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검사/시드니 파웰”이라는 한국음모론자의 황당한 주장

무덤 속 차베스가 2020년 美대선을 조작했다는 망상가를 영웅으로 받드는 음모론자들
한국 시간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저녁. 공 모씨의 유튜브에 황당한 동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제목은 “특별검사/시드니 파웰”이었다. 시드니 파웰은 트럼프의 선거부정 관련 법률 자문을 자처해서 한 사람인데 주장이 너무 황당무계해서 트럼프도 선을 그은 인물이다. 파웰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 사람은 그런 사람이 특별검사로 임명된 것만 같은 제목을 붙였다. 어이가 없어서 영상을 틀어보니 파웰을 “신념의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인물은 “상대적으로 ‘이익의 인물’에 비해 때가 덜 묻은 사람”이라고 한다.

공 모씨는 하루 전에는 “특검, 반대하다/루디 줄리아니 변호사/“그럼 당신 대안이 뭐야…”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제목부터 줄리아니에 대한 배신감을 엿볼 수 있다. 줄리아니는 한 때는 음모론자들 사이에서 영웅 취급을 받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계엄령 선포, 특검 지명 등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내자 한순간에 배신자로 전락한 것 같다. 공 모씨라는 사람은 동영상에서 그와 주장을 달리하는 사람들의 나이 언급을 자주한다. 이 영상에서는 줄리아니가 1944년생이라 사고(思考)가 옛날 방식에 갇혀 있다고 한다. 정동영 씨의 “60대 이상, 70대 이상은 투표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수준의 말이 보수정당의 공천을 담당했던 사람 입에서 나오고 있다. (참고로 트럼프는 1946년生이다.)

공 씨는 줄리아니가 적법한 재판 과정을 통해서만 일을 해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줄리아니는 이불 속에서 독립운동을 외치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이불 정도가 아니라 너무 광야로 나와 망신을 당하고 있는 사람이다. 줄리아니가 이런 방송을 볼 일은 없겠지만 먼 한국 땅에 있는 유튜버가 나름 뉴욕시장을 지내고 엄청난 업적을 이뤄낸 자신을 두고 나이가 많아 사고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어떨까?

한국과 미국에서 계엄령 선포, 반란법 발동, 파웰 특검 임명 등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중 상당수가 보수주의자를 자처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미국에는 정상적인 보수주의자들이 많다. 미국 보수세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 칼 로브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 부(副)비서실장이 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 폭스뉴스 등에 정기적으로 나온다. 현재는 다음달 열릴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위해 공화당의 모금운동을 이끌고 있다. 그는 23일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며 마이클 플린 前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軍 동원 통한 재선거”, 시드니 파웰의 황당한 주장들을 비판했다. 보수의 대표적 인물인 칼 로브가 이렇게 말을 하니 여러 언론이 폭스뉴스 인터뷰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

로브는 우선 플린 전 안보보좌관의 계엄령을 통한 재선거 주장을 언급했다. 그는 “플린 장군은 공개적으로 이런 주장을 했다. 멍청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떤 대통령도 그렇게 할 권한이 없다”고 했다. “플린 장군이 군생활은 명예롭게 했을 것이지만 그는 헌법학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에게 좋은 정책 자문을 하는 사람을 꼽아야 한다면 그는 내가 선택할 사람들의 명단 맨 마지막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드니 파웰은 도미니언, 스마트매틱 등 회사의 투표기기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와 우고 차베스와 연관이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하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앞서 파웰은 “도미니언 투표 시스템과 스마트매틱 소프트웨어는 우고 차베스의 지시 하에 베네수엘라에서 만들어졌다”고 했다. 또한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도 연관돼 있다고 했다. 차베스는 2013년에 죽었다.

이와 관련 칼 로브는, “파웰 씨는 근거가 거의 없는 이런 주장들을 퍼뜨리고 있다”며 “무덤에 있는 우고 차베스가 올해 선거를 훔치는데 어떻게 해서든 가담을 했다는 주장이다”라고 했다. 그는 파웰이 부정선거 증거의 출처라고 소개하는 ‘軍 정보 전문가’ 역시 형편없다고 했다. 군 정보국 출신이라는 이 인물은 정보국 입사 시험도 통과 못한 일반 근로자라는 것이다. 또한 파웰이 데리고 나오는 어떤 ‘전문가’는 미네소타와 미시간을 헷갈려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한국 총선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역시 어떤 ‘수학 천재’가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Follow the Party”라는 문구가 나왔다고 하다 망신을 당했다. 전세계 어디든 음모론은 비슷한 양상을 띠는 것 같다.

파웰이 소개한 어떤 ‘전문가’는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의 투표율이 151%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칼 로브는 “어떤 바보라도 구글에 접속할 수만 있으면 이곳의 투표율이 151%가 아니라 51%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스꽝스러운 파웰이 대통령에게 흙탕물을 끼얹고 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이런 무리들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이 무리들의 수장이 파웰이다”라고 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