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장수(長壽) 비결은 서구화된 식습관?

이코노미스트誌 “육류(肉類)를 거의 안 먹던 일본인들이 1960년대 이후부터 섭취를 늘렸고 이에 따라 뇌혈관 질환 사망자 수가 감소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일본의 장수(長壽) 비결은 서구화된 식습관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통계 기사를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일본의 장수 비결은 올바른 식습관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종 연구 결과 육류를 거의 안 먹던 일본인들이 1960년대 이후부터 육류 섭취를 늘렸고 이에 따라 뇌혈관 질환 사망자 수가 감소했다고 한다. 물론 기사에 인용된 전문가들은 육류를 많이 먹는 것은 위험하지만 적당량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는 당연한 말을 내놨다. 당연한 얘기이기는 하지만 일본의 육류 섭취량 변화와 뇌혈관 질환 사망자 수 감소의 연관성을 볼 수 있는 통계 수치들을 소개하려 한다.
 
통계를 보면 한국인들은 일본인보다 유제품 및 계란을 덜 섭취한다. 반면 술과 고기, 설탕을 조금 더 섭취한다. 미국과 독일과 비교하면 한국과 일본인의 유제품 및 계란, 술, 육류, 설탕 섭취가 적다. 반면 미국과 독일보다 어류를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코노미스트의 관련 기사를 번역, 통계 그래프를 인용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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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질병별 사망자 비율(왼쪽부터 모든 질병, 순환계, 암, 뇌혈관 질환)

 

 
다나카 카네는 인류의 기준치에서 가장 벗어난 사람 중 한 명이다. 노인학연구그룹에 따르면 그녀는 1월 2일 기준으로 118세까지 산 세 번째 사람이 됐다. 그녀는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118세가 된 사람이다. 또한 그녀가 그렇게 되는 마지막 일본인일 가능성은 매우 적다. 일본의 기대수명은 전세계에서 가장 길다. 100세 이상의 인구가 8만 명에 달한다.
 
다나카 씨가 기준치에서 벗어난 사람으로 분류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는 초콜릿과 탄산음료를 좋아한다고 한다. 일본인 대다수와는 다른 식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OECD 국가 중 설탕을 가장 덜 섭취하는 국가 중 한 곳이다.

일본의 기대수명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이유의 원인으로는 식습관이 자주 꼽힌다. 하지만 일본이 단순히 서방세계의 나쁜 음식을 피한 것만으로 기대수명을 높였다는 주장은 너무 단순할 것이다. 오히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인들의 식습관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서방세계의 습관과 비슷해져 갔다.
 
일본이 항상 기대수명 부문에서 챔피언이었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 기준 일본의 연령 보정(補正) 기준 사망률은 OECD 평균치 수준이었다. 일본의 암환자 및 심장질환 환자 비율은 비교적 낮았다. 반면 뇌혈관 질환에 따른 사망률은 OECD에서 가장 높았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 일본의 뇌혈관 질환 사망률은 OECD의 평균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낮은 심장질환과 뇌졸중 발병 비율에 따라 일본의 기대수명은 높아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떻게 뇌혈관 질환 관련 사망률을 해결할 수 있었을까? 일부 원인으로는 치료 방법의 개선과 전세계적인 혈압 수치 감소가 있었을 것이라고 토마스 트룰센 코펜하겐 대학교 교수는 말했다.

연간 섭취량(왼쪽부터 유제품 및 계란, 술, 육류, 설탕, 어류)

 

하지만 식습관이 하나의 이유였을 수도 있다. 일본은 약 1200년 동안 육류 섭취를 대부분 금지했다. 요즘에도 비교적 적은 육류와 유제품을 섭취한다. 이런 제품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심장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포화지방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공된 붉은색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 역시 뇌졸중 가능성을 키운다. 하지만 이를 너무 적게 먹는 것 역시 현명하지 않다. 이를 통해 혈관에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공급받기 때문이다. 4만8000명의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들은 심장질환에는 저항력이 세지만 뇌졸중에는 취약하다.
 
이론적으로 보면 동물에서 나오는 음식을 덜 섭취함에 따라 일본의 뇌혈관 질환 사망률이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을 수 있다. 1960년부터 2013년 사이 뇌졸중에 의한 사망자가 일본에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일본인들의 연간 고기 섭취량은 거의 0에서 52kg으로 늘었다(미국인의 45% 수준). 도쿄국립암센터의 츠가네 쇼이치로는 혈관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육류와 유제품을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너무 많이 섭취해 혈관이 막히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본의 연령별 인구 분포도

 

일부 경험적 증거들 역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1990년대에 나온 한 논문은 일본에서 식습관이 가장 많이 바뀐 지역이 뇌혈관 질환 사망률도 크게 떨어진 곳들이라고 했다. 1995년부터 2009년까지 8만 명의 일본인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고기와 우유를 가장 덜 먹는 지역에서 뇌졸중이 더 흔했다. 뇌혈관 질환에 따른 사망자 수 감소의 원인은 다른 데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자료들은 식습관의 변화가 도움을 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불행한 아이러니는 일본의 건강은 좋아지고 있으나 낮은 출산율과 맞물려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2060년이 되면 일본 인구 40%가 60세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생일 케이크에 118개의 양초가 필요한 상황이 더 많아진다는 뜻이고 이를 끄는 것을 도와줄 증손자들의 수는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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