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김태연의 압도적 무대! 나훈아의 감동과는 다른 압도적 감동!

나훈아의 '테스형'이 삶의 무게를 애써 가볍게 처리하는 남자의 이야기듯이 김태연의 '바람길'은 철학을 느끼게 하는, 노래아고 이야기이고 敍事詩이다. 마이크를 잡으면 무서운 어른 같은데 마이크를 놓으면 천진난만한 아이로 돌아온다. 참 신기하다. 결론은 김태연은 천재이다. 천재는 하늘과 통한다.
바람길

길을 걷는다
끝이 없는 이 길
걷다가 울다가
서러워서 웃는다
스치듯 지나는
바람의 기억보다 더
에일 듯 시리운
텅빈 내 가슴
울다가 웃다가
꺼내본 사진 속엔
빛 바랜 기억들이
나를 더 아프게 해
길을 걷는다
끝이 없는 이 길
걷다가 울다가
서러워서 웃는다
스치듯 지나는
바람의 기억보다 더
에일 듯 시리운
텅빈 내 가슴
울다가 웃다가
꺼내본 사진 속엔
빛 바랜 기억들이
나를 더 아프게 해
길을 걷는다
끝이 없는 이 길
걷다가 울다가
서러워서 웃는다

미스트롯 준결승 전에서 열살 김태연 양이 부른 '바람길'은 압도적 충격으로 다가 왔다. 많은 시청자들이 잠시 말문을 열지 못했을 것이다. 노래가 아니라 敍事詩란 생각이 들었는데 작곡가 조영수 씨가 같은 평을 했다. 트롯도 아니고 노래도 아니면 무엇인가? 모차르트의 환생인가?

지난 추석 때의 나훈아 쇼를 방불케 하는 충격적 감동을 설날에 안겨준 김태연은 너무나 자신만만하면서도 아이답고 순수하며 웃긴다. 고집스러운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장윤정 씨가 김태연이 '바람길'을 부르고 싶다고 하자 말리는 장면이 나온다. 과연 감정을 소화할 수 있을까? 너 나이에 쓸쓸함을 알기나 해? 자신도 별로 부르지 않는 노래라고 했다. 김태연은 그냥 좋아서 선택했다는데 장윤정의 만류에도 굽히지 않고 그 노래를 고집하는 자세가 대단하게 보였는데 결국 일을 낸 것이다.

점수를 좀 짜게 주는 편인 박선주 씨는 줄곧 감동의 눈물을 흘렸는데 그 이유가 "이런 무대를 다시 볼 수 있을까"였다. 늘 정확한 용어를 구사하는 작곡가 조영수 씨는 "놀랍고 신기하다. 곡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敍事를 만드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그의 평이 절묘하다. 노래가 아니라 이야기! 장윤정 씨는 김태연이 멜로디를 바꾼 대목이 있는데 "태연이가 맞다, 앞으로 그렇게 부르자"고 했다. 이찬원, 장민호, 정동원은 "태연이가 다 계획이 있었다"고 했다.

나훈아의 '테스형'이 삶의 무게를 애써 가볍게 처리하는 남자의 이야기듯이 김태연의 '바람길'은 철학을 느끼게 하는, 노래아고 이야기이고 敍事詩이다. 마이크를 잡으면 무서운 어른 같은데 마이크를 놓으면 천진난만한 아이로 돌아온다. 참 신기하다. 결론은 김태연은 천재이다. 천재는 하늘과 통한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