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장혜영 의원 성추행 사건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대변인 논평을 냈다가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야권은 ‘적반하장’, '내로남불'이라며 거세게 비판했고, 민주당 내에서도 ‘부끄럽고 참담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 밖에서도 조롱과 비판이 잇따랐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김 대표의 성추행에 대해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을 향해선 "정의당은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에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민주당 인사들의 잇단 성비위 사건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논평이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논평을 언급한 후 "과연 민주당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권력형 성범죄의 온상은 민주당"이라며 "안희정 전 충청남도 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파렴치한 성범죄를 저질렀고, 그 귀책은 세금 838억원을 들이는 보궐선거"라고 했다.
이 의장은 "그럼에도 민주당은 공당(公黨)으로서 책임 있는 조치를 하지 않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며 "오죽하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신상털이와 마녀사냥이 심해져 왜 숨어서 숨죽이고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 의장은 "(민주당은) 정의당에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무관용 조치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를 즉각 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피해사실을 유출하고, (피해자를) 2차 가해한 남인순 의원에 대한 징계가 첫 단추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피해호소인' 표현을 거론하며 "마비된 도덕성과 말라붙은 성인지 감수성으로 자기편 감싸기에 급급했던 민주당의 횡포는 우리 정치사의 수치스러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며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은) 석고대죄하라"고 밝혔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야권 후보들도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김종철처럼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오 전 의원은 "민주당은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면서 '거짓 미투와 무고의 혐의'를 씌웠다. 그 중심에 남인순 의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박 전 시장에 대한 피해자의 피소 사실을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당시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민주당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겨냥해 "어찌 '그 사건'을 모른 척할 수 있느냐. 극렬 지지층의 반발이 두려워 한 명의 여성을 향해 가해진 무참한 폭력을 애써 망각한 후보는 절대, 결코 절대 시민의 삶과 인권을 보듬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박 전 장관을 향해 "대한민국 여성 리더로서,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4선 중진으로서 민주당이 '성범죄자 보유당'이라는 오명을 씻어야 한다는 한 점의 소신이라도 남아있다면 출마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박 전 시장 사건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부끄럽고 참담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인숙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건에 대한 소식도 충격적이었지만 정의당 사건에 대해 민주당에서 발표한 입장문은 사실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국가인권위원회가 박원순 전 시장의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점을 거론하며 "민주당도 같은 문제와 과제를 안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충격과 경악이라며 남이 겪은 문제인 듯 타자화하는 태도가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정의당의 사건이나 박 전 시장의 사건은 성폭력이 평소에 주장하는 가치 신념이 무엇이든 구체적인 관계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다른 당 비난할 여유가 없다”고 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은 반복되어 일어나는 권력형 성범죄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반드시 해결 해내야 하는 책무를 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또 “지금은 박원순 시장 사건 관련 피해자나 관계자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는 상황에 있다”며 “이제는 당이 나서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지자와 국민에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수권정당으로서, 그리고 진보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 정당으로서 구태의연함이 아니라 반성과 성찰의 태도로 걸어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치권 밖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서민 단국대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표가 사과하고 물러난 정의당 성추행 사건에 '충격을 넘어 경악한다'는 더불어당 대변인의 반응에 충격을 넘어 경악한다"며 "아무리 내로남불이 당의 캐치프레이즈라 해도 이건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고 적었다.
권경애 변호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니네가 경악은 무슨 경악이냐. 웃기고 자빠졌다"며 "무관용 원칙 좋아하시네, 남인순 당장 제명하고 서울, 부산시장 후보를 내지마라. 그러면 믿어주겠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성추행 사건에 ‘경악한다’는 민주당
- 조샛별(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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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1-26, 1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