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감사 착수하자, 與 인사들 일제히 감사원장 때리기 나서

임종석 “집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 차지하고 주인 행세”
감사원이 지난 11일부터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위법성 감사에 착수하자 여권 인사들이 일제히 공격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이 부당 감사로 정부 주요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며 감사원의 감사가 월권적이고 정치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에서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감사 입장을 밝힌 것인데 월권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 결정은) 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원장 개인적 생각의 발로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라며 "만약 감사원 감사가 감사원장의 사적 견해로 좌지우지된다면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감사원장 때리기에 가장 먼저 나선 인사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임 전 실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최 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기본정책 방향을 문제 삼고 바로잡아주겠다는 권력기관장들의 일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며 “지금 최 원장은 명백히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 원장은) 정보 편취와 에너지 정책에 대한 무지, 감사원 권한 남용을 무기 삼아 용감하게 정치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며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임기를 보장해주니 임기를 방패로 정치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광훈, 윤석열, 이제는 최재형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며 "소중하고 신성한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그 권한을 권력으로 휘두른다"고 비난했다.

임 전 실장은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들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행세를 한다"며 "법과 제도의 약점을 노리고 덤비는 또 다른 권력을 국민이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감사 대상이 된 2017년 12월의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을 때 2년마다 수립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마무리해야 했는데, 확인 결과 2015년 7차 전력수급계획은 과다하게 수요를 추정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전력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20년 평균 경제성장률을 연 3.5%로 산정, 약 원전 8기분에 해당하는 전력이 과다하게 추정돼 있었다는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정부는 수정된 전력수요를 감안해 석탄화력을 줄이고 과다 밀집된 원전을 합리적으로 조정했다"며 "그 결과가 노후 석탄화력 조기폐쇄 및 신규 석탄화력 착수 중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월성 1호기의 경우 문재인 정부 출범 전 법원 판결로 수명 연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안전성에 대한 국민 우려를 반영할 필요가 있어 전력수급에 영향이 없을 경우 가급적 조기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이것의 선후를 따지는 자체가 현실 정책 운용과는 거리가 먼 탁상공론"이라며 "감사가 필요한 것은 과잉 추정된 7차 수급계획, 불법·탈법적인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감사원은 월성 원전 감사는 한수원이 원전 조기 폐쇄를 위해 원전 경제성을 부당하게 저평가한 것을 감사한 것이기 때문에 탈원전 정책 자체에 대한 감사가 아니란 입장이다. 이번 전력수급계획 수립 과정 감사도 정책 수립 과정의 절차적 위법성에 대한 감사라며 정치 감사란 주장에 선을 그었다.

임 전 실장을 시작으로 여권 인사들의 감사원 비판이 이어졌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도 14일 페이스북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은 정부 의사 결정의 최상위 의결기구인 국무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며 “이번 감사는 명백한 정치 감사”라고 했다. 송갑석 의원도 “감사원 감사 직무 범위에서 벗어난 것을 감사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공익 감사를 청구해 감사한다는 건데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건영 의원도 최근 “월성 1호기 폐쇄는 19대 대선 공약이었다”며 “그 공약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추진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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