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에서 BTS 검색해 문건 정리하면 불법사찰?

‘조스트라다무스’의 말처럼 책략은 진실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법무부가 “검찰총장 지시로 판사 불법사찰 문건이 작성돼 배포됐다”라고 주장했다. 특정 판사를 지목한 문건에는 △법원행정처 출신 △우리법연구회 출신 △농구를 잘한다 △언행이 부드러우며 원만하게 재판 진행을 잘함 △변협 선정 우수법관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불법사찰을 했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믿을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용민 김남국 의원 등은 “인터넷이나 떠도는 정보를 수집했다 해도 검사 업무에 해당하지 않아 그 자체로 위법” “세평(世評) 수집도 사찰에 포함된다” 등의 주장을 폈다. 전날 법무부가 ‘알림 문자’를 통해 언론 보도를 찾아 정리한 것도 사찰에 해당한다고 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법무부와 더불어민주당의 태도야말로 ‘믿을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불법사찰’은 △정보수집 과정이 불법적이고 △개인적 이득 취득이나 반대 진영 탄압 등의 목적성이 있어야 하며 △정보수집 행위가 직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는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사찰(査察)’이란 단어 자체가 도청, 미행 등의 수단을 동원해‘사상적(思想的)인 동태를 조사한다’라는 음험한 뜻을 갖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과거 한 중앙 일간지의 서울중앙지검장 내정자 프로필 기사는 ‘폭탄주를 즐기는 게 흠이라면 흠’이라는 내용이었다. 법무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이것은 ‘지극히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으니 ‘불법사찰’에 해당할 것이다. 더구나, 일간지는 검찰과 법원처럼 ‘재판정’이라는 장소에서 유무죄 여부를 두고 다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니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지 않은가.
‘언론 보도 검색’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 역시 ‘불법사찰’이라는 법무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신문 기사나 포털 사이트로 ‘BTS’를 검색해 문건에 정리할 경우 이것 역시 ‘불법사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2018년, 환경부가 전(前) 정권 시절 임명된 산하 기관 임원들을 찍어내려고 만든 문건들이 ‘장관 전용 폴더’dp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일이 있다. 문건은 사표 제출을 거부하는 임원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을 ‘무기한’ 감사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고발한다는 내용이고, 검찰은 ‘장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도 받았다’라는 실무자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해당 의혹을 처음 폭로한 김태우 전 수사관은 청와대 특감반장이 특감반원들에게 전국 330개 공공기관의 기관장, 감사 660명 리스트 작성을 지시했으며, 이 중 야당 성향 100명은 따로 관리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나 당시 국민소통수석(현 여당 의원)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린다”라며 김 전 수사관의 문제 제기 자체를 깔아뭉갰고, 조국 당시 민정수석은 “김 전 수사관이 희대의 농간을 부리고 있다” “책략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세평 수집은 업무의 한 방법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고, 불법한 것이 되려면 세평을 수집하는 방법 자체가 미행이라든지 도청이라든지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했다거나 또는 수집된 정보가 개인에게 약점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수집돼야 한다” 등 ‘불법사찰’의 정의를 내렸다(2018. 12. 31. 국회 운영위 ‘김태우 폭로 관련 현안 보고’에서 박주민 의원).
‘닥치고 윤석열 때려잡기’에 매몰된‘추미애 법무부’의 작태에는 어떤 기대도 접은 지 오래다. 그러나, 소병철 송기헌 백혜련 의원 등 검사 출신들이 포진한 더불어민주당 법사위가 ‘불법사찰’ 운운하는 것은 진실로 딱하고 안쓰럽다. 앞으로 공‧사석에서 그들은 어떤 낯으로 ‘친정’ 선‧후배, 동료들을 대할 수 있을까. ‘조스트라다무스’의 말처럼 책략은 진실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2020.11.26.
국민의힘 국회 법제사법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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