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돼지고기값 강제 인하하자 시장에서 돼지가 사라졌다

이코노미스트誌 “400페소(8.25달러)에 팔리던 삼겹살 1kg을 300페소로 낮추자 상인들이 판매 거부"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 “필리핀의 가게들이 돼지고기 판매를 거부하고 있다(Retailers in the PHilippines have been refusing to sell pork)”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필리핀은 돼지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나라로 알려졌다. 그런데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가 귀해지자 가격이 급등했다. 정부는 이에 따른 대책으로 수도 마닐라에 가격 상한제를 내놨는데 돼지고기 판매 가게들이 이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가격 상한제가 도입된 마닐라에 있는 돼지들을 지방으로 옮기는 세력도 등장했다고 한다. 관련 기사를 전문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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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필리핀 마닐라의 상인들은 2주간의 ‘돼지 휴일’에 들어갔다.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다이어트나 며칠간 소시지나 베이컨을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이는 대통령 명령에 따른 가격 상한제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돼지고기는 필리핀 사람들의 주식이다. 가격은 최근 급등했는데 삼겹살 1kg이 400페소(8.25 달러)를 뛰어넘었다.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뛴 수치다. 이런 가격 인상은 물가상승으로 이어졌다. 1월 물가상승률은 2년래 최고치인 4.2%를 기록했다. 필리핀 의회의 상하원은 식료품 인상에 대한 여러 청문회를 열고 있다. 곤란한 상황에 빠진 정부는 2월 1일 60일 동안 마닐라의 돼지고기 가격을 1kg에 300페소 이하로 제한하도록 하는 조치를 내놨다. 돼지고기는 가게 선반에서 사라져버렸고 비싼 암시장이 등장하게 됐다.


이런 상황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발생했다. 돼지들에게 치명적인 이 전염병은 2019년 필리핀에 상륙했다. 필리핀의 돼지들은 대부분 집 뒤뜰에 있는 축사에서 생활하는데 이런 돼지들이 큰 피해를 봤다. 지난해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구(INSPIRE)를 설립했다. 이 기구를 통해 새끼 돼지와 비료를 축가(畜家)에 전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작은 새끼 돼지들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정부 당국은 밀매업자와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을 잡아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가축과 정육’이라는 잡지의 편집장인 페르민 디아즈는 이런 사람들이 트럭들에 살아있는 돼지들을 가득 싣고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에 있는 섬들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필리핀 정부가 지금까지 하지 않은 일은 수입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일이다. ‘안전한 농축산물 구축’이라는 단체의 레이먼 클라르트 현재 최저 관세는 30%인데 이는 돼지고기 양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처럼 5%의 일정한 관세를 부과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축산업 종사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돼지고기 아도보’가 필리핀의 국민음식으로 남아있기 위해서는 세금 규제 당국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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