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해제당한 좌익을 상대로는 부지런하기만 하면 된다

윤석열은 국민의힘에 평당원으로 들어가는 게 어떨까? 신당을 만들 이유도 시간도 없다! (下)

윤석열-이재명 가상대결
 
  ▲윤석열-이재명 가상대결은 44.5% 대 36.2%로 윤의 승리였다. 격차는 8.3%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를 넘어섰다. 부동층은 19.3%였다.
 
  윤 전 총장은 60세 이상(윤석열 55.5%-이재명 28.6%)에서 두 배, 50대(47.9%-31.7%)와 18·19세 포함 20대(41.8%-31.2%)에서도 크게 우세를 보였다. 반면 40대(38.0%-50.1%)와 30대(31.1%-44.7%)는 이재명 우세였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60.9%-26.0%), 부산·울산·경남(50.7%-20.0%)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서울(45.9%-34.6%)도 윤 전 총장이 우세했다. 반면 광주·전남·전북에서는 23.5% 대 51.9%로 이재명 지지가 두 배였다. 인천·경기와 대전·충청·세종, 강원에서는 접전 양상.
 
  ▲남성은 절반이 넘는 50.4%가 윤석열을 지지했고, 이재명 지지는 36.9%였다. 여성은 윤석열 38.7%, 이재명 35.5%로 팽팽히 갈렸다. 남녀 간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은 20대 남자는 반(反)정권, 20대 여성은 친(親)정권 성향이란 점으로 설명된다. 이른바 페미 논쟁이 선거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보수층의 63.0%가 윤석열을, 진보층의 62.0%가 이재명을 선택했으나 중도층에선 46.8%-33.2%로 윤석열이 크게 앞서 결정력을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80.6%가 윤 전 총장을, 민주당 지지층은 74.4%가 이재명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싫어하는 정당은 민주당!
 
  ▲‘오마이뉴스’가 이번 조사에서 ‘귀하께서 절대로 지지하고 싶지 않은 정당은 다음 중 어느 정당입니까?’라고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39.7%가 민주당을 꼽았다. 2위는 국민의힘으로 31.5%였다. 남성의 44.6%와 여성의 34.9%가 민주당에 비호감을 표했다. 여기서도 남녀 차이가 이상할 정도로 크다. 한편 정당 지지도 조사에선 민주당 30.6%, 국민의힘 32.0%, 뒤이어 국민의당 6.8%, 정의당 5.7%, 열린민주당 5.0%, 기타 정당 2.4% 순이었다. 무당층은 17.5%(지지 정당 없음 16.2%, 잘 모름 1.3%)였다.
 
  지난 4월 초,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하여 보선 이후 처음으로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1위 윤석열 36%, 2위 이재명 24%, 3위 이낙연 12%였다. 이들에 대한 비호감도 조사했더니 윤석열 22.8%, 이재명 11.2%, 이낙연 6.3%였다. 호감에서 비호감을 빼면 순(純)비호감, 또는 순호감 수치가 나올 것이다.
 
  윤석열은 순호감 13.5%, 이재명은 순호감 12.3%, 이낙연은 순호감 6%였다. 안철수는 호감 5.1%에 비호감 4.1%로서 순호감 1%, 홍준표는 호감 4.9%에 비호감 8.5%로서 순비호감 3.6%였다. 추미애는 호감 3.2%에 비호감 22.7%로서 순비호감 19.5%로 단연 1위였다. 정세균은 호감 2.9%, 비호감 2.2%로서 순호감 0.7%. 유승민은 호감 2.3%, 비호감 3.1%로 순비호감 0.8%. 임종석은 호감 1.5%에 비호감 10%로 순비호감 8.5%. 김종인은 호감 0.6%에 비호감 4.9%로서 순비호감 4.3%. 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되는 인물 중에서 비호감은 추미애, 임종석, 김종인, 홍준표 순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월 4일과 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지도자, 다음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8%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의 지지를 얻어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2%로 2위를 기록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5월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대선 양자 대결에서 윤 전 총장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50.0%, 이 지사는 41.7%로 집계됐다.
 
 
  長考 끝에 惡手?
 
  마오쩌둥(毛澤東)은 클라우제비츠처럼 전쟁을 정치의 연장으로 본 사람이다. 그는 “정치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고,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라고 했다. 현직 대통령 시절 마오쩌둥을 존경한다고 공언했던 노무현 계열의 문재인 정권도 내년 3월 9일 선거를 계급투쟁론에 입각한 ‘쓰레기 대청소의 날’로 정하고 그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선거에서도 전쟁처럼 최대의 승리 요건은 속도다. 김영삼(金泳三)이 여러 가지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그의 속전속결 습관 덕이었다. 그는 정치인 중에 시간약속을 가장 잘 지키는 사람으로 통했다. 약속 장소엔 늘 5분 먼저 오고, 당무회의 참석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회의를 시작하며, 부친에게 문안 전화는 평생 같은 시각에 했다. 가히 시간의 사나이였다. 몽골 기마군단의 속도로 세계를 정복한 칭기즈 칸의 원리를 정치에 적용하여 권력을 잡았다고 할까? 그가 입버릇처럼 했던 이야기가 있다.
 
  “기회는 이마에 붙어 있지 꼬리에 붙어 있지 않다. 먼저 잡아야 한다.”
 
  “결단을 늦게 하면 잘못될 경우 바로잡을 수 없다. 빨리 결정하면 고칠 시간이 있다.”
 
  이회창씨는 두 번 질 수 없는 조건에서도 결단의 타이밍을 놓쳐 패배,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윤석열씨가 이회창처럼 실패한다면 그것은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 때문이고, 관료주의의 타성(惰性) 탓일 것이다.
 
  투표일까지 열 달밖에 남지 않은 5월 초순 현재, 그는 적어도 보선 이후 한 달을 허송했다. 한국갤럽 5월 첫 주 여론조사는 윤석열의 칩거와 장고에 국민들이 다소 피로감을 보이고 있는 듯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해야
 
  문제는 윤석열씨의 선택에 별로 고민의 여지가 없는데도 생각에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점이다. 국민의힘과 헌법적 가치관이 같고, 국민의힘 지지층이 압도적으로 그를 지지하니 신당 창당은 할 필요도 없고 시간도 없다. 윤석열씨는 대한민국 헌법의 최고규범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한미동맹, 그리고 공정한 사회를 강조하는데 국민의힘 당헌에 있는 목적과 정확히 일치한다.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역사적 성취를 이끌어온 헌법정신을 존중한다. 헌정질서의 중심인 자유·민주·공화·공정의 가치를 올곧게 실현하고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 안보를 우선하며, 시장경제와 과학기술을 앞세운 민간주도 성장을 촉진한다. 대한민국 발전의 중요한 조건이었던 한미동맹을 존중하며, 북핵 위협을 제거하고 진정한 평화와 바람직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법치를 구현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정치와 국정을 지향한다. 앞선 세대의 희생과 성취를 존중하고 미래세대와의 연대를 중시한다. 자율성과 선택권이 존중되고 누구도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지향한다.〉(발췌)
 
  그렇다면 윤석열씨가 국민의힘에 평당원으로 입당해, 당비를 내고 교육을 받은 뒤 오는 7월에 당내(黨內) 대통령예비후보로 등록하는 정상적 절차를 밟는 게 신선하고 상식적일 것이다. 국민의힘은 비록 비판은 많이 받지만 그 뿌리가 깊다. 박근혜, 이명박, 김영삼, 노태우 정부의 산파였고 족보를 더 거슬러 오르면 전두환의 민정당, 박정희의 공화당에도 닿고, 김영삼을 통해서는 이승만 시절의 민주당과도 이어진다. 한국의 어린 민주주의를 안착시킬 수 있는 소중한 제도이고 자산이다. 이런 정당을 무시하고 신당을 급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멀쩡한 국군을 해산하고 빨치산 부대를 만들겠다는 수준의 사고(思考)일 것이다. 윤석열씨가 정치 참여를 선언한 직후부터 쏟아질 좌파 세력의 맹공격을 막아줄 방패가 국민의힘 이외에 있을까? 전국의 말단까지 닿는 선거조직을 10년이 아니라 몇 달 만에 만들 수 있다는 조언을 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왼쪽 동네 사람일 것이다.
 
 
  정권교체의 최대 장애물은 관료주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작년 4월 15일 총선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퇴를 선언하고 집으로 갔다. 사진=조선DB

  한국갤럽이 지난 5월 첫 주 여론조사를 할 때 자유응답식으로 차기 대선 후보감 지지도를 조사했다. 후보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자유응답을 받은 결과 1% 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이는 7명이었고, 여기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없었다. 2년 전만 해도 1위던 인물이 철저히 잊힌 이유는 그의 마지막 뒷모습과 관계가 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총괄선대위원장은 작년 4월 15일 23시40분,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인데 갑자기 텔레비전 앞에 나와 “패배의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뒤 사라져버렸다. 장수가 눈에 핏발을 세우며 개표를 지켜보고 있는 병사들을 버리고 집으로 가버린 것이다. 다음 날 차분하게 정리된 입장문을 발표한 뒤 뒷수습을 해놓고 떠나도 늦지 않았다. 국무총리와 대통령권한대행까지 지낸 황교안씨에 대한 대중의 외면은 지도자답지 않은 이 모습과 관계 있다. 패배에 따른 책임추궁을 피하기 위한 관료적 타성의 발로였던가?
 
  황교안의 갑작스런 퇴장을 지켜보던 나는 ‘군대에 안 간 것이 저런 식으로 나타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윤석열씨도 시력 문제로 현역 복무를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1967년 4월 대전의 공군신병훈련소 추억을 떠올렸다. 기자는 당시 공군 사병 161기로 입대해 훈련을 받다가 결핵성 늑막염과 폐렴에 걸려 입원, 사경(死境)을 헤매다가 40여 일 뒤 훈련소 복귀를 명(命) 받았다. 병원의 안락함에 젖어 있던 훈련병의 마지막 밤, 나는 이런 몸으로 고된 훈련을 견딜 수 있을까 불안했지만 다음 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 20여명이 누워 있는 병실을 조용히 구석구석 청소했다. 청소담당이던 최말단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봉사란, 깔끔한 인수인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가끔 이 장면을 떠올리며 70여 년의 삶 중에서 제법 잘한 일로 여긴다. 보초이든 대통령권한대행이든 야당 대표이든 엄정한 인수인계는 공직자의 기본 윤리이다. 황교안씨가 군대에 갔었더라면 절대로 저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군대 안 간 윤석열씨에게도 미친다.
 
 
  ‘노년의 7Up 생활수칙’
 
  세상을 바꾸는 부류가 셋 있다고 한다. 젊은이, 외부에서 온 사람, 바보. 지난 4·7보궐선거에서 2030세대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놀랍게도 보수야당 편을 들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정치권에서 보면 외부인이다. 기득권 편에 서지 않고 신선한 감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젊은이든 외부인이든 세상을 바꾸려면 바보스러울 정도의 우직함이 필요하다.
 
  한편 로마의 한 철학자는 “젊은이가 망친 나라를 늙은이가 살려낸다면 그런 나라는 위대해진다”고도 했다.
 
  한 기자는 한국의 노년층을 가장 유능했던 세대, 2030을 가장 영리한 세대, 그리고 문재인 골수 지지층인 40대를 가장 삐딱한 세대로 평했다. 그렇다면 노년층과 청년층이 손잡아 좌경화된 중간 세대를 샌드위치식으로 압박하면 정상화가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노인들이 젊은이들에게 아부하여 나라를 살리자”는 말도 하고 다닌다. 유명한 ‘노년의 7Up(업) 생활수칙’이 멋지게 아부하는 데 응용될 수도 있겠다.
 
  1. 클린 업(Clean Up): 나이가 들수록 자신과 주변을 깨끗하게 유지하자.
  2. 드레스 업(Dress Up): 젊어서는 아무 옷이나 입어도 빛이 나지만, 노년의 멋이 느껴질 수 있도록 단정하게, 특히 등산복은 때와 장소를 가려서 입자.
  3. 셧 업(Shut Up): 젊은이들 앞에선 말수를 줄이고 경청하기.
  4. 쇼 업(Show Up): 모임엔 부지런히 참석, 나이 든 사람의 지혜와 너그러움으로 분위기를 잡아주자. 
  5. 치어 업(Cheer Up): 칭찬하자. “나 때는 말이야”로 말을 시작하면 젊은이들은 달아난다.
  6. 페이 업(Pay Up): 아랫사람보다 먼저 지갑을 열자.
  7. 기브 업(Give Up): 버릴 것은 버리자. 실력이 안 되는 분야는 포기하고 되는 일을 하자. 하루에 한 가지씩 좋은 일을 하고, 열 사람과 통화하고, 100자를 쓰고, 1000자를 읽으며, 1만 보를 걷자. 나도 건강해지고, 주변도 밝아지고, 나라에도 보탬이 된다. 그렇다! 2022년 3월 9일은 남녀노소가 다 일어나 역사의 쓰레기를 버리는 날, 대청소의 날이다.
 
  내가 평소 부르짖는 자유투사의 3대 행동윤리는 ‘대동단결(大同團結), 백의종군(白衣從軍), 분진합격(分進合擊)’이다. 태극기로 뭉치고, 헌법으로 싸우고, 진실로 이기자! 선거는 최후의 순간까지 절박한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는 쪽이 이긴다. 정권교체가 천하대세임은 분명하나, 여기에 몇 가지 함정이 있다. 김종인의 분열적 훈수, ‘영남당 프레임’을 앞세운 경상도 이간질 공작, 관료주의적 안일함 등.
 
  내년 대선에 결정적 작용을 할 3대 감정적 요인도 있다. 반중(反中) 감정, 반(反)페미 감정, 호남편중 인사에 대한 반감. 한국에서 이념은 가장 큰 전략인데, 이념은 감정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내성(耐性)으로 문재인 정권의 선동력이 크게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변종(變種)이 나서면 기존 면역력은 효과가 줄어들 것이다.
 
 
  한 번만 죽으면 된다!
 
  왜 좌익은 쓰레기, 적폐, 수구반동, 죽창가, 토착왜구 같은 욕설을 퍼부을까? “사람들은 할 말이 없으면 욕설을 한다”고 하는데 왜 할 말이 없을까? 한자어(漢字語)를 포기한 한글 전용 40년, 거기서 파생한 어휘력(語彙力)의 빈곤 때문이다. 한국 보수의 위기는 한글 전용과 함께 왔다는 점을 모르면 권력을 되찾아도 ‘이명박 시즌 2’에 그칠 것이다.
 
  토머스 제퍼슨의 말대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독재자와 애국자의 피를 마시면서 커왔다. 일제(日帝)와 싸운 적이 없는 이들이 독립투사를 자처할 수 없듯이, 공산당과 싸운 적이 없는 사람이 민주투사를 주장하는 것은 사기이다. 조지 오웰의 말대로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선 진실을 말하는 게 혁명이다”.
 
  한국은 위대한 선각자들이 흘린 피 덕분에 고문 없는 나라, 비밀경찰 없는 나라, 도청이 불가능한 나라가 되었다. 무장해제당한 좌익을 상대로 용감할 필요도 없다. 부지런하기만 하면 된다.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부지런할 생각조차 생기지 않는다면 대책이 없다. 우리 속담에 “겁쟁이는 죽기 전에 여러 번 죽는다”고 하는데, 한 번만 죽으면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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