었다”며 “영장판사가 직접 쓴 것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이 주장하는 프레임에 정확히 걸맞은 문구인데 판사가 그런 문구를 써도 되는지 의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의 B판사는 “언론과 검찰은 신뢰가 없다는 걸 전제로 한 문구인데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방법원의 C판사는 “재판은 사건 사건마다의 사실관계를 따지고 판결을 내리기 위한 것이지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신라젠 사건에 유시민 씨가 연루되었다는 정보를 얻기 위해 이철 전 신라젠 대주주를 협박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MBC와 KBS가 한동훈 검사장과의 ‘공모’가 있었다는 보도를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녹취록 등에 의하면, 한 검사장은 오히려 취재 내용에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여 ‘공모’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
황당한 것은 검찰이 제출한 구속영장에도 두 사람의 ‘공모 관계’ 부분은 빠져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기소하지도, 영장에도 없는 내용을 판사가 마음대로 덧붙여, “검찰고위직과 연결하여 협박한 것이 의심된다”고 적시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동현 판사에게 묻고 싶다. 처음부터 구속하기로 작정한 것인가.












법관 탄핵 제도가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