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을 촉발시킨 군중 시위가 발생한 지 10년이 됐다. 세계 언론들은 이와 관련한 각종 특집 기사를 내놓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최근 “아사드의 폭력은 10년 넘게 불길에 휩싸이게 하는 분쟁을 촉발시켰다(Assad’s Violence Started a Conflict That will Burn for Decades)”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부제는 “시리아에는 평화는 없고 고통만 있을 뿐이다(There’s no peace in Syria, only suffering)”이다.
이 기사는 영국계 레바논인 프리랜스 기자인 오즈 카테르지가 썼다. 관련 기사를 요약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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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2011년 3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와 알레포에서 첫 번째 반(反)정부 시위가 발생한 지 10년이 되는 주다. 그러나 이 엄숙한 날은 시리아 혁명의 시작일 뿐이지 시리아 내전의 시작이 아니었다. 시리아 내전은 정부 보안부대의 손에 의해 수천 명이 숨지게 되는 잔인한 시위 진압이 진행된 지 몇 달 후에 시작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작한 이 폭력 사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이 일으킨 최대 규모의 인류 재앙으로 이어졌다. 사태의 규모가 너무 심각해 유엔은 2014년 1월 이후 사망자 수에 대한 공식 집계를 중단했다. 이 분쟁은 끝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절대 일어날 필요가 없었던 분쟁이다.
유엔이 가장 마지막으로 발표한 사망자 추산치는 40만 명이었다. 이는 2016년 당시 시리아 특사인 스테판 드 미추라가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마저도 정확한 피해자 수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매일 매일 이어지는 폭격에 의한 사망자 수를 집계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숨지는 사람, 예방할 수 있는 질병으로 숨지는 사람, 야만적인 상황에 빠져 굶어 죽는 사람 등의 수치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수십만 명의 시리아인들이 사라지거나 즉결 처형되고 고문당해 죽게 됐다. 이런 일들은 아사드 정권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일어났다. 고통을 받은 사람들은 숨진 사람뿐만이 아니다. 성폭행 피해자, 고문 피해자, 정신적 충격을 받은 아이들, 과부, 실향민. 이런 리스트는 끝이 없이 이어진다.
세상은 더 이상 피해자들의 수를 세는 것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외지인들은 최소한 이런 폭력사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가해자들을 특정해야 한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의 저항과 용기로 정의될 문제가 아니라 아사드의 군부대가 시리아 국민들 가슴 속에 공포심을 심도록 한 슬로건으로 정의돼야 한다. “아사드가 아니면 아무도 안 된다. 아사드가 아니면 우리는 이 나라를 불태워버릴 것이다.” 이것이 시리아 정권이 지켜온 유일한 약속이다. 시리아 내전이 10년 전 이날 발생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에 잘못됐다. 시리아인들은 한 사람의 권력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폭력적인 군사 진압의 희생자가 되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에 대해 자행된 범죄 행위였다.
이 전쟁은 군중의 행진이 시작됨에 따라 발생한 것이 아니다. 또한 대부분의 반대 세력이 무너지고 짓밟혔음에도 끝나지 않았다. 시리아는 폐허에 놓여 있고 이는 아사드의 통치권 하에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 나라가 러시아와 이란이 지원하는 군대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사드가 아니면 아무도 안 된다”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시리아 사람들은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을 상대해야 하게 됐다. 이는 평화가 아니다. 이는 이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같이 폭력에 의존하는 군벌의 집합소다.
시리아의 경제는 폭력사태가 한창인 당시에도 계속 악화됐고 전례 없는 수준까지 무너져 내렸다. 시리아 파운드화의 가치는 연일 곤두박질쳤다. 3월 16일 기준 1달러 환율은 4550 시리아 파운드였다. 전쟁이 발생하기 전에는 1달러당 50 시리아 파운드였다. 2016년 기준으로는 1달러가 600 시리아 파운드에 거래됐다. 이런 상황임에도 시리아 정권은 재건을 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들이 몇 년 전 탈환한 지역은 폐허 그대로 남아 있다.
시리아의 동맹인 이란과 러시아는 시리아 재건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대신 유럽연합 등에게 시리아 인프라 재건 비용을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방세계는 아사드 정권이 정치적 변화를 주지 않는 이상 지갑을 열거나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다.
아사드 정권의 재정상화를 위한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를 보면 이 정권은 지원받은 자금으로 국가의 안보 체계를 재건하고 전쟁 무기를 구입할 것이다. 유엔으로서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유엔이 다마스쿠스에 이런 목적의 사무소를 연 첫날부터 이런 일이 일어났다.
(중략)
오늘날 시리아는 실패한 국가다. 여러 세력의 영향권으로 갈라지게 된 국가다. 국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 나라의 인구 90%가 빈곤층에 해당된다. 이런 충격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정권과 러시아는 의도적으로 국제 원조를 방해하고 있다. 이러한 잔인함이 정권의 전체 권력 장악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시리아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앞으로의 10년은 최소한 지난 10년 수준만큼 고통스러울 것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은 시리아 영토뿐만이 아니다. 정치적, 외교적 채널은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됐다.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정체된 것이다. 고통스러운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끝없이 파괴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지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마저 사망자 수를 집계할 수 없을 정도라는 뜻이다.
고통이라는 단어만이 시리아에 유일하게 남은 확실한 단어일 것이다. 아사드는 어떤 것도 이뤄내지 못했다. 시리아의 미래에는 어떠한 승자도 없다. 희생자와 가해자, 그리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학살되고 피난민이 되는 동안 이를 옆에서 지켜보기만 한 국제사회만 남았을 뿐이다.
2011년 발생한 시위의 10주년을 기념할 때 우리는 꽃을 들고 평화의 노래를 부르며 팔짱을 끼고 행진했던 사람들을 기억해야지,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나라를 불태웠던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가 최소한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