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선언한 금태섭이 고발한 집권여당의 민낯

아직도 그들이 진보인가?
21일 전격 탈당을 선언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은, 지금 집권여당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이 글에서 그가 지적한 민주당의 민낯을 요약해보면 이렇다.

1. 민주당은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질됐다.
2.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다.
3. 과거에만 집착해, 끊임없이 편 가르기를 하며 국민들을 대립시킨다.
4. 오만하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른다.
5. 집권여당에 비판적인 국민들은 ‘토착왜구’로 취급한다.
6.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7.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뒤집는다.
8. ‘우리는 항상 옳고, 우리는 항상 이겨야’하기 때문에 원칙과 일관성 따윈 중요하지 않다.
9.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
10. 당 지도부는 이런 ‘입막음’을 ‘양념’이나 ‘에너지’로 평가하며 바로잡지 않는다.

금 전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 모두가 당론을 따를 때 홀로 소신 있는 목소리를 냈다가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 등 거센 공격을 받아왔다.

금 전 의원은 2019년 9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서울대 지도교수이기도 했던 당시 조 후보자를 향해 “후보자의 언행 불일치에 대한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동문서답식 답변을 해서 그들의 상처를 깊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아울러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된다면 그 친구들이 어떤 상처를 입을지, 공정성 가치관에 관해 얼마나 혼란을 느낄지 짐작하기 어렵다”며 “정치적 득실, 진영 대결 등 많은 고려사항이 있지만 그 모든 것을 저울에 올려놓고 봐도 젊은이들 상처 쪽으로 제 마음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꼬집은 바 있다.

지난해 공수처 법안에 기권했다가 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직후인 지난 6월에는 “공수처는 반드시 성공한다고 무슨 근거로 확신하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법 개정도 좋은 의도를 가지고 추진했지만 실패했다”면서 “공수처는 반드시 성공한다고 무슨 근거로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조목조목 짚었다.

당시 그는 “선거법 개정안을 예로 들어봐도 누구나 틀릴 수 있다”면서 “공수처 법안이 통과되기 조금 전에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역시 당론이고 패스트트랙을 통해서였다”고 했다. 이어 “연동형비례제도를 내세운 개정안이지만, 실제로는 위성정당을 양산하고 우리 선거제도와 정당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렸다”면서 “어떤 정치학자도 이번에 개정된 선거법으로 인해서 우리 선거제도가 조금이라도 나아졌다고 얘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제 개혁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고 한발자국이라도 전진하면 좋은 것이지만, 실제로 엄청난 퇴행이 이뤄졌다”고 비판한 바 있다.

금 의원은 “당론에 따라 선거법 개정안에 찬성한 의원들은 이런 결과에 책임이 없는가”라며 “당론에 따르지 않은 사람은 징계를 하면서, 민주공화국에서 권력기관보다 훨씬 중요한 선거제와 정당제도를 망가뜨린 일에 대해서는 심지어 사과조차 없다”고 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일에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그러라고 사람들이 촛불 든 게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 정권 시절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정말 여러 사람들이 정말 힘들여 싸웠다”며 “대통령을 쥐나 닭에 비유한 글이나 그림도 있었고, 사실 관계가 구체적인 점에서 틀린 비판도 있었지만 그런 걸 금지하거나 처벌하면 공직자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풍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이 되고 정권 교체가 되니 이제 민주당 국회의원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다”며 “그것도 표현의 자유 수호에 가장 앞장섰던 민변 출신 국회의원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이) 스스로는 아직도 자기가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은 당을 비판하는 여러 발언들로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고, 21대 총선에선 김남국 당시 변호사가 금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저격 출마를 시도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당내 경선 패배로 공천에 탈락했다.

그는 탈당 선언문과 같은 글 말미에 이렇게 썼다. “독일의 정치학자 칼 슈미트는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이라는 얼핏 보기에 영리한 말을 했지만, 그런 영리한 생각이 결국 약자에 대한 극단적 탄압인 홀로코스트와 다수의 횡포인 파시즘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까지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집권여당이 비판적인 국민들을 ‘토착왜구’로 취급한다면 민주주의와 공동체 의식이 훼손되고 정치에 대한 냉소가 더욱더 판을 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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