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헌법과 역사와 일치하게 선거인단 수를 계표(計票)하겠다"

“저는 어떤 선거인단 투표는 인정하고 어떤 선거인단 투표는 거절할지를 결정할 독자적 권한이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3쪽짜리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성명문을 통해 트럼프 등이 자신에게 줄기차게 요구해온 선거인단 결과 거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헌법과 역사를 연구해본 결과 부통령에겐 그런 권한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펜스가 이날 낸 성명문은 미국 백악관에서 정말 오랜만에 나온 신사다운 명문이었다. 이젠 펜스도 음모론자들 사이에서 중공(中共)에 매수된 딥스테이트라고 불릴지 모르겠다. 실제로 펜스가 성명문을 올려놓은 트위터에는 “21세기의 유다”라는 댓글도 달렸다. 이날 펜스의 성명문 중 일부를 번역해 소개한다.
 

 
친애하는 동료 여러분
 
오늘 의회는 미국 역사상 59번째로 합동회의를 열어 미합중국 대통령에 대한 선거인단 수를 계표하게 됩니다. 헌법에 따라 저는 부통령이자 상원의장으로서 이 회의를 주재하는 임무를 부여받게 됐습니다.
 
투표에 이상한 점이 발견되고 선거 당국자들이 각 주의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중대한 의혹이 제기된 선거였습니다. 이번 선거의 무결성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의 심정을 알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미국의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이들은 법에 따라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요구하고 선거에 불법행위가 있었을 시 완전한 조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회의를 주재하는 저는 이런 우려들이 미국의 의회에서 공정하고 공개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주장들은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고 증거도 제시될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이 선출한 의원들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 건국의 아버지들은 1787년 선거인단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1789년에 처음 사용됐습니다. 정당들이 탄생함에 따라 선거인단 제도는 1804년에 수정됐습니다. 선거인단이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선출하도록 한 것입니다. 1876년 선거에서는 광범위한 선거부정 및 불법행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논란이 된 이 선거 이후 의회는 10여 년의 시간을 들여 새로운 법과 절차를 만들어냈습니다. 선거인단 계표 방식과 문제 제기가 있었을 시 어떻게 합의를 내리는지를 결정했습니다.
 
선거인단 계수법이 통과된 지 130년이 지났습니다. 이때부터 의회는 4년마다 예외 없이 선거인단을 법에 적힌 공식 절차에 따라 계표했습니다.
 
올해 선거를 둘러싼 논란을 고려할 때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4년마다 치러지는 전통행사를 매우 기대할 것이고 일부는 이를 경멸하며 바라볼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부통령인 제가 독자적으로 선거인단 투표를 인정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상하원 합동회의 과정에서 선거인단 투표에 대한 어떠한 문제 제기도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미국의 헌법과 법, 그리고 역사를 신중히 연구한 결과 저는 두 주장 모두 옳지 않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습니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최고경영자입니다. 미국인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은 미국인들의 소유물입니다. 오직 미국인들만이 이를 가질 수 있습니다. 연방법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에 대한 논쟁이 생겼을 시 국민들이 선출한 사람들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증거를 검토하고 분쟁을 해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 건국의 아버지들은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는 것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헌법에 따라 삼권분립과 견제와 균형을 기반으로 한 공화국을 만들었습니다.
 
대통령 선거의 분쟁에 대해 부통령이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건국의 아버지들의) 설계에 완전히 위배될 것입니다. 헌법을 사랑하는 역사학도이자 건국의 아버지들을 공경하는 저는 이들이 부통령에게 독자적 권한을 줘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선거인단을 계표하도록 할 의도가 없었다고 믿습니다. 또한 미국 역사에서 이런 권한을 주장한 부통령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합동회의를 주재했던 부통령들은 모두 일관되게 선거인단 계수법을 따랐습니다. 이들이 속한 정당이나 자신이 후보로서 패배하게 되더라도 이 절차를 제대로 따랐습니다.
 
(중략)
 
저는 헌법을 따르고 수호하겠다는 맹세를 했습니다. 이를 고려한 저는 어떤 선거인단 투표는 인정하고 어떤 선거인단 투표는 거절할지를 결정할 독자적 권한이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중략)
 
4년 전 저는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헌법을 따르고 수호하겠다는 맹세를 했습니다. 이때 저는 “하나님 부디 저를 살펴주시옵소서(So help me God)”라는 말로 맹세를 마쳤습니다. 오늘 저는 미국 국민들에게 한 맹세와 전능하신 하나님에게 한 제 맹세를 지킬 것이라는 점을 약속합니다.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면 여러 주의 선거인단 인증서를 개봉하고 상원의원과 하원의원들의 문제 제기를 듣도록 하는 제 의무를 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헌법과, 법, 역사와 일치하게 대통령과 부통령에 대한 선거인단 수를 계표할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 부디 저를 살펴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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