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에 진행된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청문회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000년 4월8일자 남북간 ‘비밀합의서’를 공개됐다. 북경에서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을 논의하던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위원회 부위원장 송호경이 서명한 문서다.
지금까지는 ‘4·8 합의서’로 불리는 ‘남북합의서’만 공개됐으나, 이 문서 외에 북한에 5억불을 제공하는 내용 등을 담은 ‘비밀합의서’의 존재가 최초로 드러난 것이다. 이 문서는 김대중 정부가 국회나 국민에게 공개한 적이 없고, 2003년 對北(대북)송금 수사 때도 제출된 적이 없다.
주호영 의원은 문서 공개 전 박지원 후보자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현재 각국 정보기관은 산업 스파이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국제 정보기관과의 교류와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상대국 정보기관 수장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정부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만약 “미국의 CIA 등이 대한민국 국정원을 신뢰하지 못해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염려하게 된다면 중요한 정보를 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나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내가 아는 정보를 어떻게 북한에게 보고하겠는가. 근거도 없이 적과 내통했다고 말하지 말라”고 발끈하자, 주 의원은 ‘근거 없이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위 비밀합의서를 공개했다.
주 의원은 먼저 “(박 후보자는) 6·15 평양회담 밀사로 활동했을 뿐이고 5억불 송금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 5억불을 약속하는데 관여 했나 안 했나”라고 질문했다. 박 후보자가 “그런 적 없다”고 답하자, 주 의원은 먼저 공개된 문서인 ‘4·8 남북합의서’를 보여주며, 합의서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문서 하단에 “상부의 뜻을 받들어 남측 문화관광부 장관 박지원,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 송호경, 2000년 4월 8일”이라고 적힌 문구를 박 후보자에게 확인시켜주며 “이런 문서 본적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박 후보자는 “제가 서명했습니다. 유명한 4·8 합의서다. 거기에 어디 5억불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비밀합의서인 ‘경제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엔 1) 남측이 북측에 2000년 6월부터 3년 동안 25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및 경제협력차관을 제공하고, 2)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5억 달러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문서 하단에는 ‘4·8 남북합의서’와 똑같이 ‘상부의 뜻을 받들어’로 시작하는 문구가 들어갔고, ‘남측 문화관광부 장관 박지원’이 서명한 내용과 서명이 들어가 있다.
지금까지 박지원 후보자는 남북정상회담 밀사로 활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5억 달러 송금에 대해서는 관여한 바 없고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주 의원은 “이 비밀합의서는 4·8 합의서와 양식도 똑같고 서명한 사람도 똑같다”고 지적하며 “이게 사실이라면 후보자가 한 말은 다 틀린 것이다. 저 문서에 서명한 적이 없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저는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주 의원이 재차 “이런 중요한 문건에 서명한 게 기억 안난다는 게 말이 되나? 이 문건이 위조인가? 기억이 안 나는 것인가, 서명한 적이 없다는 것인가?”라고 되묻자, 박 후보자는 “서명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후에 진행될 청문회에서도 이 문서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송금액 5억 달러 외 합의서에 언급된 나머지 25억 달러의 제공 여부에 대해서도 야당 측의 질문이 예상된다.
박지원 청문회에서 30억 달러 제공 ‘비밀합의서’ 공개!
- 조샛별(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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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27, 1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