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실종 공무원 월북 맞다”

유족 측 “정부가 방조해놓고 월북자로 몰아…완전 픽션”
해경은 29일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북한군이 총살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 모 씨에 대해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북측에서 실종자의 인적 사항을 소상히 알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등을 감안할 때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기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해경은 수사팀이 국방부를 방문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실종자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이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고 그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도 확인됐다.”

이러한 해경의 발표는 25일 청와대가 공개한 북한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에서 북한 측이 밝힌 사건 경위와 차이가 있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강령반도 앞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하였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해경 측은 또 “실종자가 도박 빚 2억 6800만원을 포함해 3억 3000만원의 채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어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실종된 이 씨가 인위적인 노력 없이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이 씨의 월북을 강조했다.

피살된 공무원의 유족 측은 정부가 방조했으면서 역으로 이 씨를 월북자로 몰아간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이날 해경의 월북 발표에 대해서는 “완전한 픽션”이라고 일축했다.

다음은 해경 측 브리핑 전문.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어업지도공무원 관련 수사 진행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브리핑에 앞서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해경은 지난 24일 언론 브리핑 이후 실종 경위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단순 실족 사고, 극단적 선택 기도, 월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어업지도선 현장 조사, 폐쇄회로(CC)TV 녹화영상 분석, 실종자 주변인 및 금융 관계 조사, 실종자 이동 관련 표류 예측 분석, 국방부 방문을 통한 사실 관계 확인 등 다각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우선 어제 해경 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확인한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사실, 둘째,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본인의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던 사실, 셋째, 실종자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등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수사팀은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기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어업지도선 실황 조사와 주변 조사 등에 대한 수사 진행사항입니다. 어업지도선 현장 조사와 동료 진술 등을 통해 선미 갑판에 남겨진 슬리퍼는 실종자의 것으로 확인되며 국과수에서 유전자 감식 중입니다.

선내 CCTV는 고장으로 실종 전날인 9월 20일 오전 8시 2분까지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고, 저장된 동영상 731개를 분석한 결과 실종자와 관련된 중요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정밀 감식을 위해 CCTV 하드디스크 원본 등을 국과수에 제출했으며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실종자의 북측 해역 이동과 관련한 표류 예측 분석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실종 당시 조석, 조류 등을 고려해 볼 때 단순 표류일 경우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표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표류 예측 결과와 실종자가 실제 발견된 위치와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인위적인 노력 없이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경 수사팀은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북측에서 실종자의 인적 사항을 소상히 알고 있었으며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실종자가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항과 현재 진행 중인 CCTV 감식, 인터넷 포털 기록과 주변인 추가 조사 그리고 필요시 국방부의 추가 협조를 받아 수사를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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