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도 알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북한 밖에서는 우리 정부가 정보차단벽을 치고 있습니다.
12월 29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북전단살포금지법」반대 27개 시민 단체와 함께 ‘시민사회의 대북 정보유입 등 검열ㆍ처벌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헌법소원 제기’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태영호 의원의 연설 전문을 소개한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국회의원 태영호입니다. 4년 전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할 결심으로 대한민국에 온 제가 오늘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헌법재판소 앞에 서 있습니다. 바로 오늘「대북전단살포금지법」이 끝내 공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전 세계가 이 법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이해 부족’, ‘내정간섭’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은 상황에 따라 국가에 따라 기준과 범위가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 인권 문제 지적을 ‘내정간섭’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북한이나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중국의 논리와 무엇이 다릅니까?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실현의 모범 국가였던 대한민국이 내년 초 미국 의회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청문회 앞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랜토스 위원회의 인권청문회 대상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중국, 나이지리아, 아이티, 온두라스 같은 나라들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이런 나라들과 같은 수준에서 미국 의회 인권청문회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정말 수치도 이런 수치는 없습니다.
「대북전단살포금지법」제정을 통해 ‘사람이 먼저다’라고 외쳐온 현 정부의 인권과 민주주의 정책의 면모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지금 우리 정부는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안전을 위해 이 법이 필요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대북전단 때문에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안전이 위험에 빠져도 된다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을 것이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제가「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말하는 ‘접경 지역 주민의 생명·안전’은 핑계일 뿐 실제는 ‘김정은 비위 맞추기 법, 김여정 하명법’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강력한 군사력이 우리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관 직무집행법」등 지금의 현행법들로 대북 전단문제는 통제와 관리가 가능하고 지금도 통제하여 전단을 날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14년 북이 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을 쏜 사건’을 들어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말씀드린다면 당시 수 발의 탄두가 전방 부대 등에서 발견됐으나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맞습니다. 15년간 대북 전단으로 다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지금 정권은 전단을 날리면 북이 무기를 쓰고 전쟁이 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할 일은 김정은 정권이 아무리 그런 협박을 하더라도 감히 실행하지 못하도록 북에 엄중히 경고하고 철통같은 국방 태세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정부는 북의 도발을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부추기고 오히려 우리 국민에게 겁만 주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반대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해 법을 개정해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문제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는 명분으로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법으로 제한하려 한다면 그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분명하게 입증하고 구체적으로 규정해 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법은 너무나도 모호합니다. 법이 나오자마자 정부가 법해석 지침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 법이 얼마나 잘못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지난 12월 4일「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라는 것을 만들어 대한민국에 대해 알아가던 북한 주민들을 법으로 봉쇄해 영원한 노예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북한 안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북한 밖에서는 우리 정부가 정보차단벽을 치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도 우리 국민입니다. 그들에게도 세상을 알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민주주의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남북간의 적대감이 없어지고 동질성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비로소 평화로운 통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헌법 정신이 살아있다면 반드시 위헌 판결이 내려질 것입니다. 여러분! 이 법을 철폐시킬 날까지 끝까지 싸워나갑시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