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지난 11일부터 12일간 일정으로 문재인 정부 탈(脫)원전 정책 수립 과정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감사 중이라고 밝혔다. 2019년 6월과 2017년 12월에 각각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절차의 적정성 여부가 감사 대상이다.
이번 감사는 2019년 6월 당시 미래통합당 정갑윤 의원이 시민 547명의 동의를 받아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의원 등이 청구한 공익 감사 대상은 청와대와 정부의 직권 남용, 탈원전으로 인한 한전의 적자 경영과 해외 원전 수주 곤란 등 4개 사항이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그해 9월 다른 3개 사항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종결 처리하고,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담은 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절차가 적정했는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감사원은 “지난해부터 감사에 착수하려 했지만 코로나19로 일정이 늦춰졌다”며 “더 이상 연기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이달 들어 서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들여다보는 것은 탈원전 정책의 수립 과정이다. 정부는 전 정권에서 수립된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너지 분야의 최상위 법정 계획)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탈원전’으로의 정책 변경이 담긴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웠는데, 이 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은 국무회의 의결 사안으로 5년마다 수립한다. 2년 주기의 전력수급기본계획(전력계획)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확정하는 것으로 에너지기본계획의 틀 안에서 세워야 한다. 원전을 포함한 발전소의 건설·폐쇄도 이와 같은 거시적 계획 안에서 추진돼야 한다. 이 절차대로라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확정된 2차 에기본을 수정하거나 2019년 3차 에기본을 수립한 다음 탈원전 계획을 세웠어야 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2차 에기본의 수정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출범 첫해인 2017년 10월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로드맵’을 채택하고 그해 12월 탈원전을 공식화한 8차 전력 계획을 확정했다. 이어 2019년 6월 정부는 2040년까지 원전을 크게 줄이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늘린다는 내용의 3차 에기본을 확정했다. ‘정부 로드맵 수립=>전력계획 확정=>에기본 확정’순으로 정책결정 과정이 거꾸로 진행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상위 계획(에기본)과 하위 계획(전력 계획)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2차 에기본에서는 2035년 원전 비율 29%를 목표치로 내세웠다. 하지만 8차 전력 계획에서는 2030년 원전 비중이 11.7%로 축소됐다.
감사원은 서면 조사를 시작으로 대면 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이번 감사원 감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월성 원전 ‘삼중수소 배출 의혹’과 관련해 공세를 펴나가는 시점에서 시작된 점도 주목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감사원의 산업부 감사가 시작된 당일인 지난 11일 “월성 원전 3호기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71.3만 베크렐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감사원이) 무엇을 감사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따라 여당과 감사원이 지난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감사에 이어 또 한번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에너지 기본계획
향후 20년 동안의 국내 에너지 수요와 공급 전망, 에너지 확보 및 공급 대책, 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 계획 등을 망라한 에너지 분야 최상위 법정 계획. 5년마다 수립하며 국무회의에서 심의·확정한다.
▲ 전력수급기본계획
향후 15년 동안의 국내 전력 수급 전망과 발전 설비 건설 계획 등이 포함된 전력 정책. 2년 주기로 전력정책심의회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가 확정한다.
감사원,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의 위법성 감사 착수!
- 조샛별(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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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1-15, 1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