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최근 “이란이 시리아를 시아파로 개종(改宗)시키려 한다(Iran Is Trying to Convert Syria to Shiism)”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부제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지 10년이 지난 이란이 종교를 통해 시리아에서의 영향력을 영구적인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Ten years after entering Syria’s civil war, Tehran is using religion to make its influence there permanent)”이다.
시리아 국민 대다수는 수니파(약 70%)이지만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는 시아파(약 15%)다. 시아파인 이란은 시리아 내전에서 아사드를 돕고 있는데 처참한 상황에 빠진 시리아인들에게 돈을 풀어 이들을 시아파로 개종시키고 있다는 기사다. 이란은 종교뿐만 아니라 경제적, 문화적,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만약 이란의 이런 확장 정책이 성공하면 시리아가 사실상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같이 이란을 대변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기사다. 이 기사는 레바논 베이루트에 주재하고 있는 안칼 보라 기자가 썼다. 관련 기사를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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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페즈 알아사드가 이끌던 시리아 바트당 정권은 이란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이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하지만 하페즈 아사드는 이란이 헤즈볼라를 통해 레바논에 대한 영향력을 확장했던 것처럼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을 절대 용인하지 않았다.
하페즈의 아들이자 그의 뒤를 이은 바샤르 알아사드는 절박한 상황에 빠졌고 이란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됐다. 이란의 군대는 약 10년 전 내전이 발생한 직후부터 시리아에 들어가 반군과 싸우는 젊은 아사드 정권을 도와줬다.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그리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키스탄의 시아파 전사들을 영입해 시리아 정권이 전쟁을 치르는 것을 도왔다. 이후 이란은 시리아 군인들을 끌어들여 시리아 내 시아파 사원들을 지키게 했다. 이란은 하페즈의 아들 중 한 명인 마헤르 알아사드가 이끄는 제4기갑여단 등 군부의 핵심 세력과의 관계를 강화했다.
시리아 내전은 10년간 이어지고 있다. 이란이 지원하는 군대는 다마스쿠스의 외곽 지역을 통제하고 있으며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 지역의 전략 요충지의 순찰을 담당하고 있다. 많은 이란 병력이 이스라엘과의 국경지역인 시리아 남부에 주둔하고 있으며 알레포 지역에도 여러 군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가 2018년 패배하자 이란 군대는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 지역에서도 여러 군시설을 운영하게 됐다.
이란이 이라크와 시리아, 레바논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군대만이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군사 충돌은 비교적 줄어들었다. 이란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 지역에서 문화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수니파 주민들을 시아파로 개종하도록 하고 이것이 성공하지 못하면 최소한 시아파에 대한 악감정을 사그라지게 하는 전략이다. 포린폴리시는 최근 수니파에서 시아파로 개종한 사람들과 시리아에 있는 이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시리아의 경제 붕괴에 따라 이란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이란은 도움이 필요한 시리아인들에게 현금을 뿌리고 있다. 종교 관련 세미나에서 세뇌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시리아의 아이들이 이란의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무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음식을 나눠준다. 시리아인들이 관광 명소를 구경하게 한 뒤 이들이 개종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런 작은 조치들은 큰 비용이 들지는 않지만 궁핍한 시리아인들이 이란을 바라보는 시각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란은 오래된 사원을 복원하고 시아파 핵심 인물들을 기리는 사원을 새로 짓고 있다. 이는 시리아의 종교 역사를 다시 쓰는 것과 같은 움직임이다. 전쟁 직전 시리아는 수니파가 대다수였고 극소수의 시아파가 거주하는 곳이었다. 포린폴리시는 약 10명의 주민들, 시민 운동가, 전문가들과 얘기를 나눠봤다. 이들은 이란이 수니파 시리아인들 사이에서 자신들이 상냥한 이웃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레바논과 이라크에서처럼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란 군대는 ‘법령 10호’를 통해 전쟁 중 이주하게 된 시리아인들의 집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리아 정권을 도왔다. 일부 이란 군인들은 해당 부동산을 압류해 이라크나 레바논에 살고 있는 가족들을 시리아로 불러 살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러한 인구이동, 문화 침투 등의 방식을 통해 시리아 내의 시아파 규모를 늘리고 이들에 대한 정치적 힘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시리아 내의 시아파 규모가 늘어나게 된다면 이란이 이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게 되고 시리아 사태의 최종 정치적 합의 과정에서 이란의 입김이 작용될 수 있다. 이란은 시리아 정부나 군대, 혹은 다른 기관들에 자신들이 특정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란이 신세를 지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뿐만 아니라 권력 내부에 있는 지지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시리아는 레바논과 이라크와는 달리 여전히 수니파가 대다수이고 이는 이란 정권에 있어 어려운 과제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멈추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24세의 아메드는 익명을 전제로 포린폴리시와 인터뷰를 했다. 시리아에 거주하는 그는 최근 시아파가 됐다. 그는 이라크와 국경지역인 시리아 동부에 거주하다 내전이 발생해 가족과 함께 터키 국경 지역으로 이주했다. 그는 2018년 한 친구로부터 이란 군대에 입대하면 모든 걱정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수니파였던 그는 사이나 제이납 부대에 배치됐다. 이는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손녀의 이름을 딴 부대다. 이는 시아파 종파다.
아메드는 “친구 한 명이 이란 군대에 입대하면 어느 누구도 나나 나의 가족을 해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이 인터뷰는 다마스쿠스에서 6마일 남쪽에 떨어진 사이나 제이납 사원 인근에서 진행됐다. 이 지역은 이란이 지원하는 군부대가 완전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
아메드는 이 사원을 지키는 역할을 맡고 있고 매달 10만 시리아 파운드(약 200 달러)의 월급을 받고 있다. 아메드의 아버지는 매달 두 번씩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는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지난 2월 아메드가 속해 있는 부대의 지휘관은 아메드가 시아파로 개종하면 월급을 두 배로 올려주겠다고 했다. 아메드는 단번에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최근 군대 지휘관과 만났는데 그는 내가 시아파로 개종하고 사이나 제이납에 대한 강연을 몇 번 듣기만 하면 진급을 시켜주고 돈을 더 주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나를 포함한 20여 명은 모두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내가 시아파면 20만 시리아 파운드를 받게 된다. 아버지의 치료 때문에 나는 돈이 꼭 필요하다. 종교 문제는 상관이 없었다.”
요르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 남서부에 거주하는 타임 알아메드는 최근 친구 한 명이 이란이 지원하는 군대에 입대해 시아파로 개종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그의 친구가 진급을 했고 아파트도 받게 됐다고 했다. 알아메드는 “그는 시리아의 경제 붕괴 사태에도 불구하고 무료 의료 혜택을 받으며 매달 가스연료통을 지원받는다”고 했다. 알아메드에 따르면 그의 친구는 다른 시리아인들이 받지 못하는 여러 혜택 역시 바로 받게 됐다고 했다. 시리아 정보당국으로부터 시리아 다른 지역을 이동할 수 있는 허가증을 발급받았고 문제없이 이동할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데이르 에조르 지역에서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라크와 근접한 데이르 에조르 지역에 있는 아부 카말이라는 도시는 최근 몇 년간 이란이 조직적인 활동에 나서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최근 이란은 아부 카말에 있는 카라미시 공원을 복원했다. 이는 이슬람국가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곳이었다. 이란은 이를 ‘친구들의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바꿨다(시리아 정권은 이란을 시리아의 친구라고 홍보한다). 이란 군대는 매주 공원에서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흥미로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주요 타깃이 되는데 이들에게 시아파 중 정통파인 이마미파(派)에 대한 내용, 이스라엘과 제국주의에 이란이 정당하게 맞서 싸우고 있다는 내용들을 홍보한다.
아부 카말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운동가 사야 아부 왈리드는 “여러 재미있는 행사와 게임들은 아이들과 부모들의 생각을 세뇌시켜 시아파로 개종하도록 하기 위한 계략”이라고 했다. 이 도시에 있는 스포츠 시설들은 이란 군대가 사용하는 주방 겸 식당으로 바뀌었다. 아무 왈리드에 따르면 축구 경기장 전체가 이란의 행동 기지가 됐다고 했다.
영국 런던의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이란은 시리아 지역 주민들을 이란으로 초청해 시아파 종교에 대한 교리 등을 교육시켰다. 이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은 약 10만 시리아 파운드의 돈과 음식이 담긴 가방을 지급받았다.
이란은 시리아 내에서 여러 신학교와 사원, 자선재단을 설립했다. 다마스쿠스와 알레포 지역에서의 이란에 대한 반감은 덜한 편이다. 이란은 데이르 에조르 지역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지역의 부족 지도자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존에 더 관심이 있으며 새롭게 떠오른 유망한 세력들이 누구이건 지지하는 성향이 있다. 또한 러시아는 데이르 에조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덜하기 때문에 이란이 이 지역에서 세를 확장하는 데 있어 다른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됐다.
시리아 외교관 출신으로 현재 미국으로 망명한 바삼 바라반디는 시리아에서의 이란의 존재와 활동은 시리아에서 앞으로 발생할 반란에 대한 씨를 뿌린 격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의 침략에 반대하는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처음에는 알라위파가 통제하고 있는 라타키아에 들어갔다. 알라위파는 종교나 사회 관습 면에 있어 개방된 사회다. 예를 들어 이들은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이란은 전쟁으로부터 가장 영향을 덜 받은 시리아인들의 마음을 조작하는 게 더 쉽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 이들은 이슬람국가의 통제권에 있던 곳으로 확장해 나갔다.”
터키에 위치한 옴란전략문제연구소의 분쟁 전문가이자 시리아-이란 관계 전문가인 나바르 사반은 이란이 느리기는 하지만 꾸준하게 시리아 모든 사람들과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란은 데이르 에조르와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지역의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란은 시리아에 거미줄을 쳐놨고 이란 사람들을 군대나 정부, 나아가서는 수니파 혹은 기독교인 사업가 무리 등 모든 곳에 심어 놨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前 미국 대통령은 ‘최대 압박’ 기조 하에 이란 정권을 약화시키는 제재를 가했다. 하지만 아사드 정권과 연계된 이란의 자금은 계속해서 시리아에서 돌고 있다. 나는 2017년 8월 시리아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나는 다마스쿠스에서 6년만에 처음으로 열린 무역 박람회에 참석했다. 총 31개의 부스가 있었는데 대다수는 이란 회사들이 파는 물건을 소개하고 있었다. 발전소부터 과자나 비누까지 거의 모든 것을 팔고 있었다. 2년 후 시리아와 이란의 합동 상공회의소가 설립됐다. 지난달 이란 측 대표단은 다마스쿠스로 가 이들이 구상하고 있는 시리아 경제 재건 청사진을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에 대한 개입을 멈추지 않았던 이란이 군대와 자선재단에 돈을 뿌려 시리아의 변화를 이뤄내려고 하는 것을 우려한다.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에 다시 가입하게 된다면 말이다. 이란은 핵합의를 체결한 2년 뒤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을 4배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얼마나 많은 시리아인들을 시아파로 개종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 하지만 군사적, 문화적, 경제적 확장이 이미 모든 측면에서 위태로운 시리아에 새로운 위험한 선을 긋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란의 확장 정책이 종교적 종파 갈등이 있는 이 지역의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