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수사책임자가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윤석열과 전두환 비교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한국 현대사에서 그 예를 찾는다면 전두환 前 대통령이 있다. 수사책임자가 대통령이 된 경우이다. 두 사람을 비교하면서 이런 시나리오를 써 본다.

1. 전두환의 힘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10·26 사건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됨으로써 유신체제의 심장이 멎고 권력에 공백이 생겼다. 민주적 전통이 약한 나라에선 비상시엔 물리적 권력이 가장 효과적이다. 군대가 이 공백을 메우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었다. 형식상으론 정승화 비상계엄사령관과 노재현 국방장관이 국군을 장악한 듯했다. 김종필 총재의 공화당은 여당이지만 뒤로 밀렸다.
2. 정승화 계엄사령관은 弑害(시해) 사건 당시 김재규의 초청을 받아 현장 가까이 있었던 점으로 의심을 받게 되었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었고 그 자신도 비정치적이었다.
3. 10·26 사건은 본질이 대통령 살인사건이었고 그 사건에 대한 수사였다. 시위나 소요는 일어나지 않았고 안보상의 위기도 아니었다. 자연히 국군보안사령부를 핵심으로 하는 계엄사 합동수사본부가 수사권을 전횡, 다른 권력기구를 제압할 수 있었다.
4. 정보부장인 김재규가 범인으로 밝혀져 정보부가 무력화됨으로써 전두환의 국군보안사령부가 압도적 位相(위상)을 갖게 되었다. 합동수사본부는 경찰, 검찰, 정보부 등 모든 수사 정보기관을 지휘하에 두었다.
5. 전두환은 소장 이하 장교단을 장악한 정규 육사출신이고 그 가운데서도 핵심 조직인 하나회의 수장이었다.
6. 이런 배경 하에서 12·12 사건이 일어나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정규육사출신들이 軍權(군권)을 장악했다. 원래는 정승화 장군을 연행, 수사한 뒤 군에서 물러나게 하는 정도의 목표를 갖고 시작한 일이 武力(무력)충돌로 치달아 군사정변이 되고 말았다. 계획이 실패하는 바람에 전두환 그룹은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정권을 잡지 않으면 군사정변의 책임을 져야 할 판이 되었다. 정승화 연행 실패로 두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농담은 농담이 아니다.

7.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조직의 수장이지만 견제를 많이 받는다. 여당, 국회, 경찰, 곧 출범할 공수처, 친여 언론 및 대중조직 등이 그를 압박하거나 노린다. 전두환의 합동수사본부에 비교되지 않을 만큼 약하다.
8.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은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수사대상으로 잡고 있었다. 윤석열의 검찰도 울산시장부정선거 및 월성1호기 경제성평가 조작사건으로 형식상 문재인 대통령이나 청와대를 수사대상으로 설정한 상태이지만 과감하게 수사할 여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9. 이른바 적폐수사를 지휘하였던 윤석열 총장이 이 정권의 비리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은 있다. 국정원에 대한 수사를 통하여 확보하였지만 수사를 하지 않고 쥐고만 있는 정보도 있을 수 있다.
10. 윤석열 총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법치주의를 지켜달라는 것과 함께 문재인 정권의 부정부패를 척결해달라는 열망일 것이다.
11. 전두환 합수본부장은 위대한 민족중흥의 기수를 시해한 세력은 일망타진해야 한다는 국민적 분노 속에서 聖域(성역)없는 수사를 밀어붙일 수 있었고 이를 통하여 권력을 잡았다.

12. 윤석열 총장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남은 임기중 정권부패를 수사하는 것이고 둘은 퇴임 후 대통령 후보에 나서면서 문재인 부패척결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어놓는 것이다.
13. 윤석열 총장이 법치수호 및 文정권 부패척결을, 정치를 하는 주제로 던지면서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다면 일단 국민들의 성원을 받아 정국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불임정당화한 국민의힘은 이렇게 치고나가는 윤석열 지지로 돌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4. 최근 징계를 둘러싼 윤석열 對 문재인의 법정 대결에서 윤석열이 이긴 의미는 법이 권력을 이겼다는 뜻이다. 법치국가를 완성해야 하는 국가적 사명에 부합하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윤석열 씨가 정치하는 이유를 '법이 권력을 이기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구호로 설명한다면 국민적 호응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주제이다.
15. 전두환 그룹도 黨(당)을 만들 때 정의구현을 주제로 내걸었고 일정한 호응을 얻었다. 黨名(당명)도 민주정의당, 줄여서 민정당이었다. 윤석열 총장은 한국인이 가진 정의감에 불을 붙일 수 있는 경력을 쌓고 있다. 문재인의 권력과 윤석열의 법이 대결하는 형국인데,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 보는 큰 승부이다.

16. 공수처를 통하여 윤석열을 잡으려 한다면 윤석열은 저항할 것이고 여기에 국민들이 가세하면 이는 가장 좋은 선거운동이 될지 모른다.
17. 윤석열 총장이 오는 7월에 퇴임한다면 그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불과 여덟 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것인가를 신속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의 대통령 출마는 역사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다. 지난 1년 반 정도의 상황이 그런 大勢(대세)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역사적 인물로 커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18.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이 박정희 시해 세력 일소를 명분으로 삼아 군권을 장악한 뒤 대통령의 길을 질주한 것과 윤석열 총장이 법치수호를 내걸고 대통령이 되는 것은 일견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40년의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19. 다만 국가를 대표하는 수사기관의 책임자가 그 막강한 수사권에다가 개인적 권력의지를 보탠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전두환에 대해선 국민의 적극적 지지가 약했지만 윤석열 총장의 경우는 국민의 자발적 지지가 만만치 않다.
20. 전두환과 윤석열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본질을 直視(직시)하고 자신의 운명을 투척하는 일대 모험을 했다는 점에선 같다는 평가를 받을지 모른다. '윤석열 대통령'이 등장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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